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 동창 '가스라이팅' 돈 뜯고 주먹질…20대 징역 5년

생활 규칙 정하고 노예 취급…"죄질 매우 불량"
"게임 많이 한다" 폭행해 세 차례 뇌수술 받게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유학길에 함께 오른 친구를 5년간 가스라이팅해 1억 6000만 원을 갈취하고 폭행으로 뇌출혈까지 일으킨 2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정도성)는 23일 중상해·강요·공갈 등의 혐의로 기소된 최 모 씨(24)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타국에서 피해자를 신체적·심리적으로 통제하며 생활 전반에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며 "피해자의 머리에 심각한 상해를 가해 세 차례 수술받게 하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그런데도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의 부탁으로 돈을 관리했다고 주장하는 등의 변명으로 피해자와 가족의 고통을 가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최 씨는 2018년부터 고교 동창 A 씨와 일본 오사카 소재 대학에 함께 유학하며 '밥 먹었습니다' '세수했습니다' 등 보고를 받는 등 사실상 노예 취급을 한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최 씨는 '제삼자와의 연락은 엄격히 금한다' '수면시간을 초과한 수면 및 졸음은 금한다' 등의 내용이 담긴 생활규칙 20개까지 작성한 것으로 밝혀졌다.

A 씨가 게임을 한다는 이유로 폭행해 뇌출혈에 이르게 한 혐의도 받는다. 뇌출혈 수술 직후 A 씨 행세를 하며 A 씨 가족에게 돈을 요구하기까지 했다.

최 씨는 이밖에 게임회사에 취직시킨 것처럼 속여 A 씨에게서 1억 6000만 원 상당을 갈취했다가 재판 과정에서 8400만 원을 반환하기도 했다.

hy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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