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현은, 상처받지 않았다, 현타도 오지 않았다”
박, 박상현은
상, 상처받지 않았습니다
현, 현타도 오지 않고 이번 KB 시합 때 꼭 우승하겠습니다
23일 한국프로골프협회(KPGA)가 공식 유튜브 계정에 올라온 박상현(41)의 삼행시다. 자신의 이름 석 자를 활용한 이 삼행시로 ‘상처받지 않은 박상현’이란 말이 유행어가 됐다. 박상현은 23일 경기도 이천의 블랙스톤 골프 클럽에서 막을 올린 ‘KB금융 리브챔피언십(총상금 7억원, 우승상금 1억4000만원)’ 1라운드에 나섰다.
지난 19일 54번째 생일을 맞은 최경주가 SK텔레콤 오픈에서 기적 같은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최고령 우승을 차지할 때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박상현은 어떤 심정이었을까. 연장 2차전까지 최선을 다하고 진 그는 승자에게 진심 어린 축하를 건네는 스포츠맨십을 보였다. 그래도 접전 끝에 우승을 놓친 아쉬움도 있었을 것이다. 대부분 연장전에서 우승을 놓치고 나면 어떻게든 후유증이 남게 된다. 그는 “상처 받지 않았다”고 했다. 박상현은 “비록 준우승이었지만 최종일 포함 대회 기간 내내 경기력이 좋았다”며 “이번 대회에서는 시즌 첫 우승까지 달려보고 싶다”고 했다.
당시 박상현은 연장 1차전에서 개울에 빠질 뻔한 최경주의 두 번째 샷이 그 작은 아일랜드(잔디 구역 기준 가로 2m 세로 1.5m)에 올라가 사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3타를 줄이며 연장 기회를 잡은 자신이 3타를 잃고 연장에 끌려온 최경주보다 훨씬 유리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누가 던져 놓아도 그보다 좋은 라이를 찾을 수 없었을 것이란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였다.
아니나 다를까. 연장 2차전에서 최경주의 티샷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최경주의 드라이버에서 “쩍” 소리가 났다. 얼마나 간절한 마음으로 친 걸까. 30야드 이상 더 나갔다.
연장이 끝나고 최경주는 축하 포옹을 하는 박상현에게 “끝까지 좋은 승부를 함께 해줘 정말 고맙다”고 했다. 박상현은 “앞으로 골프 인생에 큰 자극을 받은 좋은 계기였다”며 “나도 오랫동안 좋은 모습으로 팬과 후배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는 프로골퍼가 되겠다”고 했다.
오랜 후원사 관계 때문에 ‘박카스 아저씨‘ ‘카스형‘이란 애칭도 따라붙는 박상현은 KPGA투어에서 ‘강한 40대’ 시대를 이끄는 선두주자다. 박상현은 국내 KPGA투어에서 12승, 일본투어에서 2승을 거두었다. 지난해 10월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도 우승했다.
박상현은 올해 4개 대회에서 개막전인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과 SK텔레콤 오픈 등 2개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박상현은 이날 1라운드에서 버디 3개, 보기 4개로 1오버파 73타를 기록 공동 52위로 출발했다. 1번홀(파5)부터 보기를 하는 등 중반까지 난조를 보였지만 15번 홀(파5)과 18번 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반전의 기틀을 만들었다. 안준형이 5언더파 67타 단독 선두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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