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미복귀 전공의 강공책 만지작..조기복귀 전공의 선처
[이데일리 이지현 송승현 기자] 전공의가 의료현장을 떠난 지 3개월이 지났다. 정부는 사회적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해결의 열쇠를 쥔 전공의 복귀를 위해 설득과 압박을 병행했지만 요지부동이다. 그동안 유연한 처분을 유지해온 정부는 신속 복귀 전공의에 대해선 불이익을 최소화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처분 가능성을 언급했다. 의사 국가자격시험(국시) 연기 가능성도 일축했다. 정부가 전공의 등에 대한 강경한 입장으로 선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쏟아진 집단행동 피해신고…행정 처분 카드 만지작
22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피해신고지원센터’에 20일까지 총 2969건의 상담이 이뤄졌다. 이 중 피해 사례는 728건이었고 304건은 법률상담까지 마친 상태다. 수술 취소에 따른 증상 악화와 검사비용 보상, 입원지연에 따른 소득활동 지장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집단진료거부시 ‘의료법’에 따라 업무개시명령이 가능하다. 이를 위반하는 경우 1년 이하의 자격정지 뿐만 아니라 3년 이하의 징역,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 등이 가능하다. 개정된 ‘의료법(면허취소법)’에 따라 면허취소 처분까지 가능하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나중에 처분 등 법적 책임이 따르게 되는데 복귀를 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분명히 차이를 둬서 하겠다”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직 내부 검토 중이다. 다만 복귀를 조속히 하게 되면 그러한 불이익에 대해서도 정부가 추가 검토를 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복귀를 신속하게 하는 경우에는 최대한 개인의 불이익도 최소화 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관용을 베풀지 않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한 것이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명령 전달에만 4주가 걸리고 명령 위반 시 처분에는 3개월이 걸린다”며 “그 과정에서 복귀하게 되면 본 처분을 할 때 충분히 상황을 고려하겠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병원 손해에 대한 전공의 대상 손해배상 청구 가능성은 일축했다. 조 장관은 “손해배상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손해배상 청구 주체가 수련병원이지, 정부가 아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공의 공백 군의관 대체…전공의 처우 개선 병행
정부는 전공의를 기다리면서도 의료공백 최소화를 위해 23일부터 군의관 120명을 신규 배치한다. 앞서 3차례 공중보건의사 257명과 군의관 170명 등 총 427명을 배치한 바 있다. 이번에는 중증, 응급 환자의 수술 등을 담당하는 수도권 주요 상급종합병원에 66명을, 중증, 응급환자 진료에 집중하고 있는 권역응급의료센터에 30명을, 수련기관 등 지역별 주요 종합병원과 공공의료기관에 24명 등이다. 파견기간은 23일부터 6월 16일까지 4주다. 4차 파견 인력이 근무를 시작하면 현장에서는 총 547명이 근무하게 된다.
박민수 차관은 “보건의료 재난 위기 ‘심각’ 단계 동안엔 근무 기간을 연장하거나 새로운 인력으로 교체하면서 파견인력의 현원을 유지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전공의 연속근무 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시범사업도 본격 실시한다. 오는 2026년 2월 시행 예정인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을 대비하기 위함이다. 정부는 이번 1년간 시범사업으로 현행 36시간인 전공의 연속근무 시간을 24~30시간으로 단축하겠단 방침이다.
필수의료 과목인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와 전공의 평균 근무시간이 특히 많았던 신경외과·심장혈관흉부외과 등 6개 과목은 사업 참여 필수 과목으로 선정됐다. 정부가 시범사업 참여 병원을 모집한 결과 신청 조건을 충족하는 총 96개소의 수련병원 중 46%인 44개소가 신청했다. 아울러 정부는 올해 하반기 중 시범사업에 참여한 전공의의 근무 만족도 등을 종합적으로 중간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의료개혁특별위원회 논의를 통해 전공의 연속근무 시간 단축이 조속히 제도화한다는 방침이다.
환자단체와 의사단체와도 대화를 이어가기로 했다. 조규홍 장관은 “전공의들마다 개별적으로 이탈 사유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면허 정지한다고 말하기 어렵다”며 “빨리 복귀해서 의료체계가 정상화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지현 (ljh42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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