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 대신 비난으로 시작…삼성 이대성 “KBL 허점 이용? 유권해석 아쉽다”
일본서 1년 만에 복귀해 FA 파장
가스공사에 도의적 보상은 미지수
일각선 탬퍼링 의혹 제기 가능성도
KBL로 돌아온 소감을 밝힌 이대성(34·삼성)은 “청문회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대성은 22일 서울 KBL센터에서 열린 서울 삼성 입단 기자회견에서 “비난을 많이 받았고, 비난받을 부분도 많다고 생각한다. 삼성에서 새로운 시작을 축하받으면서 하지 못하게 됐다. 최선을 다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대성은 하루 전인 21일 삼성과 첫해 보수총액 6억원(인센티브 1억8000만원)에 2년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이대성은 지난해 농구 선수로서 경쟁과 성장을 위해 해외 진출을 선언했다. 원래 호주 진출을 꾀했다가 일본 B리그 시호스 미카와에 입단해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이 과정에서 전 소속팀 대구 한국가스공사가 해외 진출을 배려해 재계약 권리를 확보하지 않은 채 완전히 풀어줬는데, 복귀 때는 삼성과 계약했다.
가스공사 역시 FA 자율협상 기간인 20일 이대성에게 영입을 제안했지만 이미 계약한 뒤였다.
이대성은 “먼저 한국가스공사와 팬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면서도 “가스공사에선 진정성 있는 오퍼가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FA를 신청한 다음날 오전 가스공사에 한국으로 돌아간다면 삼성과 계약을 협의하겠다는 말씀을 드렸다. 도의적인 책임을 인정해 (삼성이 가스공사에) 보상할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하던 상황에서 왜 20일 계약을 제안하셨는지 의도는 모르겠다. 가스공사는 가드 포지션에 좋은 선수들도 많아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대성은 자신이 KBL 제도의 허점을 이용했다는 비판에 고개를 저었다. 그는 “KBL의 유권해석이 아쉬운 것이 아닐까요?”라고 되물은 뒤 “대승적 차원에서 임의탈퇴를 하지 않은 것은 구단(가스공사)의 입장이다. 나도 해외 진출을 선택하면서 다른 팀의 계약 제시가 있었다면 5년간 돌아오지 못할 수 있는 리스크를 안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 가스공사는 이대성의 원활한 해외 진출을 위해 나머지 구단에 FA 이대성에 대해 계약을 제시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고, 나머지 구단들도 이를 받아들였다.
이대성은 자신이 1년 만에 KBL에 복귀한 것에는 실패라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이대성은 “난 완벽한 사람이 아니다. 호기롭게 현실에 부딪치던 이대성이 실패하고 1년 만에 돌아왔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삼성과 가스공사가 계속 충돌할 경우 탬퍼링 의혹이 제기될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KBL 규정에 따르면 FA 공시일 전까지는 일체의 접촉이 금지되어 있는데, 이대성은 FA 신청 첫날부터 삼성행을 언급했다. 이대성은 “삼성행 이야기는 김효범 (삼성) 감독님과 이전부터 친한 사이기도 하니 말 안 해도 되는 정도”라고 답했다.
한편 가스공사 관계자는 “이대성 선수의 주장과 관련해 입장을 정리해 어떤 방식으로 공개할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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