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소비자 발길 '뚝'…美 유통업체 가격할인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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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 타깃 등 미국 대형 소매유통 업체들의 가격 인하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최대 소매업체 월마트에 이어 2위인 타깃은 올 여름 5000개 제품의 가격을 인하한다.
타깃은 월마트 등 경쟁업체에 빼앗긴 소비자들을 다시 유인하기 위해 1500개 제품의 가격을 내린데 이어 우유와 기저귀, 과일, 반려동물 사료 등으로 할인 품목을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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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고금리 장기화에 현금 부족해진 소비자
패스트푸드 외식도, 장보기도 줄여
월마트, 저소득·고소득층 투트랙 전략으로 선방
"가격 인하 경쟁, 실적 반등 기대"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월마트, 타깃 등 미국 대형 소매유통 업체들의 가격 인하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고금리·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이 씀씀이를 줄이자 가격을 낮춰 고객 잡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타깃이 가격 인하에 나선 것은 최근 고물가와 고금리 장기화로 현금이 부족해진 소비자들이 씀씀이를 줄이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브라이언 코넬 타깃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진행한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소비자들이 구매를 미루고, 거래를 기다리고, 집 밖 활동에 점점 더 많은 지출을 하고 있다”며 “의류, 가정용품과 기타 비필수 품목에서 소비자 지출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소비 둔화 조짐은 실적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타깃의 1분기 동일점포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줄어들어 4분기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동일점포 매출은 소매업체 실적에서 투자자들이 가장 눈여겨보는 지표 가운데 하나로 1년 이상 운영한 점포의 매출을 비교하는 수치다.
매출도 눈에 띄게 줄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줄어든 245억달러, 조정치를 감안한 주당순익(EPS)은 2.03달러를 기록했다. EPS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 감소한 수준으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2.06달러를 밑돌았다. 소비자들의 소비 금액과 품목이 모두 줄어든 여파다.
타깃은 미국의 현충일인 메모리얼데이(5월27일)과 독립기념일(7월4일) 주말에 예정된 세일 행사와 가격 인하를 통해 실적 반등을 꾀할 것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1위 월마트도 대대적인 제품 할인에 들어갔다. 월마트는 지난 4월 식품과 식료품 할인 품목 규모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늘렸다고 밝혔다. 현재 월마트 매장에서 할인 행사를 하는 품목은 7000개에 육박한다.
월마트는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는 속에서 호실적을 기록했다.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3.8% 증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을 투트랙으로 나눠 겨냥한 덕분이다. 정부의 식비 지원제도인 ‘푸드 스탬프’를 통해 저소득층이 식품을 살 수 있게 하고, 상품 가격도 낮게 유지하고 있다. 또한 연간 소득이 10만달러 이상인 고소득 가구도 지갑을 열게 하기 위해 온라인 판매에도 적극 나서면서 전자상거래 부문은 22%나 성장했다.
특히 월마트는 식료품 판매 비중이 업계 2위 타깃보다 높아 소비 둔화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았다는 분석이다. 고물가가 지속하면서 패스트푸드가 점점 비싸지자 소비자들이 외식에 쓰는 돈을 줄이고 있어서다.
존 데이비드 월마트 최고 재무책임자는 “분기 매출 성장의 일부는 싼 레스토랑보다 저렴한 식사를 위해 식료품 통로를 찾은 고객들로부터 나왔다”면서 “외식이 집에서 먹는 것보다 약 4.3배 더 비싼 게 우리 사업에 도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고소득자들이 월마트 실적 개선의 한 축을 이룬 데 대해 경계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빌 사이먼 월마트 전 CEO 빌 사이먼 “고소득 소비자가 월마트를 찾는 것은 경제 전반에 좋은 소식이 아니다”며 “돈이 부족하면 고소득 소비자도 반응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양지윤 (galile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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