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첫 부인 성폭력 장면도 담겼다”…‘8분 기립박수’ 이 영화, 당사자는 격노

2024. 5. 2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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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영화제서 '어프렌티스' 기립박수
트럼프측 “쓰레기…악의적 명예훼손”
[게티이미지닷컴]
[게티이미지닷컴]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젊은 시절을 그린 영화 '어프렌티스'(The Apprentice)가 20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에서 열린 시사회에서 8분 가량의 기립 박수를 받았다고 미 연예매체 버라이어티·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영화 내용에 반발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처음 공개된 '어프렌티스'는 이란계 덴마크 감독인 알리 압바시의 작품이다.

1970~1980년대 젊은 시절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뉴욕에서 부동산 사업을 키우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담았다.

보도에 따르면 영화 후반부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1992년에 이혼한 첫 부인 이바나 트럼프에게 성폭력을 행사하는 장면도 담겼다.

극중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외모를 비난하는 이바나에게 격분해 강제로 성관계를 갖는 이 장면은 1990년 이바나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혼 소송 과정에서 제기된 실제 주장을 각색한 것으로 분석된다.

호주의 배우 겸 프로듀서인 케이트 블란쳇이 20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7회 칸 국제영화제에 출품된 영화 '어프렌티스' 시사회 행사장에 도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젊은 시절을 그린 영화인 '어프렌티스'는 올해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연합]

당시 이바나는 1년 전인 1989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기를 바닥에 밀친 후 머리카락을 한 움큼 뽑으며 강제로 성관계를 했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이바나는 이혼 후인 1993년 성명을 내고 실제로 강간을 당한 건 아니라는 취지의 해명을 내놓아 증언을 번복했다.

당시 이바나는 성명에서 "1989년 트럼프와 나는 부부관계를 맺었으며, 트럼프는 나를 평소와 매우 다르게 대했다"며 "여성으로서 나는 공격받는 기분이었고, 이에 이를 '강간'이라고 설명했지만, 이것이 문자 그대로 혹은 형사상 의미로 받아들여지기는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 사건에 대한 이바나 측 주장을 "분명한 거짓"이라고 받아쳤다.

이 영화에는 이바나에 대한 성폭력 장면 외에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 지지자들을 '화나게 할 만한' 내용이 여럿 있다고 버라이어티는 전했다.

할리우드 배우 서배스천 스탠이 연기한 영화 속 트럼프는 우익 변호사이자 정치 해결사인 로이 콘(제러미 스트롱 분)의 말에 따라 성공하기 위해 힘 쏟는 젊은 사업가로 등장한다.

그는 극중 살을 빼기 위해 마약류인 암페타민을 복용하고, 공과금을 내지 못하고, 카지노에서 잘못된 베팅을 해 돈을 잃는 장면도 나온다고 버라이어티는 보도했다.

이 영화에 투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는 뒤늦게 영화 내용을 알고 화를 내며 개봉을 막으려고도 했다고 버라이어티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올해 칸영화제 경쟁 부문이 초청된 '어프렌티스'는 대선 정국을 맞은 미국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올해 경쟁작 중 가장 주목받는 화제작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열린 '성추문 입막음 돈' 의혹 사건 재판에 출석한 뒤 법원을 떠나며 취재진에 발언하고 있다. 이날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6개 경합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는 경쟁자인 조 바이든 대통령을 위스콘신을 제외한 5개 주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

이런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영화 내용에 반발해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고 AFP통신과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이 21일(현지시간)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캠페인 대변인 스티븐 청은 이 영화를 두고 "이 쓰레기는 오랫동안 틀렸음이 밝혀진 거짓말들을 선정적으로 다룬 순수한 허구"라며 "악의적인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가짜 영화 제작자들의 노골적인 허위 주장에 대응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했다.

압바시 감독은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의 소송 위협에 대해 의연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압바시 감독은 "그(트럼프)가 많은 사람을 고소했다고 모두가 이야기하지만, 그들은 그의 (소송)성공률에 대해선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도널드(트럼프)의 팀은 우리를 제소하기 전 영화를 보기 위해 기다려야 한다"며 "나는 꼭 이것이 그가 싫어할 만한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가 (영화를 보면)놀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영화 제작진은 이 영화를 오는 11월 미 대선 전에 개봉하려고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미국 배급사는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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