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냉전 흐름속 다시 만나는 한중일 정상…소통 강화 계기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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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6∼27일 서울에서 개최되는 한중일 정상회의는 3국 정상 간 소통을 정상화한다는 의미가 있다.
이번 정상회의는 2019년 12월 중국 청두에서 열린 8차 정상회의 이후 4년 5개월 만에 개최되는 것이다.
2008년 12월 첫 회의가 열린 이래 한중일 정상회의가 짧게는 1년, 길어도 3년 정도 간격으로 개최돼온 점을 고려하면, 이번 정상회의에 이르기까지 만만치 않은 과정을 겪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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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관계 분위기 달라질지 주목…기시다와 '라인 야후' 사태 논의할지 관심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오는 26∼27일 서울에서 개최되는 한중일 정상회의는 3국 정상 간 소통을 정상화한다는 의미가 있다.
이번 정상회의는 2019년 12월 중국 청두에서 열린 8차 정상회의 이후 4년 5개월 만에 개최되는 것이다.
2008년 12월 첫 회의가 열린 이래 한중일 정상회의가 짧게는 1년, 길어도 3년 정도 간격으로 개최돼온 점을 고려하면, 이번 정상회의에 이르기까지 만만치 않은 과정을 겪었음을 보여준다.
한중일 정상회의는 3국이 돌아가며 의장국을 맡아 매년 개최하는 게 원칙으로, 지난 8차 회의 이후 한국이 의장국을 넘겨받았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터진 데다 강제징용 배상판결을 둘러싼 갈등으로 일본이 한국과의 정상 대면에 소극적으로 나오면서 성사가 쉽지 않았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인 지난해 3월 한국 주도로 강제징용 해법을 마련하면서 한일관계는 회복됐지만, 이번에는 미중 전략경쟁 심화에 따른 신냉전 기류 속에 중국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중국으로서는 한미일 결속이 강화되고 한일이 밀착하는 상황에서 한중일 3자 협의체를 어떻게 활용할지 복잡한 전략적 계산을 했으리라는 분석이다.
이처럼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 3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이게 된 데는 의장국인 한국이 한중일 협력 프로세스 복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적극적인 역할을 한 게 주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미일 결속 국면이긴 하지만, 중국으로서도 한국·일본과 협력 모멘텀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외교부가 전날 주중 한국·일본 공사를 초치해 대만 문제에 관해 항의하는 변수가 있었지만 3국 정상회의 개최에는 영향이 없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23일 브리핑에서 "이번 정상회의는 한일중 세 나라가 3국 협력체제를 완전히 복원하고 정상화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중일 3국은 정상회의에서 인적교류 확대와 경제·통상 협력 등을 중점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북한문제는 한일과 중국 간에 워낙 입장차가 커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힘든 만큼 원론적인 수준에서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
3국 정상회의 정례화도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강준영 한국외대 교수는 "이번 정상회의는 소통의 모멘텀을 만들었다는 의미가 크다"면서 "차기 회의 개최 시점을 어느 정도 지정하는 방식 등으로 정상회의를 실질적으로 정례화하는 방안이 마련된다면 상당한 성과일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27일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에 앞서 26일 리창 중국 총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각각 양자회담을 진행한다.
특히 리창 총리와 회담이 주목된다. 윤석열 정부는 그동안 한미일 협력 공고화에 상대적으로 집중했는데 이번 회담이 소원했던 한중관계의 분위기 전환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다.
한중 간에는 지난달 하오 펑 랴오닝성 당서기 방한에 이어 최근 조태열 외교부 장관의 방중에 따른 한중외교장관회담 등으로 오랜만에 고위급 교류가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양국은 지금의 우호적인 분위기를 내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까지 이어가겠다는 생각이다.
강준영 교수는 "한중 정상회담에서 한동안 소원했던 한중관계가 정상적인 상황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메시지를 양국이 전하면서 민간기업, 지방정부 차원의 협력을 강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라인 야후' 사태가 다뤄질지 주목된다.
양국은 공고한 관계 개선 흐름을 타고 있지만 언제든 휘발성 강한 사안이 불거질 수 있는 만큼 정상 차원에서 적절한 소통이 이뤄진다면 의미가 작지 않다.
hapy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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