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호위무사 vs 레임덕 진입’ 신경전
대통령 만남과 통화 사실까지 실시간 노출
野 이재명 독주 체제...‘비명’ 존재감 추락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과 원내 1당인 더불어민주당이 22대 오는 30일 국회 개원을 앞두고 정국 현안에 대한 대응방식이 확연한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23일 여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최근 최대 정국 현안은 야권 5당의 ‘채상병특검법’ 재의결과 국민의힘의 이탈표 유도다. 반면 여당은 추경호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이탈표 방지에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양당 지도부의 현안 대응력이 ‘극과 극’으로 보여지면서 여권 안팎에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이 와중에 홍준표 대구시장과 오세훈 서울시장,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만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홍준표 대구시장의 한 전 위원장 저격은 ‘내부총질’로 비춰질 만큼, 심각한 갈등요인으로 대두되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잠룡 중 한 명인 홍 시장의 ‘대권 놀음’으로 평가한다. 홍 시장이 윤 대통령과 만남 또는 통화내용까지 스스럼없이 공개하고 있는 것도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오해할 수 있어서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의원은 최근 “대통령을 만나 누구를 추천했다는 등 미주알고주알 얘기하는 게 맞는가 싶다”고 홍 시장을 겨냥했다.
오세훈 시장도 마찬가지다. 한 전 위원장을 향해 “안전과 기업 보호는 직구 이용자의 일부 불편을 감안해도 포기할 수 없는 가치”라며 “정책 전체에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지적하는 ‘처신’에 아쉬움이 남는다”고 저격했다.
오 시장은 한 전 위원장을 공개적으로 지적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소통할 수 있는 위치다. 그럼에도 ‘처신’이라는 단언까지 동원해 공개적으로 지적하는 것은 두 사람의 관계가 틀어졌다는 오해를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
상황이 이런데도 당 원로나 중진, 전·현직들은 ‘내일이 아니다’라며 침묵하고 있다. 지난 22일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이 공식 석상에서 처음으로 윤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을 언급했는데도 국민의힘은 아예 대응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체제 속에서 단일대오를 형성하고 있다. ‘비명’ 일각에서 종종 국회의장 후보 선출 또는 차기 대표 연임 절차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별다른 반응이 없는 상태다.
이 대표는 각종 사법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지난 총선에서 압승해 범야 5당 192석이라는 경이적인 성과를 이뤄냈다. 이를 바탕으로 22대 국회 전반기 주도권을 확실하게 챙겼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은 최근 YTN라디오 ‘신율의 뉴스정면승부’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의 레임덕은 가속화될 것이고 특검의 마일리지는 쌓여서 특검의 길로 국민과 야권은 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의힘 소속 한 중진 의원은 경기일보와 통화에서 “채상병 특검법 등으로 정국이 혼란스러운 상황이지만, 아직은 윤 대통령의 레임덕이 시작된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야5당이 22대 국회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기 위한 일종의 프레임일 것”이라며 분석했다.
김동민 기자 zoomin0313@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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