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대기자 "5공 땐 '육사 위에 여사', 요즘 野 '검사 위에 여사' 조롱"
153일 만에 모습 드러낸 김건희 여사… "김 여사 표정 검찰공화국 대통령이 다 정리했다는 팽팽한 자신감" "남편 잘 만나 수사도, 처벌도 안 받는 나라"
[미디어오늘 박서연 기자]
김순덕 동아일보 대기자가 153일 만에 공개 석상에 나타난 김건희 여사를 두고 “김 여사의 표정은 내 남편, 검찰공화국 대통령이 다 정리했다는 팽팽한 자신감이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비교하기 내키진 않지만 5공화국 때 나돌던 유행어가 '육사 위에 여사'였다. 신군부 쿠데타로 집권한 전두환 당시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를 빗대 나온 말이다. 요즘 야권에선 '검사 위에 여사'라고 조롱한다”고 비판했다.
지난 9일 윤석열 대통령이 열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제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께 걱정 끼쳐드린 부분에 대해 사과를 드리고 있다”면서도 김 여사 특검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후 지난 13일에는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사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지휘하는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수뇌부가 전격 교체됐다. 특히 윤 대통령의 오른팔로 분류되는 이창수 중앙지검장이 임명돼 김 여사 특검 논란이 더 커질 거라는 해석이 나왔다. 그리고 지난 16일 김 여사가 153일 만에 잠행을 깨고 공식 석상에 나타났다.
김순덕 동아일보 대기자는 <'검사 위에 여사' 나라, 부끄럽다> 칼럼에서 “윤 대통령은 사사로움 때문에 공의를 버리는 듯한 모습이다. '윤석열의 사전엔 내로남불은 없을 것'이라고 2021년 11월 5일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를 수락하며 연설하더니, 자신이 당했던 '총장 패스 인사' 판박이로 김 여사 관련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지휘부를 싹 갈아버렸다”고 지적했다.
김순덕 대기자는 이어 “물론 윤 대통령은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을 사과하긴 했다. 검찰 수사에 대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오해가 일어날 수 있어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고도 말했다”며 “그러고는 검찰 수사 지휘부를 측근으로 교체한 것은 대국민사과를 뒤엎은 것과 다름없다. 16일 153일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뒤 공개 일정을 계속하는 김 여사의 표정은 내 남편, 검찰공화국 대통령이 다 정리했다는 팽팽한 자신감이었다”고 비판했다.
전두환 정권 시절 5공화국 땐 '육사 위에 여사'가 유행어였고, 지금은 '검사 위에 여사' 조롱이 있다고도 했다. 김순덕 대기자는 “5공화국 때 나돌던 유행어가 '육사 위에 여사'였다. 신군부 쿠데타로 집권한 전두환 당시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를 빗대 나온 말이다. 요즘 야권에선 '검사 위에 여사'라고 조롱한다”며 “정부가 민주주의를 붕괴시키는 방법 중 하나가 선택적 법 집행인데 이래서야 검찰이 암만 법과 원칙대로 수사한대도 공정하다고 인식될 수 없다. 남편 잘 만나 수사도, 처벌도 안 받는 나라라니 과거 대통령 탄핵 때 외치던 “이게 나라냐” 소리가 절로 나올 판”이라고 꼬집었다.
김 대기자는 “'검사 위 여사'의 나라가 겁나는 것은 이 모든 일이 윤 대통령 취임 전 공개된 김 여사 녹취록대로 진행되고 있어서다. 김 여사는 인터넷 매체와의 통화에서 비판적 매체를 거론하며 '내가 권력을 잡으면 거긴 무사하지 못할 거야. 권력이라는 게 우리가 안 시켜도 검찰이 알아서 입건해요. 그래서 무서운 거지' 말한 바 있다”며 “'내'가 권력을 잡는다는 인식도 위험하지만 권력의 주구라는 검찰 권력에 대한 통찰은 더욱 섬뜩하다”고 했다.
그는 끝으로 “야권에선 마침내 탄핵을 공식 거론했지만 '개딸들의 나라'는 지금보다 더 비민주적이고 끔찍할 것이 틀림없다. 아직 희망을 놓지 않고 싶은 이유”라며 “3년은 한참 길다. 그래서 '국민의 마음을 읽지 못하면 저에 대한 지지와 성원이 언제든지 비판과 분노로 바뀔 수 있다는 겸손한 자세로 임하겠다'던 윤 대통령의 국힘 후보 시절 연설을 기억하고 싶은 것이다. 지지자들을 부끄럽게 만드는 지도자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아쉬운 대로 제2부속실과 특별감찰관 설치라도 서두르길 간절히 바랄 뿐”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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