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양제 버려야하나”...심장에 좋다던 오메가3, 심장병 위험 높였다
미국 세인트루이스대와 영국 리버풀대 심장흉부병원, 덴마크 올보그대, 중국 중산대, 베이징협화의학원 공동 연구팀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의학학술지 ‘영국의학저널(BMJ) 메디신’에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는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의 지원을 받았다.
오메가-3는 에이코사펜타엔산(EPA)과 도코사헥사엔산(DHA) 등을 주요 구성 성분으로 하는 지방산의 한 종류다. 몸에 나쁜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없애주고, 혈행을 개선해 혈액순환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이와 관련해 명확한 과학적 합의는 없는 상황이다. 오메가-3 효과를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연구팀은 데이터를 수집한 평균 기간이 약 12년이라 설명했다. 데이터에 따르면 추적조사 대상자 중 31.4%에 해당하는 13만365명이 매주 정기적으로 오메가-3 보충제 혹은 오메가-3가 포함된 약을 섭취한다고 답했다. 추적기간 동안 2만2636명이 심장마비나 뇌졸중, 심부전을 겪었고, 1만8367명이 심방세동을 경험했으며 이들 중 2만2140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오메가-3 보충제 섭취와 여러 질환간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오메가-3 보충제를 주기적으로 먹는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심방세동 발병위험이 13% 높아졌다. 뇌졸중 위험은 5%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이나 성별, 흡연, 고혈압을 비롯한 변수를 모두 고려해도 오메가-3의 주기적 섭취와 심장질환·뇌졸중은 높은 연관성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런 연관성의 원인으로 오메가-3의 생리학적 효과를 지목했다. 오메가-3가 심장의 전기적 리듬, 특히 상부 심장 박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미국심장협회는 심장병 예방을 위해서는 오메가-3 보충제 섭취를 권하지 않고 있다.
연구팀은 오메가-3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시작한 이 연구에서 부작용을 발견하게 돼 놀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심혈관 질환에 대한 오메가-3 효과는 이번 연구에서 증명됐다고 덧붙였다. 심혈관 질환을 이미 앓고 있던 사람들이 오메가-3를 정기적으로 복용했을 경우, 심방세동에서 심장마비로 진행될 위험이 15% 낮아졌다. 심부전으로 진행될 위험은 9% 낮아졌다. 질병을 이미 앓고 있는 경우 보충제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과학자들은 이번 연구를 두고 참가자 대부분이 백인이라는 점 등 한계점이 있다면서도 무분별한 보충제 섭취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보고 있다.
실제 보충제에 대한 부정적 연구결과가 이어지고 있다. 남용하면 독이 된다는 것이다. 최근 운동 열풍이 불며 단백질 보충제를 섭취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가운데, 단백질 보충제를 장기간 복용하면 체내 질소노폐물이 쌓여 혈중단백분해효소 수치가 올라가거나 신장에 무리를 주는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한다. 통풍이나 결석, 신부전증이 유발될 수 있다. 지난 2019년 호주 연구팀은 스테로이드 성분 단백질 보충제가 성 기능 장애나 피부 괴사 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칼슘 보충제가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한다거나 비타민A 과다 섭취 시 뇌압 상승이나 구토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는 보고도 나온다.
보충제 형태로 섭취했을 때 효과가 없다는 연구도 있다. 명승권 국립암센터 가정의학과 교수팀은 지난해 12월 비타민C를 음식을 통해 섭취할 때는 폐암 위험성을 18% 낮추지만, 영양제와 같은 보충제 형태로 섭취하는 경우에는 효과가 없다는 분석을 내놨다. 1992~2018년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20건 논문을 종합해 분석한 결과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보충제가 건강한 식단을 대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개별 영양소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라는 조언이다. 채소나 과일, 저지방 유제품 중심의 지중해식 식단도 추천한다. 심장마비나 뇌졸중 위험을 줄이는 것이 거듭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어서다. 윤지현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식단을 다양하게 짜면 영양 균형을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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