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호소 편지에 ‘열일곱 마음’ 돌아설까…28일 표결 앞두고 단속 나선 與
박주민 “양심따라 표결해달라”
정청래 “탄핵열차 시동거는중”
낙천자 반란표·출석률이 변수
국민의힘 총력 방어전
낙선·낙천·불출마 58명 표심
지도부와 중진들 나서 단속중
안철수·김웅 등 이미 찬성선언
22일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여당 의원들 개개인에게 해병대원 특검법에 찬성표를 던져달라고 호소하는 편지를 보냈다. 박 의원은 편지에서 “공수처 수사로는 부족하다”며 “제대로 된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는 서둘러 특검을 출범시켜야 한다”고 필요성을 설명했다. 그는 “국민을 위해 양심에 따라 표결에 임해주시길, 용기를 내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거듭 호소했다.
민주당은 여당 의원 설득 작업과 함께 ‘탄핵’ 메시지까지 내며 대여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고 했던 말은 날카로운 화살촉이 돼 대통령 자신을 향하고 있다”며 “국민을 거역하고 진상을 은폐하는 시도는 순직사건 외압 실체가 대통령이라는 의심을 키울 뿐”이라고 강조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정치적 사안을 정치권에서 해결하지 못하면 민중 투쟁이 일어난다”며 “탄핵 열차가 시동을 걸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당선인들은 이날 충남 예산에서 열린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인 워크숍에서 ‘해병대원 특검법 거부권 규탄성명’을 발표하고 “해병대원 특검법을 거부한 윤 대통령을 온 국민과 함께 거부한다”며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이제 죄를 지은 자가 누구인지 범인이 누구인지 명백해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채상병 특검법 재표결을 앞두고 여권에서 추가 이탈표들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방심할 수 없을 것”이라며 “추가 이탈표에 대한 내부 추산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당은 해병대원 특검법 반대를 당론으로 정하면서 이탈표 저지를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21대 현역 의원 중 낙선·낙천·불출마한 여당 의원은 58명에 달한다. 국회 재적 의원 295명이 모두 본회의에 출석한다고 가정하면 여당에서 17표의 찬성표가 나와야 재의결이 가능하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중진 의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해병대원 특검법 대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낙선한 서병수 의원과 낙천한 이채익·이명수 의원 등도 참석했다. 추 원내대표는 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제가 여러 의원님들과 접촉하고 있지만 중진 의원님들도 각자 적극적으로 나서서 활동하고 뜻을 모아주겠다고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이미 김웅·안철수 의원에 이어 유의동 의원 등은 재표결시 찬성 의사를 시사했다. 김웅 의원은 “저를 포함해 특검법에 찬성하겠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사람만 다섯 명 정도 된다”며 “실제 표결에서는 여기에 다섯 명 정도 더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도 일부 의원들은 찬반 여부를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총선에서 낙선한 한 의원은 “경찰 조사가 끝나지 않았는데 특검을 한다는 것도 문제가 있고, (이종섭 전 장관 등) 직권 남용의 여지도 없잖아 있다”며 “종합적으로 잘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여당 지도부는 특검법이 재의결될 만큼의 이탈표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분위기다. 낙선·낙천 의원들 가운데서도 반대표를 던지겠다는 의원들도 상당수 있다. 조해진 의원은 매일경제와 통화에서 “해병대원 특검법은 지금 안대로라면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법”이라며 “특별검사를 여야가 합의해서 추천하도록 하는 등 독소조항을 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다른 초선 의원도 “공수처에서도 한창 수사를 하고 있는데 특검을 하겠다는 건 특검을 남용하는 것 아닌가”라고 전했다.
변수는 얼마나 많은 낙선·낙천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출석할지 여부다. 본회의에 출석하는 인원이 적어질수록 재의결 기준도 낮아지게 된다. 전체 출석 인원이 적은 상황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전체 인원의 3분의 2 이상 수준으로 출석하면 특검법은 무난히 재의결될 수 있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서 낙천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란표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추 원내대표도 여당 의원과 접촉하고 있다고 밝힌 박주민 의원을 겨냥해 “같은 형태로 우리당에서 야당 의원님들과 많은 대화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김진표 국회의장은 이달 28일 본회의에서 해병대원 특검법을 표결에 부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김 의장은 이날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가능하면 여야가 합의해 일정을 마련하고 본회의를 소집해야 하지만, 만약 합의가 안 되더라도 28일에는 본회의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채상병 특검법이 합의되는 합의된 안대로, 안 되면 재심의 요청된 법안에 대한 표결을 통해서 최종 마무리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특검법안이 부결돼도 22대 국회가 개원하면 1호 법안으로 재추진해 대여 압박을 이어갈 예정이다. 민주당은 당장 이탈표 17표가 필요한 21대 국회에서 재의결이 어렵더라도, 이탈표 8표가 필요해지는 22대 국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 등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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