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억 외국인 원투펀치, 뒤에서 2, 3등이라니…LG 이유 있는 추락, "둘 중 하나 교체" 원한다

김민경 기자 2024. 5. 23.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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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디트릭 엔스 ⓒ곽혜미 기자
▲ LG 트윈스 케이시 켈리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김민경 기자] "팀 전력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외국인 원투펀치가 안 좋으니까."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22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을 앞두고 외국인 원투펀치 디트릭 엔스와 케이시 켈리의 반복되는 부진에 아쉬운 목소리를 냈다. 올 시즌 엔스는 11경기에서 4승2패, 56⅓이닝, 평균자책점 5.43, 켈리는 10경기에서 1승6패, 56⅔이닝, 평균자책점 5.72에 그치고 있다. 몸값은 엔스가 100만 달러(약 13억원), 켈리가 150만 달러(약 20억원)를 받고 있다. 리그 최정상급 대우를 받으면서 평균자책점은 규정이닝을 채운 리그 투수 21명 가운데 엔스가 19위, 켈리가 20위다. LG의 외국인 투자 실패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외국인 원투펀치가 흔들리니 챔피언 LG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 둘이 지금까지 최소 10승은 합작했어야 하는데, 5승밖에 보태지 못했으니 좀처럼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가 없었다. LG는 시즌 성적 25승23패2무로 SSG 랜더스(25승23패1무)와 공동 5위를 유지하면서 간신히 5강권에서 버티고 있었다.

LG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은 4.90으로 리그 7위다. 켈리와 엔스가 부진한 가운데 그나마 최원태(3.65)와 손주영(3.89), 임찬규(4.66) 등 국내 선발투수들이 버틴 결과다. 문제는 선발 불안이 불펜까지 이어진다는 점이다. LG는 불펜 평균자책점 4.16으로 리그 2위에 올라 있지만, 유영찬(2.08)과 김진성(1.96) 정도를 제외하면 안정적인 불펜이 없다. 일단 박명근(5.09)과 김유영(4.03) 김대현(2.55) 이우찬(6.85) 등을 중용하고 있는데 확실한 카드라는 믿음을 심어주진 못하고 있다. 올해는 타선이 지난해와 같은 화력을 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접전이 잦아 불펜 부담이 더더욱 커지고 있다.

LG가 상위권에 도약하려면 결국 결단이 필요하다. 염 감독은 외국인 투수 교체와 관련해 "고민이 된다. 둘 중에 한 명은 교체를 해야 할 것 같다. 팀 전력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외국인 원투펀치가 안 좋으니까. 아쉽지만, 현장에서는 어떻게든 살리려고 노력은 하고 있다. 그래도 대비는 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엔스는 22일 대전 한화전에 선발 등판해 또 한번 실망감을 안겼다. 4⅓이닝 동안 무려 101구를 던지면서 8피안타 1사사구 4탈삼진 4실점(3자책점)에 그쳤다. 패전 투수는 면했지만, 합격점을 줄 수 없는 투구였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2㎞, 평균 구속은 149㎞를 찍었으나 위력은 없었다. 빠른 카운트에서 승부를 보지 못하면서 경제적인 투구를 전혀 펼치지 못했다.

▲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 ⓒ곽혜미 기자

LG는 한화에 5-7로 지면서 3연패에 빠졌다. 타선이 장단 12안타를 몰아치면서 연패 탈출을 위해 애를 썼으나 경기 후반 불펜이 무너졌다. 2번째 투수로 나섰던 김진성 홀로 1⅔이닝 무실점으로 쾌투를 펼쳤고, 이후 김대현(⅔이닝 1실점)-김유영(⅔이닝 1실점)-박명근(1⅓이닝 1실점)-유영찬(⅓이닝)이 계속해서 실점해 역전패했다. 엔스가 일찍 공을 내려놓은 여파가 불펜에 고스란히 전달됐다.

당장 엔스보다 상황이 더 심각한 건 켈리다. 켈리는 21일 대전 한화전에서 더더욱 안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줬다. 5이닝 90구 8피안타(2피홈런) 5사사구 3탈삼진 8실점에 그쳐 시즌 6패(1승)째를 떠안았다. 지난 4월 18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6이닝 3실점)부터 선발 5연패 행진이다. 8실점은 개인 한 경기 최다 실점 타이기록이기도 하다. LG는 켈리가 일찍이 무너진 탓에 4-8로 졌다.

켈리는 지난해 전반기 부진으로 방출 위기에 놓였을 때부터 구위 저하 문제가 노출됐다. 그러다 후반기 12경기에서 4승2패, 71⅓이닝, 평균자책점 2.90으로 맹활약하고, 한국시리즈 2경기에 선발 등판해 1승, 11⅓이닝, 평균자책점 1.59를 기록하며 LG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켈리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10승을 달성했던 장수 외국인 투수고, 우승까지 함께했던 만큼 LG는 올해 쉽게 켈리의 손을 놓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 냉정해질 시간이 왔다. 염 감독은 일단 엔스와 켈리를 가능한 살리는 방향으로 가보겠다고 했지만, 현재 LG는 이들이 재정비할 시간을 넉넉히 줄 여유가 없다. 프런트는 현재 미국은 물론이고, 대만리그까지 살피며 현장의 갈증을 해소할 방법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는 조만간 외국인 투수 교체 카드를 꺼내 들면서 상위권 도약을 위한 승부수를 던질 수 있을까.

▲ LG 트윈스 디트릭 엔스 ⓒ곽혜미 기자
▲ LG 케이시 켈리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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