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수소·이산화탄소로 자동차 연료 생산

기계연, 고온 고압서 안전..발열 제거 성능 우수
연소성능 디젤에 동등해 대체 친환경 연료 활용

한국기계연구원 내 이퓨얼 생산 파일럿 모습. 기계연 제공

한국기계연구원은 이퓨얼 연료를 생산하는 '고효율 마이크로채널 반응기'를 개발했다. 사진은 마이크로채널 반응기 시제품 모습. 기계연 제공

휘발유나 디젤을 대체할 친환경 자동차 연료 '이퓨얼(E-Fuel)'을 생산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휘발유나 디젤유를 쓰는 내연기관차량의 대체 연료로 활용할 수 있어 국제적인 연료규제 대응에 기여할 전망이다.

한국기계연구원은 김영 박사 연구팀이 이퓨얼 연료 생산에 쓰이는 촉매를 30% 줄이고, 기존보다 30배 용량을 가지는 '고효율 마이크로채널 반응기'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이퓨얼은 물을 전기분해해 생산한 그린수소를 공기 중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와 혼합해 만드는 연료로, 수송 분야의 탄소배출 저감에 기여한다. 이퓨얼 연료를 생산하려면 그린수소와 이산화탄소를 합성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 때 심한 발열 현상이 생겨 열을 제거하는 기술이 필수적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마이크로채널 반응기는 겹겹이 쌓인 마이크로채널 구조의 판을 접착제가 아닌 고온 방식으로 접합해 고온에서 발열 제어 성능이 우수하다. 이 반응기를 통해 생산된 이퓨얼 연료의 세탄지수(디젤 연료의 연소 성능)는 55.7로, 국내 차량용 디젤의 세탄가 품질기준인 52 이상을 만족한다. 이는 국내 정유업체에서 판매하는 디젤의 세탄가인 54∼57과 동등한 수준이다. 고온 고압에서 안전하고 발열 제거가 쉬워 온도 설정이 유연해 이퓨얼 생산에도 유리하다. 연구팀은 연료 합성 반응에서 합성가스의 93%가 연료로 전환되는 것을 확인했고, 향후 컨테이너 크기로 이퓨얼 생산 공정을 개발하면 친환경 주유소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김영 기계연 박사는 "마이크로채널 반응기는 열 제어 성능이 뛰어나 태양열이나 풍력 등 저장량이 불규칙한 재생전력의 공급망 변화에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며 "향후 재생전력 공급 과잉 시 전력수요관리 기술로 재생 발전 경제성을 높이고, 전력망 안정성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럽연합(EU)은 오는 2035년부터 휘발유나 디젤유를 쓰는 내연기관차량 판매를 금지하는데, 이퓨얼 연료를 사용하는 신차는 예외키로 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