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생태계 겨우 되살아났는데…정부는 "세종보 재가동"
6년 넘게 멈춰있던 세종보의 재가동 문제를 놓고 갈등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홍수와 가뭄에 대비하겠다며 지난 정부의 해체 결정을 뒤집고 재가동을 결정했는데, 환경단체들은 생태계가 다시 파괴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밀착카메라 송우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정부 때인 2017년 세종보 가동을 멈추기로 했습니다.
수문도 모두 열어놨습니다.
물이 흐르면서 사라졌던 물고기들이 돌아오며 생태계가 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2021년 보를 아예 해체하기로 했습니다.
보트를 타고 직접 돌아봤습니다.
턱에 여섯 가닥 수염이 있는 천연기념물 미호종개가 보입니다.
모래가 있는 맑은 물에만 사는 멸종위기종 흰수마자도 보입니다.
[성무성/물들이연구소장 : 4대강 사업으로 인해서 거의 다 사라진 적이 있었죠. 그러다 보 개방 이후에 다시 돌아왔었고요.]
생태계가 복원되면서 상위 포식자인 천연기념물, 수달도 터를 잡았습니다.
[박창재/세종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 발가락이 5개고 그다음에 물갈퀴, 끝에 이제 약간 뾰족뾰족한 물갈퀴가 있고요. 그래서 얘네가 여기서 먹이 활동하고 들어가던 (발자국입니다.)]
JTBC가 4박 5일간 설치한 관찰카메라에는 멸종위기종인 삵과 오소리가 활동하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박창재/세종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 삵도 마찬가지고, 수달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질보다도 이 수생태계가 건강해야 (존재하는 거예요.)]
하지만 이번 정부 들어 다시 보를 가동하기로 했습니다.
이곳은 세종보 근처에 있는 합강입니다.
금강과 미호강이 만나는 곳이고요.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한 물고기들과 새들, 또 수달도 서식하는 곳입니다.
그런데 최근엔 세종보 재가동 문제를 두고 여러 논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수력발전으로 전력을 만들 수 있고, 가뭄과 홍수에도 대비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세종시는 수상 레저 공간을 만들어 관광지를 만들겠다는 계획도 내놨습니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반발합니다.
[임도훈/'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 간사 : (세종보가 다시 가동되면) 이 회복된 수생태 자연환경을 다 잃게 되는 거죠.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기후위기 대비라든지 생물 다양성 문제에 있어서도 큰 타격이 될 거다…]
천막 농성도 시작했습니다.
밤이 깊었습니다.
세종보 근처의 한 다리 밑인데요.
보 재가동을 막기 위해서 여러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모여서 24시간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습니다.
환경부는 탄력적으로 운영하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지만, 환경단체는 어린 개체들은 모두 떼죽음을 당할 거라고 반박했습니다.
환경에 또 주민들에게 무엇이 좋은 정책인지가 중요할 겁니다.
하지만 4대강 보 정책은 정권에 따라서 계속 달라졌습니다.
판단이 오락가락하는 사이에 이곳에 다시 터를 잡은 수달과 소중한 물고기들은 다시 보금자리를 잃을 처지가 됐습니다.
[화면제공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
[작가 유승민 / VJ 박태용 / 취재지원 박찬영]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애쓰시는 국민들" 정부 사과에…"국민을 거지 취급?" 부글부글 [소셜픽]
- 김호중 소속사 본부장 "블랙박스 메모리카드 삼켰다" 진술
- '비상착륙' 항공기에 한국인 1명 탑승…공포스러웠던 당시 상황 [소셜픽]
- [영상] 차에 남긴 전화번호 노렸다…주차장 서성이던 남성들 검거
- '트럼프 성폭행 장면' 영화 칸서 기립박수…트럼프 "법적 조치"
- [단독] 명태균 "국가산단 필요하다고 하라…사모한테 부탁하기 위한 것" | JTBC 뉴스
- 투표함에 잇단 방화 '충격'…미 대선 앞두고 벌어지는 일 | JTBC 뉴스
- 기아의 완벽한 '결말'…우승에 취한 밤, 감독도 '삐끼삐끼' | JTBC 뉴스
- "마음 아파도 매년 올 거예요"…참사 현장 찾은 추모객들 | JTBC 뉴스
- 뉴스에서만 보던 일이…금 20돈 발견한 경비원이 한 행동 | JTBC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