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그리며"…한드미마을 현판 없는 정자에 얽힌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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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째 대통령님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충북 단양군 소백산 기슭에 자리한 전형적인 시골인 '한드미마을' 대표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그리며 토로한 말이다.
노 전 대통령이 살아 돌아올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마을 주민들은 "혹시나 오실까"하는 그리움에 19년째 현판 자리를 비워두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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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전 단양 방문 때 "현판 달아주겠다"…그 약속 이제 누가
(단양=뉴스1) 이대현 기자 = "19년째 대통령님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충북 단양군 소백산 기슭에 자리한 전형적인 시골인 '한드미마을' 대표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그리며 토로한 말이다.
이 마을 정문찬 대표는 "우리 마을에서 농촌 체험을 하시곤 다시 마을을 찾아 정자에 현판을 달아 주기로 약속했었는데…"라며 한참을 아쉬워했다.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를 맞아 충북 단양의 '한드미마을'의 애틋한 사연이 세간의 관심을 끈다. 이곳은 노 전 대통령이 퇴임을 앞두고 '어려움에 처한 농촌 현장을 직접 살피겠다'며 농촌 체험을 위해 방문했던 전형적인 시골 마을이다.
이 마을 주민들이 전하는 사연은 이렇다.
농촌체험휴양마을인 한드미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오른쪽 느티나무 숲에 현판이 없는 정자 한 채가 있다. 마을 주민들은 2005년 5월 21일 노 전 대통령이 이곳을 방문해 농촌 체험을 한 기념으로 이 정자를 새로 지었다.
주민들은 이 정자를 '임금이 온다'는 의미로 '어래정'(御來亭)이라 부른다. 대통령이 언젠가는 다시 마을을 찾아 직접 현판을 달아주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하지만 이 정자는 지은 지 19년이 지나도록 현판 없이 마을 입구를 지키고 있다. 퇴임 전 이 마을에서 농촌 체험을 한 노 전 대통령은 2008년 2월 퇴임 후 그 이듬해인 2009년 5월 23일 서거했다.
노 전 대통령이 살아 돌아올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마을 주민들은 "혹시나 오실까"하는 그리움에 19년째 현판 자리를 비워두고 있다는 것이다. 그 세월 만큼, 노 전 대통령이 한드미 산림문화회관 앞 마당에 심은 느티나무 기념 수는 키가 어느덧 20m 이상 훌쩍 자랐다.
정 대표는 "삼엄한 경호와 극비리에 전국 150곳 중에서 엄선해 우리 마을로 오신 노 전 대통령은 어린아이처럼 순박했다"며 "농촌 체험 당시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그러면서 "지금도 주민들은 '풀 소리와 물소리에도 귀 기울이는' 대통령이 찾아와 현판을 걸어주길 고대한다"고 마을 분위기를 전했다.
노 전 대통령 방문 이후 '한드미마을'은 명성을 얻으면서 한때 연중 4만~5만 명이 찾을 정도로 시골 명소가 됐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에는 전국 노사모 회원들과 부산상고 동문이 방문하곤 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발길이 좀 뜸해졌다.
정 대표는 "지금은 예전 같지 않않지만 농촌체험을 위해 매년 3만 명 이상이 마을을 찾는다"며 "봉화마을과 자매결연을 계획하는 등 노 전 대통령과의 인연은 영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권양숙 여사가 깜짝 방문해 어래정 현판을 달아주실까 하는 반갑고 즐거운 상상을 19년째 하고 있다"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lgija200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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