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에 더 흉폭해진 난기류 여객기 5분 새 2천미터 급하강

신윤재 기자(shishis111@mk.co.kr) 2024. 5. 22.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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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서 싱가포르로 향하던 항공기가 21일 난기류를 만나 태국 방콕에 비상 착륙하는 과정에서 1명이 숨지고 70여 명이 다치는 일이 발생했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기후 온난화가 난기류 발생 빈도를 늘리는 것은 물론 그 위력을 키우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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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항공기 비상착륙
70여명 다치고 사망자 나와
난기류에 아수라장 21일(현지시간) 난기류를 만나 태국 방콕 국제공항에 비상 착륙한 싱가포르항공 비행기 내부의 처참한 모습. 최근 기후변화로 난기류가 더 자주, 더 강하게 발생하면서 예상치 못한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런던에서 싱가포르로 향하던 항공기가 21일 난기류를 만나 태국 방콕에 비상 착륙하는 과정에서 1명이 숨지고 70여 명이 다치는 일이 발생했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기후 온난화가 난기류 발생 빈도를 늘리는 것은 물론 그 위력을 키우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CNN 등에 따르면 매년 미국에서만 약 6만5000대의 항공기가 난기류를 겪는다. 이 가운데 5500대는 심각한 수준의 난기류에 맞닥뜨리고 있다. 폴 윌리엄스 영국 레딩대학교 대기학과 교수는 이미 2년 전 "시뮬레이션 결과 심각한 난기류가 향후 수십 년간 두 배, 혹은 세 배까지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기후 위기가 이런 난기류 발생 빈도를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윌리엄스 교수는 특히 맑은 하늘에 갑자기 발생하는 '청천 난기류'의 발생 가능성을 지적했다. 청천 난기류는 폭풍이나 구름 같은 전조 증상 없이 느닷없이 발생해 피하기 어려운데, 2050∼2080년에 이런 청천 난기류가 눈에 띄게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그는 또 "보통 대서양을 비행할 때는 10분 정도 난기류를 만날 수 있지만, 수십 년 안에 20분, 30분으로 늘어날 수 있다"며 난기류의 평균 지속 시간도 길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난기류로 인한 부상 위험을 줄이려면 안전벨트 착용이 가장 중요하다. CNN에 따르면 기내 난기류 부상 사례의 80%는 서서 일하는 승무원들과 관련이 있다. 전날 싱가포르를 향해 고도 1만1300m에서 순항하던 사고 항공기는 이륙 약 10시간 후 미얀마 인근 안다만해 상공에서 5분 만에 9400m까지 급하강했다.

이번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73세 영국 남성으로, 사인은 심장마비로 추정된다. 여객기가 비상 착륙한 방콕 수완나품공항 측은 부상자 중 7명이 중상이라고 밝혔다. 한국인 탑승자도 1명 있었으나 부상자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항공기에는 승객 211명과 승무원 18명 등 총 229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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