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 방문점검원도 직원 인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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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김해시 진영읍에 사는 조인영(44)씨는 아침에 집을 나와 코웨이 정수기·비데·공기청정기 등을 설치한 집들을 돌아다니며 방문점검을 한다.
조씨와 같은 지국에서 일하는 18명의 방문점검원이 모두 이런 식으로 일한다.
특히 점검 업무와 상관없는 정수기 등 렌털 영업도 지시한다고 조씨는 강조한다.
방문점검원들과 일하는 형태가 비슷한 코웨이·청호나이스 등 정수기·비데 설치·수리노동자들은 법원에서 근로기준법의 근로자임을 인정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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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김해시 진영읍에 사는 조인영(44)씨는 아침에 집을 나와 코웨이 정수기·비데·공기청정기 등을 설치한 집들을 돌아다니며 방문점검을 한다. 코웨이가 적힌 유니폼과 명찰을 달고 하루에 열댓곳씩 찾아 초인종을 누른다. 고객의 집에 들어가면 정수기의 생명과도 같은 필터를 교체하고 관을 세척하고 살균한다. 욕실에서 쓰는 연수기는 물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소금을 계속 보충해줘야 하는데, 한 상자에 3㎏짜리를 여러 개 들고 다녀야 한다. 모두 코웨이가 공급한 제품들이다.
방문점검 서비스에 대한 대가는 일반 정수기는 한 건당 8600원, 얼음이 나오는 정수기는 9600원 등 건당 수수료로 책정된다. 조씨가 지난달 챙긴 수입은 185만여원. 여기엔 다달이 회사가 주는 통신지원금과 업무활동보조금 등 수당 명목의 6만5000원이 포함됐다. 조씨와 같은 지국에서 일하는 18명의 방문점검원이 모두 이런 식으로 일한다.
조씨는 매일 코웨이 제품의 유지 관리를 위한 일을 하지만 코웨이와 근로계약을 맺은 ‘노동자’는 아니다. 본사가 관리하는 경남본부총국 진영지국과 용역계약을 맺은 노무제공자(특수고용노동자)다. 이 때문에 유급 연차휴가는 물론 퇴직금도 받지 못한다. 조씨는 22일 한겨레에 “집에 일이 있으면 무급으로 쉬어야 하고 여름휴가도 없다. 주휴수당도 없다. 고객들한테 이런 얘기를 하면 다들 깜짝 놀란다”며 “코웨이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일하는 내가 노동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조씨가 ‘개인사업자’라면 자유롭게 일할 수 있어야 하지만 그런 것도 아니다. 조씨의 말을 종합하면, 회사는 하루 방문하는 집이 13곳 이상 넘지 않도록 관리하는데, 13곳보다 많거나 적으면 회사의 지적을 받는다. 조씨의 업무내용은 휴대전화 앱을 통해 지국이 모두 파악하고 있고, 고객이 불만을 제기하면 점검원을 교체하거나 ‘몇시까지 어디로 가라’며 구체적으로 지시하기도 한다. 특히 점검 업무와 상관없는 정수기 등 렌털 영업도 지시한다고 조씨는 강조한다.
조씨는 최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가전통신서비스노조를 통해 6월 중 코웨이를 상대로 자신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임을 확인해달라는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내기로 했다. 소송 원고들을 모집하고 있는 가전통신서비스노조는 “현재까지 1000명 이상 조합원을 원고로 모았고 이달 말까지 모집이 끝나면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송을 대리하는 박현익 변호사(법무법인 여는)는 “회사는 방문점검원의 수입에 직결되는 점검 계정(방문하는 가정 등)의 소유권은 회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점검원에게 계정을 분배하는 것 역시 회사”라며 “방문점검원이 회사의 지휘·감독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방문점검원들과 일하는 형태가 비슷한 코웨이·청호나이스 등 정수기·비데 설치·수리노동자들은 법원에서 근로기준법의 근로자임을 인정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코웨이 쪽은 “지난 2012년 대법원은 방문판매점검원 11명이 낸 퇴직금 청구 소송에서 이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고 판단한 바 있다”며 “회사는 법원 판단을 충실히 따르고 있고, 방문점검원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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