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폭로에도 입 꼭 닫은 강형욱, 이쯤 되면 KBS가 탐사보도 시작해야
[엔터미디어=정덕현의 이슈공감] 이 정도면 고용노동부가 나서 진상 조사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온라인상에서 벌어지는 갑질 폭로지만, 진정이 들어온 것이 없어 사태의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하지만, 강형욱을 둘러싼 논란들은 사회 전체를 뒤흔들 정도로 충격파가 크다.
강형욱이 운영하던 보듬컴퍼니에서 일했던 전 직원들이 온라인 구직사이트에 폭로하면서 일파만파 커진 논란의 내용들은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명절선물로 배변봉투에 담은 스팸 6개를 받았다거나, 쉬는 날 심부름을 시키고 폭염, 폭설에 중노동을 지시했으며, 인격을 모독하는 발언들을 쏟아냈다는 이야기도 나왔고, 마지막 급여로 9,670원을 받았다는 황당한 일을 당해 고용노동청에 신고했다는 내용도 나왔다.
심지어 CCTV를 통해 일거수 일투족을 들여다보고, 메신저 내용까지 열람하며 직원들을 감시했다는 내용까지 나왔다. 이를 통해 직원들을 이간질하거나 뒷담화를 하는 등 가스라이팅을 했고 그것 때문에 퇴사 후에도 공황장애, 불안장애, 우울증 등 정신과를 다녀야 했다는 폭로로 터져나왔다.
그에게 훈련을 맡겼던 견주들의 폭로도 이어졌다. 함께 유튜브 촬영을 했다는 견주는 폭설로 힘들었던 상황에도 강행된 일정에 반려견에게 너무나 미안했던 마음을 토로했다. 그는 당시에 욱하는 마음에 이 상황을 공개할까 하다 굳이 나서지 말자고 마음을 먹었다고 했다. "내가 아니어도 이런 인성이면 언젠가는 터진다. 근데 그게 이리 짧은 시간 안에 일어날 줄은 몰랐다"고 했다.
반려견에 대한 고객들의 진심 어린 마음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했다는 주장들도 제기됐다. 한 제보자는 "나는 병X들한테 도움 주고 돈 버는 거야"라며 의기양양해 하던 게 기억난다고 말했고 그걸 본 강형욱의 아내가 "그래 그러면 비싸게 계속 받아도 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견주가 입금이 늦어지면 개 밥을 주지말라고 했다, 자신의 반려견 레오도 방치돼 있다 죽었다 등등 각종 설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렇게 된 건 이런 논란이 터지고 나서도 강형욱이 이렇다 할 공식해명을 하지 않고 있어서다.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해명을 할 것이라고 한 매체가 보도했지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강형욱의 유튜브 채널에는 그래서 댓글창에 진상을 요구하는 목소리들로 가득 채워졌다. 특히 아픈 레오를 옥상에 방치했다는 내용에 대한 해명 요구가 많다. 사람이야 항변이라도 할 수 있지만, 반려견들은 그저 그 상황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을 거라는 점에 대한 안타까움과 분노가 쏟아졌다.
이번 논란을 고용노동부가 나서서 그 진상을 제대로 조사하고 잘못한 일이 있다면 상응하는 처벌을 받게 해야 되는 이유는, 이 사태를 불러일으킨 강형욱이라는 인물의 영향력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반려견 인구 천만 명 시대에, 강형욱은 보호자와 반려견이 함께 살아가는 길을 모색해줬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또 반려견 문화를 만들어가는데도 작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했다.
그러니 그를 둘러싸고 터진 이번 논란의 충격파는 전 국민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저 사업체를 폐업하고 방송에서 떠나는 걸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결국 반려견 문화가 '관계'에 대한 문화이라는 걸 생각해보면, 회사 내에서 벌어졌다고 주장되는 갖가지 갑질 논란 폭로가 보여주는 비정상적인 관계에 대한 사안들이 얼마나 반려견 가족들에게 충격을 줄 것인가를 실감할 수 있다. 국민들의 정신 건강을 위해서도 고용노동부가 나서야 한다. 사업체가 옮겨다닌 것 때문에 조사의 주체가 아니라며 떠넘길 문제가 아니고.
또한 강형욱을 이른바 '개통령'으로까지 불리게 만들었던 방송사들도 책임을 통감하고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나서고 시청자들에게 사과해야 한다. 방송사들 역시 몰랐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어쨌든 출연자에 대한 관리 책임은 분명히 존재한다. 필요하다면 강형욱에 대한 탐사보도 등을 통해 그 은폐된 진실과 실체를 알려주는데 방송사가 나서야 한다. 그래야 해당 방송에 대한 신뢰를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지 않을까.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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