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은 물가에 실질소득 급감…소비도 코로나 이후 최악

CBS노컷뉴스 김민재 기자 2024. 5. 23.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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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당 월평균 실질소득 1.6% 감소…2022년 2분기 이후 가장 많이 줄어
소비지출 3.0% 증가했지만, 물가 고려한 실질소비지출은 보합으로 2022년 이후 가장 낮아
처분가능소득 중 소비지출 비중 7분기 연속 증가…가구 흑자 급감해 남는 돈 없어
소득 상·하위 20% 가구 간 격차 보여주는 5분위 배율 5.98…전분기 5.30보다 악화
통계청 제공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망을 상회했다지만, 고물가로 인해 가구 실질소득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들의 지갑도 닫혀서 실질소비지출은 코로나19 사태로 경기가 얼어붙었던 2022년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24년 1/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12만 2천 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1.4% 증가해 3분기 연속 증가했다.

하지만 물가의 영향을 감안한 실질소득은 1.6%나 감소해 2022년 2분기(-3.9%) 이후 가장 감소폭이 컸다. 1분기 기준으로는 2017년 1분기(-2.5%) 이후 가장 크게 감소했다.

2022년 2분기부터 계속 감소하던 실질소득은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각각 0.2%와 0.5%를 기록하며 '0%대 증가'를 유지했지만, 이번에 고물가 기조 속에 다시 큰 폭으로 떨어졌다. 1분기 기준으로는 2021년 이후 3년 만의 감소세로 전환한 결과다.

소득 증감률 추이. 통계청 제공


정기적인 소득을 뜻하는 경상소득은 504만 1천 원으로 2.0% 증가했고, 보험금 수령액이나 경조소득 등 비경상소득은 8만 1천 원으로 28.2% 감소했다.

경상소득의 구성을 살펴보면 임금 등 근로소득은 상여금이 감소하면서 329만 1천 원(-1.1%)으로 감소했다. 2021년 1분기 1.3% 감소한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바뀐 것이다.

반면 사업소득은 농업 소득 및 주택 임대소득세로 늘오 87만 5천 원(8.9%), 이전소득은 연금 수급자·수급액이 늘면서 81만 8천 원(5.8%)씩 각각 증가했고, 임대료 등이 포함된 재산소득은 57만 5천 원으로 50.0%나 급증했다.

소비지출 구성비. 통계청 제공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90만 8천원으로 전년 동분기대비 3.0% 증가했다. 다만 물가를 고려한 실질소비지출은 보합에 그쳐서, 코로나19가 발생했던 2022년 -7.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최근 과일을 중심으로 신선식품 가격이 치솟으며 식료품·비주류음료(7.2%), 음식·숙박(5.8%), 오락‧문화(9.7%) 등에서 주로 지출이 증가했다. 40만 4천 원 지출된 식료품·비주류음료의 경우 과일 및 채소 등 가격 인상으로 과일 및 과일가공품(18.7%), 채소 및 채소가공품(10.1%), 유제품 및 알(9.0%), 당류 및 과자류(9.3%) 등에서 주로 증가했다.

개인이 실제로 소비나 저축에 쓴 것이 아닌, 세금이나 사회보험 등을 뜻하는 비소비지출은 107만 6천원으로 전년동분기대비 1.2% 증가했다. 경상조세(-6.5%) 지출은 감소했으나, 이자비용(11.2%), 비영리단체로 이전지출(7.9%) 등에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처분가능소득은 404만 6천원으로 전년동분기대비 1.4% 증가했다. 다만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흑자액 규모는 113만 8천 원으로 2.6% 감소했고, 흑자율도 28.1%로 1.2%p 떨어졌다.

이처럼 7분기 연속 소비지출 증가율이 소득 증가율을 상회하면서 처분가능소득 중 소비지출이 차지한 비중을 보여주는 평균소비성향도 1.2%p 오른 71.9%로 7분기 연속 증가했다.

소득 5분위별 가계수지(단위: 천원, %, 전년동분기대비). 통계청 제공


소득 분위별로 살펴보면 가장 소득이 낮은 소득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15만 7천원으로 전년동분기대비 7.6% 증가했고, 소득 5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125만 8천원으로 2.0% 감소했다.

2분위 가구는 270만 6천 원으로 4.2%, 3분위 가구는 426만 9천 원으로 5.4%, 4분귀 가구는 621만 6천 원으로 2.7% 각각 증가해 5분위를 제외한 모든 가구가 증가세를 보였다.

경상소득에서도 1분위는 114만 8천 원으로 7.6%, 2분위는 269만 3천 원으로 4.4%, 3분위는 422만 6천 원으로 5.2%, 4분위는 621만 6천 원으로 2.7% 증가했지만, 5분위만 1099만 원으로 0.5% 줄었다.

이에 대해 통계청 이진석 가계수지동향과장은 "급여는 전반적으로 증가했는데, 대기업 상여금이 주로 감소하면서 5분위 가구 소득 감소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로소득을 보면 1~4분위는 모두 증가세를 보였지만 5분위만 4.0% 감소했다.

처분가능소득을 기준으로 보면 1분위는 95만 5천 원으로 11.2% 증가했으나, 평균소비성향은 16.3%p 하락했다. 반면 5분위는 처분가능소득은 866만 7천 원으로 2.3% 감소했지만 평균소비성향은 58.8%로 1.0%p 올랐다.

2분위는 222만 7천 원(4.1%), 3분위는 344만 5천 원(4.9%), 4분위는 493만 4천 원(2.8%)로 모두 증가세였다. 평균소비성향 역시 2~4분위는 모두 증가했다.

경상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제외한 처분가능소득을 가구원 수에 따라 조정한 균등화 처분가능소득을 기준으로, 5분위계층(최상위 20%)의 평균소득을 1분위계층(최하위 20%)의 평균소득으로 나눈 5분위 배율은 5.98배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6.45로 치솟았던 5분위 배율은 2분기 5.34로 개선됐지만, 이후 3분기 5.55, 4분기 5.30으로 오르내리다 이번 1분기에는 전분기보다 크게 악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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