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 폭염에 나무에서 떨어져 죽는 원숭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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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 기온이 45도까지 오르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몸살을 앓는 멕시코에서 더위에 지친 것으로 보이는 원숭이들이 나무에서 떨어져 폐사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22일(현지시각) 멕시코 현지 매체 보도를 보면, 멕시코 생물 다양성 보전 단체인 '코비우스'의 보존 책임자이자 동물생태학자인 길베르토 포조 박사는 이달 초부터 이날까지 '짖는원숭이' 146마리의 사체가 멕시코 남부 타바스코주와 치아파스주 등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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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 기온이 45도까지 오르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몸살을 앓는 멕시코에서 더위에 지친 것으로 보이는 원숭이들이 나무에서 떨어져 폐사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22일(현지시각) 멕시코 현지 매체 보도를 보면, 멕시코 생물 다양성 보전 단체인 ‘코비우스'의 보존 책임자이자 동물생태학자인 길베르토 포조 박사는 이달 초부터 이날까지 ‘짖는원숭이’ 146마리의 사체가 멕시코 남부 타바스코주와 치아파스주 등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까지 멕시코 정부에서 발표한 공식적인 수치는 없는 가운데, 에이피(AP) 통신 등의 외신은 숨진 원숭이가 138마리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정글에 크게 울려 퍼지는 소리를 낸다고 해서 ‘짖는 원숭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원숭이는 멸종위기종으로 성체의 몸 길이(꼬리 제외)는 평균 약 1m다. 과테말라검은짖는원숭이, 망토짖는원숭이 등이 짖는원숭이 속(属)에 포함된다.
포조 박사는 “원숭이들은 마치 사과처럼 나무에서 떨어졌다”며 “(확인해 보니) 심각한 탈수증세를 보였고 떨어진 지 몇 분이 지나지 않아 죽었다”고 22일 에이피 통신에 전했다. 이미 쇠약해진 원숭이들이 수십 미터 높이의 나무에서 떨어지면서 추가적인 피해를 입고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고 포조 박사는 덧붙였다.
이번 원숭이 집단 폐사의 원인으로는 열사병이 지목됐다. 나무에서 떨어진 원숭이를 치료한 수의사 세르지오 발렌수엘라 박사는 “탈수와 고열로 위독한 상태로 원숭이가 도착했다”며 “이는 열사병의 증상”이라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기온이 높아진데다 이러한 이상기온이 산불로 인한 산림 황폐화와 가뭄을 불러 원숭이들이 집단 폐사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잦은 산불과 가뭄으로 인해 원숭이들이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그늘과 수분을 보충할 수 있는 음식·물 등이 거의 없어진 것이다. 실제로 타바스코주는 멕시코에서 산림 황폐화가 가장 심각한 지역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과학자들은 병균으로 인한 폐사 가능성을 아직 배제하지 않았지만, 최근 진행한 부검 결과에서 인플루엔자나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징후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포조 박사는 밝혔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2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원숭이 집단 폐사 사건에 대해 들었다.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러한 수준의 폭염은 경험해본 적이 없다”며 우려를 표했다.
멕시코는 21일 전국의 약 3분의 1 지역에서 한낮 최고 기온이 45도까지 오르는 등 최근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에이피 통신은 3월 이후 멕시코에서 폭염으로 인해 최소 26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과학자들은 이번 집단 원숭이 폐사가 자연이 기후변화에 대해 보내는 경고라고 본다. 포조 박사는 “(원숭이를 비롯한 야생동물은) 기후변화의 감시병이다. 동물이 우리에게 경고를 보내주는 것”이라며 “야생동물은 (인간에게) 다가올 위험을 먼저 알려 주는 ‘탄광의 카나리아’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정봉비 기자 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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