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건물을 담은 초상사진…독일 사진가 칸디다 회퍼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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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오페라하우스와 아무도 없는 박물관, 고색창연한 도서관의 맨얼굴이 사진 속에 담겼다.
서울 종로구 국제갤러리에서 23일부터 독일 사진가 칸디다 회퍼(80)의 개인전 '르네상스'가 열렸다.
프랑스 파리 카르나발레 박물관, 독일 베를린 코미셰 오페라하우스, 베를린 신국립미술관, 스위스 장크트갈렌 수도원 부속 도서관 등을 촬영한 것으로, 모두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기간인 2020∼2022년 사이에 작업한 신작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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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텅 빈 오페라하우스와 아무도 없는 박물관, 고색창연한 도서관의 맨얼굴이 사진 속에 담겼다.
서울 종로구 국제갤러리에서 23일부터 독일 사진가 칸디다 회퍼(80)의 개인전 '르네상스'가 열렸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관객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것은 가로 2.5m, 세로 1.8m의 대형 사진들이다.
프랑스 파리 카르나발레 박물관, 독일 베를린 코미셰 오페라하우스, 베를린 신국립미술관, 스위스 장크트갈렌 수도원 부속 도서관 등을 촬영한 것으로, 모두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기간인 2020∼2022년 사이에 작업한 신작이기도 하다.
박물관과 미술관 등은 다수의 사람이 이용하는 공공 공간이지만, 회퍼 작가의 작품에는 사람이 등장하지 않는다.
이날 갤러리를 찾은 작가는 "사람이 들어가게 되면 (주관적인) 개입이 일어나기 때문에 일부러 사람이 보이지 않도록 의도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인지 건물의 기능이 아니라 본연의 아름다움에 주목한 초상사진 같은 분위기가 강하다.
후보정을 극도로 제한하고 인위적인 조명을 사용하지 않은 것도 특징이다.
자연광을 주로 쓰거나 건물 내부에 원래 있는 조명만 활용할 뿐, 촬영을 위해 추가로 광원을 활용하지는 않았다.
인물도, 인위적인 조명도 없지만 회퍼 작가가 찍은 공간 사진은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박물관 벽화 속 붉은 휘장과 오페라하우스의 빨간 좌석, 도서관의 화려한 천장화 등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작가는 작품에 의미를 담는 것을 경계하는 듯 "빨간색은 촬영했을 때 강렬하게 남는 색일 뿐, 의도를 가지고 선택한 요소는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전시 제목인 '르네상스'는 '다시 태어나다'라는 단어 본연의 의미에서 따왔다.
피사체가 된 모든 건물은 짧게는 수십 년, 길게는 약 천 년 전에 세워졌고, 이후 보수·복원 과정을 거쳐 오늘날의 모습이 되었다.
모더니즘 건축의 대명사인 베를린 신국립미술관처럼 개보수 과정에서 기존 자재를 다시 활용하고 원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한 경우도 있지만, 카르나발레 박물관과 같이 16세기 저택의 면모와 21세기 철제 나선형 계단이라는 이질적인 요소를 모두 아우르는 공간이 탄생하기도 했다.
작가는 이처럼 제각기 다른 형태로 다시 태어난 공공건물을 담담한 시선으로 기록하고 그 안에 시간의 흐름까지 녹여냈다.
국제갤러리 관계자는 "작가는 (리노베이션으로) 건물이 멈추기 전의 과거와 다시 시작한 현재, 미래의 시간들을 기록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7월 28일까지.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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