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도식…여야 지도부 봉하 집결

'지금의 실천이 내일의 역사입니다' 주제로 엄수
이재명 "사람 사는 세상의 꿈은 여전히 미완성"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문재인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의 배우자 권양숙 여사가 묘역 참배를 위해 나란히 걷고 있다./김해=강보금 기자

[더팩트ㅣ김해=강보금 기자] "노무현 대통령님 보고싶습니다. 님도 저희가 그리우신가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도식이 23일 오후 2시 경남 김해 봉하마을 생태문화공원 특설무대에서 거행됐다.

이날 노 전 대통령의 묘역에는 수많은 추도객이 오전부터 모여 저마다의 추모에 집중했다. 노무현재단은 이날 추도식을 찾은 추모객 규모를 약 5000명으로 추산했다.

올해 추도식 주제는 '지금의 실천이 내일의 역사입니다'로, 노 전 대통령이 지난 2004년 12월 6일 프랑스 파리 소르본 대학교에 초청받았을 때 했던 연설의 한 구절이다.

추도식에는 노 전 대통령의 배우자 권양숙 여사와 아들 건호씨를 비롯해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김진표 국회의장, 한덕수 국무총리,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 등이 자리했다.

또 정치권에서는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김준우 정의당 대표 등 여야 지도부가 집결했다. 이밖에 정세균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박완수 경남도지사, 홍태용 김해시장, 김해시민 등이 함께했다.

23일 김해 봉하마을 생태문화공원 특설무대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도식 모습./김해=강보금 기자

추도식은 노 전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송기인 신부의 공식 추도사로 시작됐다.

송 신부는 "당신에 대한 그리움만큼이나 사람 사는 세상은 여전히 멀기만 하다. 삶은 나아져야 하는데 당신이 가신 뒤 세상은 더 각박해지고 거칠어졌다"면서 "하지만 정치와 경제, 문화판에서 열띤 가슴으로 소통하면서 평화와 나라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 언젠가 당신 앞에 선 날 떳떳할 수 있도록 달려 나가겠다"고 추도사를 읊었다.

이어 노무현재단에서 제작한 주제 영상 감상과 배우 명계남 씨의 시민 추도사가 이어졌다.

명 씨는 "노 전 대통령 때문에 눈만 높아진 우리는 동력을 상실하는 우를 범하기 일쑤다"며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빛이 되어준 님, 지낼 만하신가요. 우리가 그립기는 하신가요"라고 외쳤다. 이 대목에서 김정숙 여사는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였다.

추도식은 시민합창단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 노래 합창과 정세균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추도사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여야 대표 등 추도식에 참여한 내빈들은 추도식이 끝난 뒤 노 전 대통령 묘역에 차례로 참배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노 전 대통령께서 서거하신 지 이미 15년이 지났다. 그가 꿈꾸셨던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 사람 사는 세상의 꿈은 여전히 미완성"이라며 "윤석열 정권으로 인해 2년이란 짧은 시간에 참으로 많은 퇴행을 하고 말았다. 깨어있는 시민들과 함께 모든 사람이 공정한 기회를 누리고 서로 존중하고 의지하며 함께 사는 대동세상을 향해 계속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국 유학 중인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 일시 귀국했다./김해=강보금 기자

hcmedi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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