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듭 후퇴` 젤렌스키의 분노…"러 본토 군사시설 때리게 해달라"
동북부 열세에 좌절감·당혹감 토로
"나토, 우크라 상공 미사일 직접 격추해달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 유력매체를 통해 미국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울분을 토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내 군사 목표물 타격을 못하기 때문에 러시아가 국경을 넘나드는 전쟁에서 거대한 이점을 누린다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봄철 대공세로 후퇴를 거듭하고 있는 전황을 언급하며, 미국 고위 당국자들에게 이같이 요청했다고 밝혔다.
미국 등 일부 서방국들은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직접 충돌, 그로 인한 확전 우려 때문에 우크라이나 측의 이 같은 요구에 신중한 입장을 견지해왔다.
이에 따라 서방은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무기를 지원하더라도 러시아 영토 내의 목표물을 공격하는 데에 사용하지 말라는 제한을 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병참 허브와 러시아 영토에 있는 그들의 항공기를 파괴해야 자국을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국군은 국경 너머로 러시아군이 공격을 위해 집결하는 것을 볼 수 있지만 이들을 타격할 힘이 없다고 토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나토가 직접 충돌 우려가 없이도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젤렌스키 대통령은 나토가 우크라이나 상공을 날아다니는 미사일을 직접 격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나토의 항공기가 우크라이나 영공에 들어오지 않은 채 미사일을 요격하는 것은 순전히 방어적 전술로, 러시아군과의 직접적인 전투 위험성을 가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같은 상황에서 나토 동맹국들이 전쟁에 개입하는 데 러시아와 직접충돌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상공에 있는 것들을 격추해달라"며 "그리고 우리에게는 국경에 있는 러시아군에게 사용할 무기를 달라"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나토의 이 같은 군사지원에 전례가 없는 것도 아니라고 했다.
그는 지난 달 미국과 영국이 이스라엘을 향해 이란이 발사한 드론·미사일 격추를 지원한 점을 자신의 제안과 비교하며 "이것이 우리가 이스라엘에서 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비교에 대해 백악관은 "다른 갈등들, 다른 영공, 다른 위협 상황"이라고 답변했다고 NYT는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한 동맹국이 더 많은 F-16 전투기를 제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침공 첫해인 2022년 말부터 F-16 지원을 요청해왔으며 덴마크 등 일부 서방국이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또한 그는 더 많은 패트리엇 대공미사일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7대를 얻을 수 있나"라고 말하면서 7월로 예정된 나토 정상회의에서 관련 결정이 내려질 수도 있다고 제안했다.
NYT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날 인터뷰에는 서방이 우크라이나 승리를 위해 더 과감한 조처를 하기를 꺼리는 데 대한 좌절감과 당혹감이 섞여 있었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서방이 주저하는 주된 이유로 핵 긴장 고조를 들며 이런 두려움은 과장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비합리적일지는 모르지만, 자신의 삶을 사랑한다"며 자신을 보호하려는 차원에서 그가 핵무기 사용을 자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방이 주저하는 또 다른 이유는 일부 국가들이 러시아와의 무역·외교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모두 살짝 문을 열어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2019년 5월 취임한 젤렌스키 대통령의 임기는 원래 이날 끝나지만 러시아의 침공 이후 내려진 계엄령으로 모든 선거가 중단됨에 따라 대선 없이 대통령직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전쟁 초기 90%에 이르던 그의 지지율은 지난 2월 60%로 하락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민주주의 건전성을 평가해달라는 NYT의 요청에 "우크라이나는 누구에게도 민주주의에 대해 증명할 필요가 없다"며 "우크라이나와 국민은 전쟁을 통해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인터뷰는 전날 이뤄졌다. 그는 같은 날 진행된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도 자국에 대한 군사 지원이 더 신속하게 이뤄지길 바란다며 서방국의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술 마시고 바둑…자고 일어나 보니 사람 죽어있어" 2심도 징역 15년
- `사생활 폭로·협박` 황의조 형수…검찰, 2심서 징역 4년 구형
- 말레이 이어 싱가포르도 "뉴진스님 공연 안돼"…"승복에 불경 가사 모욕적"
- 검찰, `음주 뺑소니` 김호중 구속영장 청구…"공연 후 모든 활동 중단"
- ‘前 남편 먹튀 폭로’ 이준석 캠프 개혁신당 노예슬 ‘깜짝 근황’ 봤더니…
- 김국방, 북한의 러 파병에 "우크라 단계적 지원…파병 고려 안해"
- 신한울 3·4호기 전력 안전판… 1·2호기 준공 "연 1.5조 효과"
- 한동훈, 쇄신의지 거듭 천명…"해결 않으면 다음은 없어"
- 유상증자 카드 꺼낸 고려아연… 백기사 전쟁 우위 점할까
- 거품 꼈던 대출 중도상환수수료 내년부터 반값으로…우체국서 은행업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