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쿠젠 무패 제동 건 66세 감독···“결혼해 아이 있는데 예쁜 여자 만났다” 나폴리 이적?
레버쿠젠의 무패 행진을 51경기 만에 끊고 아탈란타에 창단 첫 유로파 우승 트로피를 안긴 지안 피에로 가스페리니 감독(66)이 나폴리의 강력한 러브콜을 받고 있음을 인정했다.
가스페리니 감독은 23일 유로파리그 결승전이 끝나고 스카이스포츠 이탈리아와 인터뷰에서 다음 시즌 아탈란타에 남을 것인가라는 물음에 “오늘 밤 축하 파티를 하는 중이다. 내일 회장과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난 결혼해서 아이를 낳았는데 정말 예쁜 여자를 만나는 것 같은 이상한 상황에 놓여 있다. 어쩌면 TV에서 말하기엔 바람직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환갑을 훌쩍 넘긴 노장 감독의 농담을 곁들인 말은 잠시 웃음을 짓게 했지만 아탈란타 팬들에겐 가슴이 철렁할 소식이다.
풋볼이탈리아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가스페리니 감독은 나폴리로부터 감독 오퍼를 받았다. 아우렐리오 데 라우렌티스 회장은 가스페리니와 만나 구단을 완전히 재건하자고 제안했고, 이에 가스페리니 감독이 고민에 빠졌다.
가스페리니 감독은 이날 공식적으로 나폴리의 제안을 인정하며 향후 거취를 고민할 뜻을 나타냈다.
가스페리니 감독이 이끄는 아탈란타는 이날 아일랜드 더블린 아비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레버쿠젠을 3-0으로 제압했다. 전반에만 2골을 터뜨린 아데몰라 루크먼이 후반 쐐기골까지 책임지면서 해트트릭 원맨쇼를 펼쳤다.
1907년 창단한 아탈란타가 117년 만에 유럽대항전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분데스리가 우승팀 레버쿠젠은 51경기 무패를 달리며 ‘무패 트레블’에 도전했지만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쓴맛을 봤다.
아탈란타는 긴 역사를 자랑하지만 그동안 이탈리아 세리에A 중위권을 형성했다. 장시간 1~2부를 오가면서 최상위 리그에서 우승보다 세리에B 정상 횟수가 더 많다. 이들이 내세울 1부리그 수준의 우승은 1962-63시즌에 들어올린 코파 이탈리아(이탈리아 FA컵)가 전부다.
세리에A 변방이었던 아탈란타는 가스페리니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네 차례 챔피언스리그에 오르며 강탐 반열에 들어섰고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황금기를 열었다.
미드필더 출신으로 현역 시절에 큰 빛을 보지 못했던 가스페리니는 1994년 유벤투스 유스 감독을 시작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2006년부터 제노아를 맡아 세리에B에서 승격을 이끌어내고 이후엔 유로파리그 티켓을 따내며 유럽 무대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2016년 아탈란타 지휘봉을 잡은 뒤 곧바로 리그 4위에 오르며 각종 매체에서 감독상을 받았다. 가스페리니 감독은 아탈란타를 지휘하면서 윙백을 올리고 강력한 압박을 구사하며 공격적인 스타일로 팀을 줄곧 상위권에 올려놓았다.
이번 시즌 유로파리그에서 16강에서 스포르팅, 8강에서 리버풀, 결승에서 레버쿠젠 등 강팀들을 꺾으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60대 중반을 넘겨 유럽 무대를 제패한 가스페리니 감독이 8년간 정든 아탈란타에 남을지 나폴리로 떠날지 선택의 기로에 섰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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