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치 9단들 “현재 국제 정세는 2차대전 직전과 유사”
北·러 밀착과 동북아의 미래
22일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에 모인 미국 정치인과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대만 공격 가능성 등으로 국제사회가 지극히 불안정한 환경에 놓여 있다고 우려했다. 공화당 소속인 케빈 매카시 전 하원 의장과 ‘오바마의 최측근’이었던 민주당 정치인 출신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 대사를 비롯한 대부분 참석자는 그 대응책으로 한·미, 한·미·일 협력 강화 등 미국과 동맹국들 간의 연대를 꼽았다.
◇매카시 “‘악의 축’ 독재자들에게 맞서야”
이날 이정훈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원장과 대담한 매카시 전 미 하원 의장은 “현재 국제 정세는 2차 세계대전 발발로 이어진 1930년대와 유사한 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푸틴은 (추축국 동맹을 맺은) 히틀러와 유사하다”며 “푸틴은 2022년 2월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가서 러시아·중국·북한·이란으로 연결되는 ‘악의 축’을 만들었다. 그리고 (20일 후)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고 했다.
또 “지금 러시아는 이란의 드론, 중국의 기술, 북한의 미사일 지원을 받고 있다”며 “우크라이나가 유럽과 미국에 경종이 돼야 한다. (미국은) 대만·한국·유럽연합에 더 많은 기술과 무기를 제공해 아무도 우리를 침공할 생각을 못 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한국처럼 이상을 위해 죽음을 함께해 본 나라는 별로 없다”며 “오는 11월 대선 결과에 상관없이 미국은 아시아를 우선하는 외교 정책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이매뉴얼 “中 ‘강압’에 다자 협력 강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초대 비서실장이었던 이매뉴얼 주일 미국 대사도 이날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과의 대담에서 “중국은 경제 보복을 통해 특정 국가를 고립시키면서 전략적 이해관계를 관철하고 있다”며 “이런 시도를 무력화하려면 한·미·일 안보 협력 같은 다자 협력이 더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매뉴얼 대사는 “중국의 근본 전략은 ‘공격성과 강압(coercion)’으로 특정 국가를 단절시킨 다음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조종하려는 것”이라며 “그래서 미국의 전략은 국가들이 고립되지 않도록 협력하면서 중국이 그 과정에서 이웃 국가로부터 소외되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2016년 사드 배치 결정 이후 한국이 중국으로부터 경제 보복을 당했을 때 미국의 대응이 없었다는 지적에는 “당시 미국은 최상의 상태가 아니었다”고 했다.
그는 특히 지난해 8월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을 통해 3국 안보 협력이 크게 진전됐다고 평가했다. 이매뉴얼 대사는 “최근 기시다 일본 총리가 미·일·필리핀 첫 3자 정상 회의를 마친 뒤 가장 먼저 통화한 국가 정상이 윤석열 대통령”이라며 “몇 년 전이라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중대한 변화”라고 말했다.
◇”한·미·일 미사일 방어 통합” 제언도
한편 이날 다른 세션에 참석한 한반도 전문가들도 북·러 밀착을 우려하며 한·미 동맹 강화를 주문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부소장은 “러시아는 매일 1만개의 탄약을 사용하고 있지만 생산량은 그에 미치지 못하는데, 군수품 창고는 점점 커지고 있다”며 “북한산 탄약에 의존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 출신인 미라 리카르델 전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중국 억지를 위해 “한·미·일이 미사일 방어 체계를 보다 높은 수준으로 통합해야 한다”며 “나토식 역량 강화도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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