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확 달라진 최전방…철책 너머 북한 ‘이것’으로 24시간 지켜본다
비무장지대 남북GP ‘갈등의 바다 위 외딴섬’
열쇠전망대에선 백마·화살머리고지 한눈에
“지형·기상과도 싸운다…국민 성원 큰힘”
남과 북의 철책선 사이 비무장지대(DMZ)에는 서로 총구를 겨눈 최전방 감시초소(GP)가 마치 갈등의 바다 위에 뜬 외딴섬들처럼 보였다.
22일 경기도 연천군의 육군 제5사단 열쇠전망대에서 바라본 DMZ 일대의 풍경은 고즈넉했지만 치열했다. 망원경 속 북측 GP에는 인공기가, 남측 GP에는 태극기와 유엔기가 펄럭이고 있었다. 북측 GP에서 병사들이 오가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열쇠전망대에서는 티본(T-bone)고지와 화살머리고지, 백마고지 등 6·25전쟁 당시 대표적인 격전지들이 내려다보였다. 이곳에는 남과 북, 미국과 중국, 그리고 유엔 참전용사들의 유해가 아직도 묻혀있다.
이 가운데 남과 북은 지난 2018년에는 9·19군사합의에 따라 DMZ 내 공동 유해발굴을 위해 화살머리고지의 전술도로를 연결했다. 그러나 지난해 북측은 9·19군사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한 뒤 이 도로에 지뢰를 매설했다.
열쇠전망대에서 내려와서는 철책을 따라 걸으며 최전방 경계시스템을 살펴볼 수 있었다. 이중으로 된 철책 위쪽에는 원형철조망이 꼼꼼하게 둘러쳐져 있었고, 철책에는 광망 감지기(센서)가 그물처럼 뒤덮여 있었다.
돌덩이처럼 무거운 방탄 헬멧·조끼 차림으로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좁은 철책길을 걷는 것은 여건 고역스러운 게 아니었다.
이날 윤기중 5사단장(소장)은 부대를 찾은 기자들과 만나 “지금 전방에 있는 우리 장병들은 적과 싸우기도 하지만 지형 및 기상과도 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사단장은 “열악한 여건 가운데에서도 우리 장병들이 열심히 일반전초 경계작전을 위해 복무하고 있는 점을 잘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병들에게 뭐니뭐니 해도 가장 힘이 되는 것은 국민들의 지지”라며 관심과 성원을 당부했다.
5사단 관계자는 “최근에는 북측 GP에서 갑자기 병사 하나가 뛰어나와 DMZ를 달리는 모습이 포착돼 긴장 속에서 움직임을 추적했는데, 결국 고라니를 잡아 돌아가는 모습을 보고 다들 실소를 터뜨렸다”고 소개했다. 이는 북한군 병사의 난데없는 ‘사냥’ 때문에 일어난 해프닝이었지만, 그만큼 한국군이 북측의 작은 동향까지 꼼꼼하게 감시·추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철책을 살펴본 후 방문한 GOP 대대 지휘통제실에서는 작전지역 내 모든 감시장비를 모니터링하며 상황을 통제하고 있었다. 벽면을 가득 뒤덮고 있는 수십 개의 패널에는 감시장비가 잡은 화면이 실시간으로 송출되고 있었다. 북한군과 그야말로 총구를 맞대고 선 GOP 대대 지통실은 24시간, 365일 잠들지 않고 3교대 근무체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손 중령은 “작전을 종결짓는 핵심은 ‘사람’”이라며 “부하들이 GOP작전환경 속에서 심신의 마찰을 이겨내고 굳은살을 만들어 나가도록 도움으로써 매일 성장하는 전투, 결국 이기는 부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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