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빨리, 더 많이 발견되는 벌레들".. 나무 주사로 예방

◀앵커▶

머리 위로 뚝 떨어지는 미국흰불나방 유충 때문에 깜짝 놀란 분들 적지 않으셨죠?

가로수며 공원의 나무며 낯선 벌레가 기승을 부려 불편이 컸는데요.

올해는 이상 기온 등 기후변화로 전국적으로 더 빨리, 더 많이 발생하는 추세입니다.

나무에 주사를 놓아 피해를 막는 선제적인 대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주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가로수가 줄지어 서있는 전주 시내. 

작업자들이 나무 밑동마다 작은 구멍을 냅니다.

입구가 뾰족한 약물통을 꽂고 고무 망치로 때려 깊숙이 집어넣습니다.

본격적인 여름을 앞두고 나무들이 병해충에 시달리지 않도록 예방 주사를 놓는 겁니다.

[조완성 / 완산구청 공원녹지과 팀장]

"선제적으로 수목에 수간 주사를 주사해서 여름에 발생할 수 있는 흰불나방의 확산을 미리 방제를 하고.."

기후변화로 인한 병해충 발생 가능성이 커지면서 지난달부터 선제적인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나무에 주사를 놓게 된 대표적인 원인, 바로 '미국흰불나방' 입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전주시 완산구에 접수된 미국흰불나방 관련 민원 건수만 310여 건에 달합니다.

가로수와 공원 곳곳에서 미국흰불나방 유충이 발견됐는데, 아파트 내부까지 침투하기도 했습니다.

[이주연 기자]

"이 수간 주사는 말 그대로 나무줄기에 주사 형태로 약제를 주입하는 방식으로, 대기 중에 흩날리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약제를 살포하는 방법은 미국흰불나방이 아닌 다른 생물 집단에 영향을 끼치거나 주민들의 또 다른 민원을 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산림청이 65년 만에 산림해충 발생 예보 '경계' 단계를 발령할 정도로 해충이 창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3년 전쯤부터 유충이 돌발적으로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적기에 방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김소라 / 전북대 식물방역학과 교수]

"살충 효과가 어린 유충일때는 80~90 정도까지는 되는데 노령만 되더라도 70에서 60으로 뚝 떨어져요. 그래서 방제 적기에 약제를 사용한다면 그나마 밀도를 빠르게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될 것 같고요."

전주시는 수간 주사 성분이 서울시가 꿀벌에 유해하다며 금지시킨 '네오니코티노이드계'는 아니라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이주연입니다.

영상취재: 강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