한미일 밀착에 한일중 정상회의체 복원…한중관계 개선도 주목
한일 회담서 라인야후 다룰지 관심…시진핑 방한 성사 여부도 눈길
(서울=연합뉴스) 곽민서 기자 = 한일중 정상회의가 4년 5개월 만에 성사되면서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은 민생·경제 분야에서 3국 간 협력 재개에 우선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장기간 단절 끝에 다시 발걸음을 떼는 3국 간 정상회의인 만큼 북한 비핵화 같은 민감한 현안은 일단 공식 의제에선 제외됐다. 주로 경제·통상 및 인적 교류 협력과 같은 보편적 이슈에 집중할 전망이다.
다만 일본, 중국과 양자 정상회담에선 북한 핵 도발 이슈도 다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일중 3국 정상회의 정상화에 더해 윤석열 대통령과 리창(李强) 중국 총리의 양자 회담도 별도로 잡힌 만큼 이번 회의가 한일 관계 복원에 이은 한중 관계 개선의 전환점이 될지 주목된다.
"한일중 3국 협력체제 완전 정상화"…한중관계 개선 발판
대통령실은 오는 27일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 중국 리창 총리와 한일중 정상회의를 한다고 23일 밝혔다.
한일중 정상회의가 열리는 것은 2019년 12월 이후 4년 5개월 만이다.
이로써 한일중 3국은 경제·안보 분야에서 정상 간 소통을 재개하고 상호 협력체계를 재가동하게 됐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브리핑에서 "이번 정상회의는 한일중 세 나라가 3국 협력체제를 완전히 복원하고 정상화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정상외교를 계기로 물밑 협의를 주도하며 한일중 정상회의 재개를 이끌었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나아가 이번 회의를 통해 본격적인 한중관계 개선의 발판이 마련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한미일 공조가 강화되면서 위기감을 느낀 중국이 한일중 정상회의를 계기로 외교 공간을 확보하려는 시도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한일 관계 개선을 기반으로 한일중 정상회의가 열리게 된 것 자체에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며 "한국은 한미 동맹, 한미일 협력이 강화될수록 오히려 중국과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이 넓어진다"고 분석했다.
민생경제 협력에 주력…라인야후 등 현안도 다룰 듯
한일중 3국은 이번 회의에서 ▲ 인적 교류 ▲ 기후변화 대응 협력을 통한 지속 가능한 발전 도모 ▲ 경제·통상 협력 ▲ 보건 및 고령화 대응 협력 ▲ 과학기술 디지털 전환 협력 ▲ 재난 및 안전 협력 등 6대 분야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다.
이를 통해 3국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협력 방향을 도출하겠다는 목표다.
이와 함께 예정된 한일·한중 양자 회담에서는 라인야후 사태 등 최근 현안이나 북핵 문제 등도 일부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통령실은 당장 이견을 좁히기 어려운 안보 현안보다는 민생 경제 분야 협력에 무게를 두고 3국 공동 성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비핵화 문제나 남북 관계는 짧은 시간에 깨끗한 합의 결과가 나오긴 어려운 주제"라며 "이번 회의의 대다수 시간이 경제·민생 관계, 3국의 무역·산업·공급망 협력 관계 등에 할애될 듯하다"고 설명했다.
강준영 한국외대 교수는 통화에서 "구체적인 합의를 하기보다 우선 한일중 정상회의를 정례화하면서 대화를 유지할 수 있는 형태로 가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나아가 이번 한일중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이 성사될지도 관심이다.
시 주석은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4년 7월 국빈 방한을 마지막으로 10년간 한국을 찾지 않았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두 차례 중국을 방문했지만, 시 주석의 답방은 없었다.
이후 윤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22년 9월 방한 중인 리잔수 중국 전국인민대회 상무위원장을 만나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한을 초청했고, 지난해에도 주중대사를 통해 연내 방한을 기대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시 주석 역시 지난해 9월 중국을 방문한 한덕수 국무총리를 만나 방한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ms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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