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성 호소' 이대성, "가스공사 진정성 없었다"며 1년만이 뒤집은 진정성 의미
[OSEN=우충원 기자]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오래 뛰어야 한다. 또 더 성장해서 객관적으로 이대성이라는 선수가 어떤 레벨의 선수인지 알아보기 위해 해외로 향했다. 최대한 오래 남겠다".
지난해 8월 일본 B리그 진출 기자회견서 이대성(서울 삼성)이 꺼낸 이야기였다.
이대성은 2022-2023 시즌 대구 한국가스공사에서 51경기 평균 32분 10초 출전 18.1점 3.1리바운드 4.1어시스트 3점슛 성공률 31.2%를 올렸다. 3점슛 성공률이 예년에 비해 떨어졌지만, 2년 연속 국내 선수 득점 1위에 오르며 국가대표 가드다운 활약을 이어갔다.
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FA) 신분이 된 이대성은 다시 한번 ‘도전’을 외쳤다. 그의 시선이 향한 곳은 해외였다. 당초 호주(NBL) 일본(B리그) 등 진출을 타진했던 이대성은 지난 5일 시호스즈 미카와와 1년 계약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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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공사는 이대성의 강력한 해외진출 의지에 아무 조건 없이 허락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큰 상처를 입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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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공사는 농구 선수로 경쟁과 성장을 위해 해외 진출을 천명한 이대성을 배려해 지난해 임의해지 등 방식으로 재계약 권리를 확보하지 않은 채 완전히 풀어줬다. 당시 이대성이 국내 구단으로 이적했다면 보수의 200%에 해당하는 보상금(11억 원) 혹은 보상선수와 50%의 보상금(2억 7500만 원)을 받을 수 있었다.
한국가스공사는 이대성이 최소한 2년은 해외 무대에서 경쟁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터라 어차피 FA 보상금이 발생하지 않는 만 35세가 넘는다는 사실을 감안해 재계약 권리를 포기하는 최종 결정을 내렸다. 문제는 이대성이 1년 만에 복귀했다는 사실이다. 이대성의 해외 도전 진정성 여부와 별개로 그가 보상금을 회피해 가스공사를 떠나 국내 다른 팀으로 이적하는 그림이 됐다.
물론 한국가스공사의 잘못도 분명하다. 최소한 보장 장치 없이 풀어준 것은 분명 이대성의 행보가 새롭게 이뤄질 수 있는 상황을 자초한 것.
하지만 한국가스공사만의 잘못으로 판단하기에는 이대성의 진정성 호소는 이해하기 힘들다.
이대성은 22일 서울 강남구 KBL 센터에서 열린 삼성 입단 기자회견에서 "똑같은 사안을 놓고도 저마다 상황에 따라 해석 여지가 다르겠지만 내 기준에서는 (한국가스공사에서) 진정성 있는 오퍼는 없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가스공사에서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는데 '오퍼'는 없었다"며 "이렇게 큰일이 되게끔 한 주체가 나라서 가스공사와 한국가스공사 팬분들께 사과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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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성은 지난 21일 삼성과 기간 2년, 첫해 보수총액 6억 원의 조건으로 계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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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이라면 한국가스공사와 먼저 협상을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 삼성과 교감 혹은 계약을 사전에 처리했더라도 한국가스공사에게 자신의 상황에 대해 정확하게 설명하는 것이 해외 진출을 허용한 구단에 대한 최소한의 진정성을 증명하는 길이었다.
삼성과 계약이 먼저 이뤄진 것은 이대성 스스로 밝혔다.
KBL 규정에 따르면 FA 선수는 시즌 최종일까지 선수등록을 해야 한다. 이대성은 일본리그에서 뛰고 있던 시점인 지난 5일 KBL에 선수등록을 했다. 이대성은 원소속팀인 한국가스공사에 선수등록을 한 뒤 연락했다고 설명했다.
이대성은 “FA 등록을 한 뒤 한국가스공사 관계자에게 전화해 사안에 대해 말을 했다. ‘한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며 삼성과 계약에 대해서 진행하고 있다. 한국 복귀 계획에 한국가스공사는 없다’라고 말씀드렸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삼성에 보상과 관련해 요청했고 한국가스공사는 기다리는 입장이다. 개인적으로도 너무 마음이 아프고 힘들다. 내가 책임을 지고 싶지만 선수로서 할 수 있는 선이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으로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삼성 관계자는 한국가스공사와 아직 의견을 나눈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대성의 이야기는 간단하다. 이대성이 미카와 소속 선수로서 KBL의 삼성과 이적 협상을 가졌다는 이야기다.
또 이대성은 삼성을 선택한 이유로 "해외에 진출하면 포인트 가드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스몰 포워드였다. 삼성이 포인트 가드로서 기회를 제공했다"고 답했다.
한편 이대성은 "청문회 같은 느낌이어서 너무 당혹스럽다. 비난을 많이 받았지만 그런 부분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잘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다. 삼성에서 새로운 시작을 축하받지 못했지만 최선을 다하겠다"며 기자회견을 마쳤다. / 10bird@osen.co.kr
[사진]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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