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AI 혁명 속 '한국 대학' 위기…"자율성 확대·지역 노력 필요"(종합)
박상규 대교협 회장 등 강연…인재 육성·규제 철폐 제언
(서울=뉴스1) 이설 오현주 이유진 박우영 남해인 기자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저출생, 인공지능(AI) 혁명 등 위기로 갈림길에 선 대학이 인재 확보 '허브'가 돼야 한다는 제언과 함께 지역 대학의 노력이 혁신의 단초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뉴스1은 23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대전환 시대, 갈림길에 선 한국 대학'을 주제로 '제1회 뉴스1 대학혁신포럼'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대학의 혁신 방안을 진단했다.
이영섭 뉴스1 대표이사의 개회사로 시작된 이날 포럼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 박상규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이 축사를 했다. 이 대표는 "지역 대학의 노력이 새로운 혁신의 단초가 될 것"이라고 했다.
오 시장은 경쟁력의 원천은 '인재'라며 국내 인재만으로 부족하다면 외국 인재도 유치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 회장은 "오늘 자리에서 대학 재정, 구조개혁, 지역사회 연계, AI사회로의 전환 등 여러 관점에서 대학의 생존에 대한 지혜와 해법들을 나누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저출생·디지털 전환 시대의 대학 혁신 방향'이란 주제의 기조강연에서 "과거에는 교육부가 규제 중심의 정책으로 대학을 끌고 갔다면 이제는 대학이 중심이 되는 혁신 생태계에 역할을 집중할 것"이라며 "대학이 교육부만 바라볼 게 아니라 지방정부와 협업해야 하고, 교육부는 지방자치단체의 수평적 파트너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부총리와 박상규 대교협 회장은 '갈림길에 선 한국 대학의 혁신 방향'을 주제로 한 특별대담을 통해 대학 혁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이고, 자율성 확대를 위한 각종 규제 개선이라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박 회장은 규제 철폐를 통한 대학 자율성 확대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고등교육 재정지원 확충을 위해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이 부총리는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대학개혁의 성공모델 창출하기 위한 글로컬대학30 프로젝트, 소단위 전공과정 도입 등 대학의 자율성을 확대하기 위한 규제개혁 등 성과를 바탕으로 교육부는 대학의 혁신 계속해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또 "연구비 간접비 규제와 관련해선 건의사항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전달하고 개선의 여지를 함께 검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류광준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과학기술 인재 육성 계획'이란 주제의 특별강연을 통해 "대학원생이 과제 수주 없이도 생활할 수 있도록 내년부터 합의가 이뤄진 대학들에 연구생활장학금을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류 본부장은 미래 대학의 4대 역할로 △인재양성 △연구개발 △가치 창출 △교류 협력 거점 기능을 제시했다. 대학이 '지역 교류 협력 거점'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는 "정부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 사업이 지역에서 대학이 허브 역할을 하며 지방 소멸에 대응하는 효과적 사례가 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1부는 '디지털 시대의 대학교육 혁신'을 주제로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 박남기 전 광주교대 총장이 강연에 나섰다.
배 교수는 "이제 대학은 교수 중심이 아닌 학생 중심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특히 대학이 타성에 갇혀 있으면 안 되고 비전통적(언컨벤셔널·Unconventional)으로 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백설공주를 만들다 디즈니에서 쫓겨난 제프리 카우잼버그도 '왜 공주는 백인이어야 하냐'라는 관점에서 피오나 공주를 만들어서 대박이 났다"고 예를 들기도 했다.
박 전 총장은 AI 시대에 교수들이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AI 도구를 사용하는 것을 넘어, 자신의 교육 역량을 강화하고 지속적인 학습과 성찰을 통해 새로운 교육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 시대에도 인간의 사고력과 창의력은 여전히 중요하다. AI가 제공하는 정보는 참고자료로 활용하되,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2부는 '지역과 함께하는 대학 혁신'을 주제로 박민원 국립창원대 총장과 이주희 동신대 총장, 이해우 동아대 총장이 강연했다.
박민원 총장은 지역사회 인력들이 수도권으로 많이 유출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하면서 "가장 큰 역할을 지역 국립대와 사립대가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총장은 인력의 유출을 막기 위해 지역 대학들은 적극적인 산업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이주희 총장은 지방 소멸로 대학들도 위기에 처했다며 "대학이 지역으로 직접 먼저 뛰어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 총장은 "과거에는 대학이 인재 양성에 관심이 많았다면 지금은 산업, 직업 또는 평생교육에 관심이 많다"며 "전체적인 대학의 역할이 산학 협력과 지역 혁신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해우 총장은 동아대 혁신 사례로 고기능성밸브 기술지원센터를 설명했다. 이 총장은 "'그린수소'가 수소산업 대세가 돼 단가가 낮아질 경우 동아대가 추진 중인 고기능성밸브 기술지원센터는 장기적 관점의 기업형 수익센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sseo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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