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대통령이 헌법 파괴”...대법에 신속 결정 요청서 제출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집행정지 신청이 서울고법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자 재항고한 의료계가 대법원에 신속한 결정을 촉구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서는 “헌법 파괴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고 했고, 서울고법 판단을 놓고는 “어리석은 결정”이라고 했다.
의료계 소송 대리인단은 22일 대법원에 ‘신속한 결정 요청서’를 냈다. 대리인단은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31일 입시요강이 확정되고 천재지변 등이 아니면 (의대정원은) 변경이 안 된다고 발표했다”며 “이 사건은 29일까지 대법원의 최종 결정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윤석열 정권의 2000명 의대 증원은 ‘자영업자들이 어렵다고 하면 세제혜택, 금융지원 등 미시적인 정책을 사용하면 되는데, 한국은행에다 매년 2000조원씩 찍어내라고 명령한 것’과 같다”며 “그러면 나라는 망한다”고 했다. 이어 “판사가 법률 지식만으로 2000명 (증원으로 인한) 의료대란을 이해할 수 없다”며 “경제학, 계량경제학, 인구학, 인구통계학, 재정학 등 광범위한 사회과학적 이론이 동원돼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대리인단은 “이런 관점에서 서울고법의 기각 결정문, 특히 ‘공공복리’ 부분을 읽어보면 헛웃음이 나올 따름”이라며 “‘공공복리’는 정부 측 주장에 속은 결과이고 완벽하게 어리석은 판단”이라고 했다. 서울고법의 결정을 놓고 유신헌법으로 인해 고통당한 민주화 인사들이 제기한 국가배상 사건을 기각한 판결과 비슷하다고도 했다. 법원은 “긴급조치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것으로써 위헌·무효라고 하더라도, 고도의 정치성을 띤 국가행위이고 유신헌법이 ‘긴급조치는 사법심사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했다.
대리인단은 “유신헌법을 승인했던 서울고법의 판결은 대한민국 사법부 역사에서 가장 뼈아픈 치욕”이라며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승인한 서울고법 결정은 사법부 역사에서 최악의 자기모순이요, 자기부정”이라고 했다.
정부를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대리인단은 해외 직구 금지 철회, 해병대원 특검법 거부권 행사 등을 언급하며 “대통령이 헌법상 권한을 사유화하고, 유린하고, 농단하는 헌법 파괴 행위가 연이어 자행되고 있다. 마치 조선 말기 일제 병합 직전으로 돌아간 듯 하다”고 했다.
이들은 “올 연말이 되면 ‘빅5′ 병원이 문을 닫고, 환자들이 죽어나가고, 의료보험 재정이 바닥났다는 언론 기사가 지면을 덮을 것”이라며 “무능한 윤석열 뿐만 아니라 무능하고 무책임한 사법부가 공격대상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심이 폭발하고 한국 현대사에 볼 수 없었던 혁명적 상황이 터질 것”이라며 “의료농단 책임의 화살은 판사들에게 날아들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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