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시각] 거제도, 국토 끝 아닌 U자형 도로 출발점 돼야
국토 남단의 섬 거제도.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 등 국내 양대 조선소를 보유한 조선도시이자 빼어난 자연경관을 갖춘 남해안 관광도시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 명성에 비해 도로 교통망은 열악하다. 부산과 연결되는 거가대교가 놓이기 전, 통영에서 연결되는 국도 14호선이 유일한 통로였던 외톨이 섬이었다. 거가대교가 놓이면서 겨우 숨통이 트이긴 했지만 광역 교통망 확충은 여전한 숙원사업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인구 20만 이상 국내 도시 가운데 고속도로, 철도, 공항 등 주요 3대 사회간접자본(SOC)을 단 하나도 갖추지 못한 유일한 도시이다. 이런 거제가 3대 SOC를 동시에 갖출 부푼 꿈에 고무된 분위기다. 국토의 끝이 아닌 U자형 도로 구축망을 위해 새로운 출발점에 서야 한다는 것이 지역 중론이다.
먼저 고속도로는 대전~통영고속도로를 거제까지 연장하는 안이다. 거제시의 20년 숙원사업이기도 하다. 2005년 대전에서 통영까지 215.3㎞ 구간 이어진 대전~통영 고속도로는 통영시 용남면 통영IC에서 끊긴 채 20여 년이 지났지만 거제 연장은 추진되지 않았다.
그동안 사업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사업이 주춤거리다가 국토교통부의 ‘제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2021~2025년)에 포함되면서 올해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다. 9개월에 걸친 조사 결과에 따라 사업 추진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사업 타당성이 확보되면 기본계획 수립, 설계, 실시계획 승인 등을 거쳐 공사에 착공한다. 거제시는 예비타당성조사 통과를 위해 전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거제 연장은 1조 7282억 원을 들여 통영 IC에서 바다를 건너 거제시 문동동까지 총 길이 24.6㎞로 4차로를 신설하는 계획이다.
고속도로가 연장되면 거제 도심을 지나지 않고 관통하면서 시간 단축, 교통난 해소와 함께 거가대교와 직결되는 광역교통망 확충으로 지역 발전의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철도 건설은 더욱 간절한 바람이다. 남부내륙철도는 경북 김천에서 합천~진주~고성~통영~거제에 이르는 177.9㎞ 구간에 4조 8015억 원을 투입하는 초대형사업이다. 이 남부내륙철도는 수도권에서 서부 경남을 거쳐 국토 남단인 거제까지 직결되는 교통 서비스를 제공한다. 물동량 증가와 함께 남해안 관광산업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은 당연하다.
일본은 편도 3시간 이내 지역을 1일 교류 가능권으로 정의한다. 현재 서울에서 철도 종점인 거제까지는 430㎞ 거리로 평일 차량으로 5시간이 걸린다.
주말이나 연휴에는 차량 정체는 심각하다. 남부내륙철도로 연결되면 그 절반인 2시간 30분대 진입이 가능하다. 국토 남단까지 1일 생활권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그만큼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는 줄어든다.
남부내륙철도는 현재 각 공구별로 기본 및 실시설계에 착수한 상태다. 거제 역사 구간인 10공구도 기본 설계에 착수했다.
한발 더 나아가 2030년 완공예정인 가덕신공항까지 연결을 꿈꾼다. 남부내륙철도 종점인 거제 역사에서 바다를 가로질러 신공항까지 해상철도로 연결하는 것이 그것이다.
이를 위해 최근 거제시는 ‘거제~가덕신공항 철도’ 건설을 경남도와 국토부에 신청했다. 거제~가덕신공항 철도는 해상 구간을 포함해 총 36.52㎞로, 2조 5447억 원의 예산이 추정된다.
‘바다를 가로 지르는 해상철도’는 세계적인 관광상품으로도 가히 환상적이라 할 수 있다. 서울~경북 김천~진주~고성~통영~거제~가덕신공항~부산신항으로 철도가 이어지는 것이야 말로 국토 U자형 도로망의 완성판이라 할 수 있다.
고속도로가 연장되고 철도가 건설되고 신공항까지 연결되면 거제는 더 이상 국토 남단의 끝이 아닌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한 U자형 도로망의 중간기착지이자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다.
인고의 세월을 견뎌 사업이 추진되는 만큼 조속한 착공을 기대한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 해소를 위해서라도 당연 그렇게 해야 한다.
박현철 경남남부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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