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신도시 ‘이주대책’ 핵심 변수 부상
성남시 “개발제한구역 해지해야”
안양시 “원도심 정비 많아 한계”
정부가 1기 신도시(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중 선도지구 선정 규모와 기준을 발표한 가운데, 2만여가구 규모의 선도지구 단지 이주 시점의 전세 시장 혼란 우려도 제기된다.
각 신도시마다 주택 공급 여건이 다른데, 일부 지자체는 도시 밀도를 고려할 때 한계가 있어 개발제한구역 완화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는 각 지자체와 이주대책을 지속 협의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2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와 지자체는 올해 분당 8000가구, 일산 6000가구, 평촌 4000가구, 중동 4000가구, 산본 4000가구 및 신도시별 1~2개 구역 규모로 선도지구를 선정해 2027년 착공을 목표로 정비를 추진한다. 올해 선도사업 선정 이후에도 매년 일정 물량을 선정해 사업을 추진한다. 이런 가운데 1기 신도시는 향후 정비시기가 한꺼번에 도래하며 시장 혼란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단 정부는 체계적인 계획에 따라 정비시기를 분산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신도시 주변의 개발사업, 전세시장 동향과 주택 수급 동향을 점검하며 필요시 신규 공급도 늘린다는 방침이다. 권역별 상황에 따라 소규모 신규 개발사업으로 이주 수요를 분산하고, 정비 후 새로 공급되는 주택(분양주택, 공공기여 주택)도 이주 수요 분산에 활용할 계획이다. 시장 불안이 나타나면 연도별 정비 선정물량 조정 등 권역별 안정화 방안도 시행한다.
다만 지역별로 공급 여건이 달라, 일부 지자체에선 선도지구 착공이 본격화될 시 ‘전세난’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하다. 가령 고양 일산처럼 창릉신도시, 장항지구 등 주변 택지 개발이 많은 곳은 걱정 없지만 도심 밀도가 높은 지역은 전세 물량 확보가 어렵단 지적이다. 이에 각 지자체가 마련하는 이주대책과 관련해 정부의 협조가 필요하단 목소리도 잇따랐다.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토부-경기도-1기 신도시-한국토지주택공사 단체장 간담회’에서 신상진 성남시장은 “현재 성남시는 분당뿐만 아니라 원도심인 수정·중원구 개발에 이주 문제가 폭발적으로 생기고 있다”며 “개발제한지역 규제 완화와 경기 광주·용인시 등 인근지역을 포함한 신규 주택 공급으로 정부가 이주대책을 신경써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지 않으면 1기 신도시 정비사업은 난관에 봉착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성남시는 굉장히 밀도가 높고, 개발제한구역에 묶인 부지가 많아 더 이상 (이주를 위한 여건 마련이) 어려운 형편”이라며 “결국 국토부가 개발제한구역 해지나 완화를 해주지 않으면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최대호 안양시장도 “안양시에서는 노후계획도시뿐만 아니라 원도심 정비사업이 다수 이뤄지고 있어, 유휴부지 및 개발제한구역 내 개발 가능지 등 가용부지를 활용한 이주단지 조성에 한계가 있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추진 속도를 높이기 위한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 지자체만의 노력만으로는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인허가 시기와 물량 조정을 비롯해 ‘지역별 맞춤형 대책’으로 혼란을 막겠다는 입장이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이주대책은 지역별로 상황이 많이 다르므로 지역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며 “(이주민의) 생활권역 내에서 이뤄지는 주택 수급 상황을 정부와 지자체가 면밀히 들여다보고 필요 대책을 세울 것이며, 기본계획 수립 시 지자체별로 이런 내용들이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천의 경우 10년간의 정비 과정을 보면 앞의 단지가 준공되면 그 다음 단지가 이어가는 식으로 했다. 준공 물량이 순증되는데, 그 중 절반 이상이 전세 물량으로 또 나와서 나중에 이주대책에 공급으로 작용했다”며 “국토부나 지자체 모두 경험이 있다. 인허가 시기나 물량 조정으로 아주 조심스럽게 접근을 해나가면 큰 무리 없이 이 사업을 성공적으로 끌고갈 수 있지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국토부나 지자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전세가 안정 등 주택가격 폭등 문제이므로 (이주대책에 대해) 더 세밀한 검토를 거칠 것”이라고 전했다.
고은결 기자
k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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