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년부 탐방] 농구를 향한 꺾이지 않는 열정, 계속되는 예선 탈락... 그래도 계속뛰는 ‘볼케이노’
‘5명이네, 더 나올 수 있는 사람 없어?’
농구 대회를 참가해야 하는데, 인원이 부족하다. 대학 단일 팀이라는 한정된 자원 속에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은 꺾이지 않는 농구 열정으로 ‘농구’를 주제로 한 인연을 놓치지 않고 있다.
연세대 볼케이노 장년부 이야기다. 볼케이노는 대학 동아리 중 최강 팀이다. 최근 수 년간 대학 무대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였고, 적지 않은 우승을 차지하며 최강으로 군림하고 있다.
이에 앞서 볼케이노 전성시대는 1980년대 중반부터 90년대 초중반까지였다. 볼케이노를 창립한 우희환(59) 회장 지휘 아래 신동국(57), 정재용(55), 김진모(55), 이창하(56), 송금석(52), 신명호(52), 장현호(51), 최송범(50) 등으로 황금 멤버를 구축했던 볼케이노는 당시 존재했던 4개 정도의 대학 대회 단골 우승 팀이었다. 고려대 농연과 함께 대학 무대를 이끌었던 것.
이후 볼케이노는 암흑기를 거쳐야 했다. 국민대 쿠바, 고려대 서우, 단국대 레인보우, 수원대 콘돌 등에게 밀리면서 잠시 암흑기를 거쳤다. 그리고 KUSF 대학 대회가 시작되면서 다시 전성기를 되찾았다. 각급 대학 대회에서 계속 우승을 차지하며 ‘넘사벽’이 어울리는 팀으로 올라섰다.
앞서 볼케이노 전성기를 주도했던 멤버들은 졸업과 진로 선택 등으로 잠시 농구를 접었고, 2000년대 초반 다시 뭉쳤다. 유재홍(58) 회장을 필두로 OB팀을 결성, 당시 최대 규모 사회인 농구대회였던 YMCA 대회에 출전해 3연패를 달성하는 등 대학 OB 팀으로 자존심을 끌어 올렸다.
많은 동호인 팀 틈바구니에서 단일 팀으로 대회에 나서 3년 연속 우승을 차지, 탄탄한 팀 워크가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을 확실히 보여준 것. 90년대 초반 YB 시절 전성기를 주도했던 인물들과 다소 차이는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적은 신장을 오랜 동안 함께해온 호흡과 조직력으로 넘어서며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이 멤버들은 다시 흩어질 수(?) 밖에 없었다. 다시 생업과 결혼이라는 현실 속에 자신들의 삶에 몰입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그리고 다시 10년이 넘게 지난 2020년 초반, 그들은 농구를 키워드로 많은 추억을 쌓았던 ‘볼케이노’를 키워드로 다시 모였고, 최근 활성화된 50대 부 대회에 참가 중이다. 자신들의 청춘을 받쳤던 팀에서 농구를 모토로 한 마지막 불꽃을 태우기 위한 현실을 지나치고 있는 것.
성적은 신통치 않다. 이전에 비해 확실히 전력이 떨어졌기 때문. 게다가 상대 팀들은 선수 출신이 적어도 1~2명씩은 포진해 있는 통에 쉽사리 승리를 거두기 어려운 현실이다. 매주 모교인 연세대에 모여 토요일 농구를 통해 체력과 친목을 다지고 있지만, 객관적으로 떨어지는 전력으로 인해 승리와 마주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매번 예선 탈락이라는 결과 속에도 이들은 좀처럼 좌절하지 않고 ‘팀 볼케이노’의 자존심과 역사를 지켜나가며 대회 참가를 이어가고 있다. 작년 말에는 소기의 성과도 있었다. 예선 2전 전승과 함께 4강전에 진출하는 쾌거를 달성했던 것.
좀처럼 학교 단일 팀으로 승리를 거두기 어려운 상황 속에 일궈낸 귀중한 순간이었다. 올 해는 다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좀처럼 승리와 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현재 회장을 맡고 있는 이대구(53) 씨는 “승리보다는 인연을 이어가기 위한 성격이 더 강하다. 나에게는 정말 자랑스러운 팀이다. 학교에 입학하면서 지금까지 30년째 활동하고 있다. 청춘을 받친, 나의 젊은 시절이 모두 들어있는, 나에게 역사 같은 팀이다. 또, 많은 승리를 거두고 있지 않지만, 추억을 같이 했던 선후배들이 경기에 나서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승리는 그 다음 문제다. 몸 상태가 허락하는 한 계속 팀 볼케이노 일원으로 활동하겠다. 그 만큼 나에게는 소중한 팀.”이라고 전했다.
생활체육 농구가 활성화 됨에 따라 50대부 농구도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매년 6개 대회 이상이 펼쳐지고 있고, 참가 팀도 20개 팀이 넘는다. 그 중 볼케이노는 유일한 단일 팀이다. 학교 졸업생들로만 구성되어 있다.
위에 언급한 대로 타 팀에 비해 전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고, 결과로 승리를 거두는 것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볼케이노는 지난 19일 펼쳐진 2024 부평 생활체육 리그 50대부에 출전했다. 적지 않은 이유 속에 5명으로 경기에 나섰다. 그야말로 ‘독수리 오형제’였다. 3경기가 준비되어 있었지만, 또 다시 결원이 생기며 두 경기를 대회를 마무리해야 했다.
하지만 그들은 훈훈한 분위기 속에 저녁 식사와 당구 게임 등으로 뒷풀이를 하며 다음을 기약했다. 제한적인 상황 속에 농구를 통한 우애를 이어가고 있는 ‘팀 볼케이노’의 지금이다.
다음은 서울 마포구를 기반으로 20년이 넘게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나이샷을 소개할 예정이다.
사진 제공 = 볼케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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