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대부' 표현 고쳐야 하는데…국회 무관심에 관련법은 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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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 업체의 부정적 인식을 바꾸기 위한 제도 개선이 더 늦어질 전망이다.
미등록 대부업자도 '불법 대부'로 표현하는 관행에 등록해 영업하는 대부업자가 피해를 보고 있다.
정성웅 대부금융협회장은 "'불법 대부'라는 표현은 등록된 대부업자가 불법을 저지른 것인지, 미등록 사채권자를 지칭하는 건지 불분명하다"며 "그러다 보니 국민은 '대부'라고 하면 무조건 부정적인 생각부터 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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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 업체의 부정적 인식을 바꾸기 위한 제도 개선이 더 늦어질 전망이다. 미등록 대부업자도 '불법 대부'로 표현하는 관행에 등록해 영업하는 대부업자가 피해를 보고 있다. 미등록 대부업자의 공식 명칭을 '불법 사금융업자'로 바꾸는 법안 등이 국회 무관심 속에 폐기될 예정이다.
2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21대 국회에서 대부업 명칭 변경과 관련한 법안이 2건 발의됐다. 2020년 금융위원회는 등록 없이 대부업을 영위하는 불법업자의 명칭을 '미등록 대부업자'에서 '불법 사금융업자'로 바꾸는 대부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2021년 저소득층 신용 대출 사업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한 우수 대부업자의 명칭을 '소비자금융'으로 바꾸는 법안을 발의했다. 우수 대부업자가 상호에 '대부'라는 단어 대신 '소비자금융'을 독점적으로 사용하게 해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는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법안이다.
두 법안 모두 '대부'와 관련한 용어를 바꿔 소비자 인식을 개선하는 게 목적이다. 현행 대부업법에선 등록 없이 사업을 영위하는 불법업자를 '미등록 대부업자'라고 표현한다. 고금리 착취, 과도한 채권 추심으로 소비자에게 피해를 끼치는 악성 사채권자도 '불법 대부'로 불린다. 이에 '대부'라는 단어에 부정적 인식이 확산하고 정상적으로 영업하는 업체까지 피해를 보는 실정이다.
금융당국은 '불법 사금융'이라는 표현을 사용해왔지만 공식적인 용어가 아니다보니 여전히 '불법 대부'라는 용어가 사용되곤 했다.
대부를 대체할 표현으로 '생활금융', '소비자금융' 등이 언급된다. 대부업계는 바꾸는 이름 자체에 주목하기보다는 대부업의 소비자 인식을 개선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에 중요하다고 본다.
정성웅 대부금융협회장은 "'불법 대부'라는 표현은 등록된 대부업자가 불법을 저지른 것인지, 미등록 사채권자를 지칭하는 건지 불분명하다"며 "그러다 보니 국민은 '대부'라고 하면 무조건 부정적인 생각부터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명칭을 쓸진 정해진 게 없고, 우선 이름을 바꿀 것인지 공감대부터 먼저 형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2건의 대부업법 개정안은 21대 국회의 임기 만료로 자동 폐기될 예정이다. 여야에서 크게 이견이 없었지만 대부업 자체 관심이 별로 없다보니 논의가 이어지지 못했다.
국회 관계자는 "토론이라도 거쳤으면 내용을 더 정리할 수 있었을 텐데 개정안 논의 자체가 제대로 안 됐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22대 국회에서 대부업법 개정안을 재발의할 계획이다.
한편 법정 최고금리 인하, 조달금리 상승 등으로 대부업계 상황은 점점 악화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등록 대부업 이용자 수는 84만8000명이다. 대부업 이용자 수는 2020년 약 140만명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연체율은 10.9%로 2022년 대비 3.6%포인트(P) 올랐다.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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