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브도 슬라이더도 아니었다' 소름 돋는 동점포 한방, 그런데 구종이 대체 뭐야? [대구비하인드]

정현석 2024. 5. 23.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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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대구 삼성-KT전.

삼성 라이온즈 전력분석팀은 '129㎞ 커브'라고 분석했다.

레전드 투수 출신 이 감독은 취재진과 '투수 구종 추가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 하던 중 박영현이 홈런을 허용한 바로 그 공을 언급했다.

한방이면 동점이 되는 긴박한 상황에 연습중인 새 구종을 과감하게 던져본 박영현의 배짱도, 실투를 놓치지 않고 클러치 홈런으로 연결한 김영웅의 집중력도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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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점 3점포를 터뜰리고 환호하는 김영웅.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2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KT 위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KT 박영현이 역투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4.04.23/

[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21일 대구 삼성-KT전.

종반 승부처에서 삼성 김영웅의 극적인 동점포가 터졌다. 2-5로 뒤지던 8회말 1사 2,3루에서 동점 3점 홈런을 쏘아올렸다.

답답했던 타선 흐름 속에 침묵하던 라이온즈파크 홈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한방.

긴급하게 투입된 KT 위즈 마무리 박영현을 상대로 한 극적인 홈런포라 전율이 두배였다.

운명의 공이 된 3B2S 풀카운트에서 6구째. 기록원들의 시각이 엇갈렸다.

삼성 라이온즈 전력분석팀은 '129㎞ 커브'라고 분석했다. KBO 공식기록은 '127㎞ 슬라이더'였다.

왜 이런 구종 차이가 발생한걸까.

김영웅이 3점 홈런을 날린 박영현의 6구째 구종에 대한 다른 분석. 왼쪽은 삼성 제공 분석자료, 오른쪽은 KBO 공식 기록을 토대로 한 네이버 문자 중계.
박영현의 공을 동점 스리런포로 연결하고 있는 김영웅.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다음날인 22일 KT위즈 이강철 감독으로부터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

레전드 투수 출신 이 감독은 취재진과 '투수 구종 추가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 하던 중 박영현이 홈런을 허용한 바로 그 공을 언급했다.

"영현이가 스위퍼를 던지겠다고 시도를 몇 번 했었다. 어제 맞은 그 공이 스위퍼였다. 원래 슬라이더를 생각하고 던졌는데 변하지도 않고 밋밋하게 가더라. 직구 타이밍에 나오다 맞은 것"이라며 "나도 그랬다. 이것저것 던지려고 시도했는데 결국 이거라도 잘 던지자 하는 생각으로 원래 던지던 걸로 돌아가더라. 새로운 무기를 익숙하게 던지려면 수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1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와 KIA의 경기. 1회말 마운드에 오른 이강철 감독.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5.1/

바야흐로 스위퍼 열풍 시대. WBC 결승에서 오타니 쇼헤이가 마이크 트라웃을 삼진 잡던 멋진 공. 너도 나도 배움에 나섰다.

KBO리그에서는 지난해 NC 페디가 던져 큰 관심을 모았다. 페디는 스위퍼로 20승을 올리면서 3관왕과 MVP를 휩쓴 뒤 메이저리그로 금의환향 했다. 국내 투수들이 스위퍼에 관심을 가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현역 시절 152승으로 통산 최다승 5위에 올라 있는 레전드 잠수함 출신 이강철 감독은 충분한 시간을 두고 진행하라고 조언했다.

"절대 쉬운 게 아니다. 조웅천 코치가 현역 시절 미국에서 체인지업을 배워서 3~4년 만에 완성했다. 체인지업이 거의 없었던 때였다"며 성공적인 새 구종 장착의 예를 들었다. 이어 "당장 써먹지 말고 계속 가지고 있다가 자기 공이 잡히기 시작하면 그때야 던지고, 써 먹다 또 새로운 구종을 던지는 수순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영현과 김영웅은 대한민국 투-타의 젊은 보배들.

한방이면 동점이 되는 긴박한 상황에 연습중인 새 구종을 과감하게 던져본 박영현의 배짱도, 실투를 놓치지 않고 클러치 홈런으로 연결한 김영웅의 집중력도 놀랍다. 여러가지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단단하게 여물어 완성형 대선수로 커나갈 선수들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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