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50년 받은 ‘대구판 돌려차기’ 20대 가해자, 2심서 감형

항소심 재판부, 징역 27년 선고

대구지법. /조선DB

여성을 성폭행하려다가 이를 말리는 남자친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이른바 ‘대구판 돌려차기’ 사건으로 1심에서 유기징역 상한선인 징역 50년을 선고 받은 20대가 항소심에서 감형을 받았다.

대구고법 형사1부(재판장 정성욱)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27년을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또 신상정보 공개·고지 10년,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과 장애인 관련 기관에 각 10년간 취업제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20년 등을 명령했다.

배달 기사로 일한 적이 있는 A씨는 지난해 5월 13일 오후 10시 56분쯤 대구 북구의 한 원룸으로 혼자 들어가던 20대 B씨를 뒤따라 간 뒤 흉기로 위협하며 집에 들어가 성폭행을 시도했다. 그러나 잠시 후 B씨의 남자친구 C씨가 들어오는 바람에 두 사람에게 흉기를 휘두른 뒤 달아났다. B씨는 손목 부위를 베였고, C씨는 얼굴과 목 등을 수차례 찔려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이후 C씨는 뇌 손상으로 언어·인지·행동 등 영구 장애를 입어 사회 연령 만 11세 정도로 살아가게 됐다. 사건 발생 당시 이 사건은 ‘대구판 돌려차기’ 사건으로 불렸다.

A씨는 여성들이 경계하지 않도록 배달 기사 복장을 한 채 범행 대상을 물색했고, 인터넷으로 ‘강간’ ‘강간 치사’ ‘강간 자살’ ‘부천 엘리베이터 살인 사건’ 등을 검색하며 범행 수법 등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에서 징역 50년형이 선고되자 A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는 이유로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죄질이 매우 나쁘고, 피고인이 피해자들로 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장래 이 사건과 유사한 모방범죄 발생을 막기 위한 일반 예방적 차원에서도 피고인을 중형에 처할 필요가 있다”면서 “다만 피고인이 수사단계부터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다소 우발적으로 강간살인미수 범행에 이른 점, 피해 남성을 위해 1억원을 형사공탁한 점 등으로 미뤄 유기징역형을 가중한 법정 최상한인 징역 50년을 선고한 것은 너무 무겁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