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천우희 "내가 한국의 엠마 스톤? 열심히 연기할게요"

박정선 기자 2024. 5. 23.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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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천우희. 사진=넷플릭스
물이 오른 배우 천우희다.

최근 넷플릭스 시리즈 '더 에이트 쇼'와 JTBC 토일극 '히어로는 아닙니다', 두 편을 모두 흥행시키고 있는 천우희는 5월을 자신의 계절로 만들고 있다.

'더 에이트 쇼'에선 아름답지만 광기로가득 찬 여자 8층을,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에서는 사랑스러운 사기꾼 도다해를 연기 중이다. 각기 다른 장르의 작품에서 정반대의 매력으로 시청자의 마음을 흔들었다.

'더 에이트 쇼'의 한재림 감독은 그런 천우희를 향해 '한국의 엠마 스톤'이라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라라랜드'와 '가여운 것들', 전혀 다른 두 영화에서 모두 빛을 발한 엠마 스톤처럼, 천우희 또한 다양한 작품을 천우희만의 스타일로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멜로 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에서 유독 예뻐졌다는 말을 듣고 있는 천우희는 "'더 에이트 쇼'에선 머리 풀고 놀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며 웃었다.
배우 천우희. 사진=넷플릭스

-요즘 '예뻐졌다'는 댓글이 이어진다.
"너무 기분이 좋다.(웃음)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에서) 예쁘게 나온 것 같다. '원래 연기할 때의 몸무게가 있는데, '히어로'에선 제 몸무게로 했다. '더 에이트 쇼'에서 체중 감량을 했는데, '아무리 살을 빼도 마른 타입은 아니구나'란 생각이 들더라. '내가 가진 모습 그대로 나오면 어떨까' 했는데 반응이 좋더라. '왜 지금까지 다이어트 열심히 했지'란 생각이 들었다. 제작진이 너무 예쁘게 담아줬다."

-'더 에이트 쇼'에서도 연기 호평이 많다.
"기분이 좋다. 8층의 연기가 고민되는 부분이 많았다. 시청자로 하여금 접점이 있을 수 있을까. 항상 제 캐릭터가 비호감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드는데, 그 캐릭터가 연민이 가는 인물은 아니다. 어떻게 하면 매력적이어 보일지 고민이 많았다."

-넷플릭스 글로벌 2위에 올랐는데.
"콘텐트가 결국은 전 세계 시청자분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 소재라고 생각했다. 사회 불평등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데, 그 이야기에 공감해주실 거라 생각했다. 반응이 좋아서 기쁘다."

-한재림 감독이 '한국의 엠마 스톤'이라고 하던데.
"너무 좋아하고, 가끔 닮았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그 배우도 약간 개구리상? 하하하. 제가 좋아하는 영화가 '라라랜드'이기도 하다. 배우로서 연기 폭이 넓어서 좋아한다. 감독님이 그렇게 말해줘서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캐릭터 설계를 어떻게 했나.
"대본 받았을 때부터 각 인물의 역할이 명확하게 주어졌다고 생각했다. 그 역할을 정확하게 해야 했다. 레이어를 쌓을 필요가 없는 인물인 거다. 서사가 있거나, 관계나 감정이 있는 사람이 아니다. 다 배제하고 심플하면서도 눈에 띄는, 일차원적으로도 보일 수 있는 공백을 어떻게 메꾸면 좋을지 고민했다."

-도파민을 담당했다.
"주최자의 의도를 가장 잘 파악한 인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주최자들이 얻고 싶은 건 도파민이다. 그 자극을 얻고 싶은 건데, 8층은 본능적으로 그걸 간파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의도를 가졌다면 혐오스러울 수 있는데, 이 사람은 쾌락과 즐거움을 위해 이 쇼에 참가한 거다. 본능적으로 그 의도를 안다."
배우 천우희. 사진=넷플릭스

-출연하게 된 이유는.
"'새로운 도전이겠다' 싶었다. '이번에 머리 풀고 제대로 놀아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품 전체의 결을 헤치지 않는 선에서 제가 표현할 수 있는 걸 하려고 했다."

-제작발표회에서 말한 것처럼, 섹슈얼한 매력이 잘 통했을까.
"보시는 분들마다 다 다르게 보셨을 것 같다. 이 사람이 본능이다 보니, 섹슈얼함도 있지만, 약간의 피로감을 주지 않을까 어떨까란 생각도 있었다. 눈요기가 즐거움이 될 수 있으면서도, 그 반복이 피로감을 줄까 봐 고민이 많이 됐다. 그래도 가진 캐릭터 자체가 강렬하다 보니, 많은 분들이좋아해 주셔서 좋다."

-그간 안 쓰던 톤으로 연기했는데.
"연기할 때 구상을 많이 하는데, 머릿속에 처음 들어왔을 때의 톤으로 연기해본다. 그게 연출자의 의도와 맞으면 밀어보는 거다."

-8층을 연기하며 얻어낸 게 있나.
"폭발은 못 시켰던 것 같다.(웃음) '시켜볼까' 했는데, 그 직전까지만 갔던 것 같다. 항상 작품을 선택하거나 연기할 때 도전해왔다고 생각했는데, 한편으로는 '내가 할 수 있을까'란 의심이 들 때도 있다. 의심을 스스로 이겨냈다는 만족감은 있는 것 같다."

배우 천우희. 사진=넷플릭스
-'더 에이트 쇼'와 '히어로는 아닙니다만' 두 작품이 모두 사랑받고 있다.
"징크스가 있다. 2년간 준비한 작품 두 개가 한 번에 나온 적이 많다. 아쉬운 점도 있다. (작품을 모두 보여주고 난 후엔) 그만큼의 공백이 생겨버리는 거니까. 또 한편으로는 아예 다른 장르, 색깔의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어서 조다. 다양한 면모를 보여드릴 수 있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넷플릭스 1, 2위를 독차지하고 있는데.
반응이 좋아서 마음에 든다. 둘 다 사랑받고 있다는 게, 배우로서 기분 좋다.

-박정민의 코코더 장면이 화제인데, 찍으면서 어떻게 안 웃을 수 있나.
"실제론 웃음이 안 날 정도로 감탄했다. 박정민이 너무 열심히 준비해서 웃을 수가 없었다. 현장에서는 박수가 나왔다."

-극 중 즐거움을 추구하는 캐릭터를 연기했는데, 천우희의 즐거움은 무엇인가.
"연기. 나는 왜 연기가 즐거울까. 아직도 그 답은 모르겠다. '내가 나에 대해 잘 알아가고 싶구나. 나라는 인간에 다가가는 과정이구나'란 생각이 든다. 그래서 더 즐거운 것 같다. 즐거우면서 괴롭다."

-팬을 위한 축사가 화제가 됐다.
"팬과 알고 지낸 지 13년 정도 됐다. 결혼을 하는데, 뭔가 항상 받기만 해서 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다행히 촬영이 다 끝날 무렵이라 일정이 겹치지 않았다. 팬의 결혼식에 간 게 처음이다 보니 무척 떨리더라."

-8층을 떠나보내며 하고 싶은 말이 있나.
"그 공간에 10개월간 있었기 때문에 '탈출이다!'란 마음이 컸다."
배우 천우희. 사진=넷플릭스

-결말에 만족하나.
"마지막 결말은 감독님이 촬영하면서 쓴 거였다. 나중에 결말에 관해 이야기를 들었을 때, '왜 8층은 안 불러줘요'라고 했지만, 8층 다운 결말이라 좋았다. 시청자로 하여금 여러 감정이 들게 할 것 같다."

-어떤 배우로 남고 싶나.
"생명력이 오래가는 배우였으면 한다. 배우로서는 계속해나가는 작품들에 대한 기대감이 언제나 있었으면 좋겠다."

"-시즌2가 나올까.
만약 시즌2가 나온다고 하면 화자인 3층님은 나올 것이고, 그 외 인물은 모르겠다. 8층을 다시 참가하겠냐고 제안을 주면 거리낌 없이 하지 않을까."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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