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아들 깜짝 등장… “한미동맹 헌신하는 아버지 자랑스럽다”
미8군 크니시브 소령, 美서 날아온 아들 ‘상봉’

‘초불확실성 시대의 리더십’을 주제로 22일 오전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5회 아시아리더십콘퍼런스(ALC) 개막식. 전직 국가수반과 다국적기업 대표 등 글로벌 정·재계 인사들이 총출동한 자리에서 유리 크니시브(48) 주한 미8군 소령이 무대에 홀로 올라왔다.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 2만8500명을 대표해 나왔다는 그는 “다른 사람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희생한다는 점에서 군인이라는 직업은 특별하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한국과 미국은 자유민주주의라는 보편적 가치에 기반해 세계 평화와 번영을 희구하는 안보 동맹을 맺었다는 남다른 인연이 있다”고 했다. 세계 정세의 초불확실성이 고조될수록 빛을 발하는 안보 동맹의 가치를 역설한 것이다. 한국 파병 근무를 두 번째로 하고 있다는 그는 “뜻깊은 자리에 초대받아 기쁘지만, 이렇게 좋은 날엔 가족 생각이 더 난다”고 했다.

이때 아들 알렉스 크니시브(16)군이 무대 뒤편에서 나왔다. 크니시브 소령은 잠깐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아들과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ALC가 70년 역사를 지닌 한미 동맹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깜짝 이벤트를 준비하면서 크니시브 부자의 상봉이 이뤄졌다. 미국 켄터키주의 고교생인 크니시브군은 “6년 전 아버지가 한국에 처음 파병 올 때 함께 와서 태권도를 배우며 즐겁게 생활했던 추억이 있는데, 한국은 모든 게 빨리 발전하는 나라라고 느꼈다”면서 “아버지와 일상을 공유할 수 없어 슬프지만, 이런 멋진 곳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서 헌신하는 아버지가 자랑스럽다”고 했다.
크니시브 소령은 1976년 공산주의 치하였던 소련 민스크(현 벨라루스)에서 태어났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현 벨라루스 대통령 등을 배출한 명문 학교인 벨라루스 농대에서 농경제학을 전공한 그는 재학 중 이례적으로 영국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하며 자유민주주의에 눈을 떴다. 선택의 기회가 주어지는 ‘아메리칸드림’을 위해 대학 졸업 후 미국 이민을 단행한 그는 옷 가게 계산원 일부터 시작했고, 스물다섯이 되던 2001년 미 육군에 자원 입대해 미군이 전쟁 중이던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비롯, 쿠웨이트와 한국 등 세계 각지로 파병을 다녔다.
크니시브 소령은 “자유를 위해 기꺼이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고, 지금 내가 한국에 와 있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한미 동맹을 공고하게 만들기 위해 어떠한 기여라도 하고 싶다”고 했다. 크니시브 소령 부자는 윤석열 대통령의 격려 인사를 받으며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부 장관, 케빈 매카시 전 미국 하원의장 등과 함께 기념 사진을 촬영했다.

이날 ALC 행사에는 육·해·공군 사관학교 생도들도 참석해 글로벌 정재계 리더들의 연설을 지켜봤다. ALC의 모든 세션은 사전 유료 등록자에게만 제공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군인과 경찰관, 소방관은 무료 참관이 가능하다. 생도들은 크니시브 소령과 폴 러캐머라 주한 미군 사령관 등에게 자유롭게 질문하며 시야를 넓혔다.
국제관계학도로서 이번 ALC를 통해 외교 안보 흐름을 배우고 싶다는 전동훈(24) 해사 생도는 “크니시브 소령 가족의 상봉 장면을 지켜보며 나의 미래를 보는 것 같아 가슴이 먹먹해졌다”며 “군인에게는 조국에 대한 헌신이 우선시되는 만큼 기회가 닿는 대로 가족에게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느꼈다”고 했다. 채희락(21) 공사 생도도 “크니시브 소령에게서 해외 파병을 나온 군인 가족들이 견뎌야 할 무게감을 읽었다”며 “앞으로 장교로 임관하면 많은 병사를 이끌어야 하는 리더의 역할을 맡게 되는데, 이번 ALC를 통해 글로벌 리더들의 생각을 배울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내년 임관을 앞두고 있다는 김경태(22) 육사 생도는 “이번 ALC 참석이 통찰력 있는 장교가 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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