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뺑뺑이 대신 늘봄학교… “친구들과 놀면서 배워요”
미술-코딩-발레-악기 연주 등 학원비 부담 없이 배울 수 있고
수업 전부터 밤까지 돌봄 제공… 대학-공공기관 연계 교육 다양
내년부턴 초3도 이용할 수 있어
● “학교 친구들과 놀면서 배워요”
이 학교 4층 ‘늘봄2실’이라고 적힌 교실에선 미술전문가와 함께 하는 창의미술 수업이 한창이었다. 학생들은 친한 친구의 모습을 커다란 종이에 그리고 색종이를 잘라 옷 색깔을 표현했다. 옆에 누가 다가온 줄도 모를 만큼 집중하던 1학년 이소율 양(7)은 “학교에서 친구들과 놀면서 배울 수 있어 즐겁고 재미있다”고 말했다.
다른 교실에선 학생들이 영어 동영상을 보며 동요를 따라 부르고 발음을 익혔다. 수학교실에선 공룡, 황소 등 다양한 모양의 틀에 패턴 블록을 맞추는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1학년 김태현 군(7)은 “블록으로 수학을 배우니 재미있고 친구들과 더 오래 놀 수 있는 것도 좋다”며 “축구 수업도 생겼으면 좋겠다”고 했다.
● 1교시 시작 전 AI 수업도
부산시는 24시간 긴급보살핌 늘봄센터를 통해 유아 및 초등 저학년을 위한 긴급 늘봄 서비스도 제공한다. 부산시교육지원청 직속기관 및 지역 도서관 등을 활용해 응급상황 발생 시 급하게 돌봄이 필요한 아이를 돌봐주는 것이다. 부산 북구에 위치한 시립구포도서관에는 지난해 9월 18일부터 구포긴급보살핌늘봄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센터에는 보육교사 자격을 가진 늘봄 선생님들이 상주하며 실내 놀이나 독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용 시간은 평일 오후 6∼10시다.
● “내년 초3까지 부산형 늘봄학교 확대”
부산시교육청은 돌봄 공백 해소와 저출생 위기 극복을 위해 도입된 늘봄학교 제도를 최대한 활용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부산 전체 초교 1학년의 약 90.3%(1만8897명), 2학년의 약 83.2%(1만9565명)가 늘봄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방과 후 오후 3시 20분경까지 무상 학습형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이후 오후 7∼8시 ‘보살핌 늘봄’이 이어진다.
부산시는 지역 대학과 공공기관 등의 협조를 받아 ‘부산형 늘봄학교’ 시스템을 구축했다. 올해 시교육청에선 100개 기관과 늘봄 업무협약(MOU)를 체결하고 지난해 대비 340개 늘어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시교육청이 운영하는 늘봄 프로그램은 크게 4가지로 나뉜다. 먼저 국궁, 발레, 놀이수학 등 교육청이 직접 개발한 표준 교육과정 연계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또 오케스트라 같은 학교별 특생 교육과 펜싱 보컬 등 대학 및 지자체와 연계한 공공기관 연계 교육도 운영 중이다. 또 회사 등과 함께 꾸려나가는 민간 연계 교육과정도 제공하고 있다. 부산 자갈치 시장과 연계해 초등생들이 부산 바다에서 잡아 올린 어류의 특징과 종류 등을 공부하는 현장 학습을 제공하는 식이다.
물론 이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시교육청은 공간, 인력, 업무 부담 문제를 풀기 위해 늘봄교실을 증설하고 기간제 교사와 늘봄 전담교사를 늘렸다. 늘봄교실은 지난해(733실) 대비 504실이 늘어난 1237실을 확보했다. 인력은 기간제 교사 150명과 늘봄 전담교사 154명을 확보했다. 일부 신도시 밀집지역에는 기존 학교와 분리된 늘봄전용학교도 설립할 계획이다. 실제로 명지늘봄학교가 올 9월, 정관늘봄학교가 내년 3월에 문을 연다.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은 “발레 같은 사교육을 공교육 안으로 들어오게 하면서 비용은 낮추고 질 관리를 제대로 하면 학생들에게 더 좋은 늘봄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다”며 “부산은 내년부터 초3 학생까지 늘봄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산=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경찰, 김호중이 직접 블랙박스 뺀 걸로 보고 수사…金 실사용 휴대전화도 확보
- 돌아오지 않는 전공의-의대생, 파국 피할 시간 얼마 없는데… [사설]
- 삼성, 반도체 수장 전격 교체… ‘초격차 신화’ 다시 쓰는 전기로[사설]
- 카톡 9일간 3차례 먹통… 이용자 속 터지는데 “원인은 대외비”[사설]
- [김순덕 칼럼]‘검사 위에 여사’ 나라, 부끄럽다
- [횡설수설/조종엽]사고로 죽음 맞은 ‘테헤란의 도살자’
- 기간이 부정확해지고 아랫배에서 둥근 덩어리가 만져진다
- [오늘과 내일/김창덕]‘고객’ 외면한 정책이 성공한 사례는 없다
- [광화문에서/이유종]한국 피부과 찾는 日여성들… 외국인환자 더 오게 하려면
- 野, ‘강성층 달래기’ 초강경 법사위장 검토…“추미애·정청래 등 물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