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프린터로 3억 상당 5만원권 위폐 만들어 유통한 18명 검거

구매자가 모텔서 쓰다 적발되기도

A씨 등이 유통한 위조지폐/구미경찰서

5만원권 위조지폐 6000여장을 만들어 유포한 18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북 구미경찰서는 통화위조 등 혐의로 20대 남성 A씨 등 18명을 입건하고 이중 A씨 등 5명을 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5만원권 6374장(3억 1870만원 상당)을 위조해 유통·판매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총책 A씨 등은 주거지에서 컬러프린터를 이용해 지폐를 위조한 뒤, 마약 구매 등에 쓰거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성년자 등에게 판매했다. 이들은 ‘위조지폐 문의 환영’ ‘2000만원 미만 거래는 취급하지 않음’ 등의 게시글로 구매 희망자들을 끌어들인 뒤, 현금의 6% 가격으로 위조 지폐를 팔았다. 위조 지폐 2000만원을 현금 120만원을 받고 파는 식이다.

A씨는 또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자 필리핀으로 도주했고, 도피 자금 마련을 위해 공범들에게 2억원 상당의 위조 지폐를 제조·판매하도록 지시했다. 하지만 경찰이 해당 위조 지폐를 사려던 구매자를 검거하면서 위조 지폐 판매 수익은 A씨에게 전달되지 못했다.

A씨 등에게 위조 지폐를 구매해 사용하다 적발된 이들 중에는 미성년자들도 있었다. 10대 B군 등은 인터넷 도박으로 지게 된 수천만원 상당의 빚을 해결하고자 위조 지폐를 구매했다. B군은 구매한 위조 지폐로 모텔 대실 요금 등을 지불한 뒤, 현금으로 거스름돈을 수차례 받다가 이를 의심한 업주에게 적발돼 경찰에 붙잡혔다. 피의자들 중에선 도박이나 사채로 인한 신용불량자, 마약 소지·투약자들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총책 A씨에 대해 인터폴에 적색 수배를 요청했고, A씨는 지난달 7일 필리핀 마닐라의 니노이아키노국제공항에서 체포됐다. 경찰은 현재 A씨의 국내 송환 절차를 밟고 있다.

김영훈 구미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장은 “화폐위조범들은 현금 거래가 주로 이뤄지는 전통시장에서 이를 사용하는 만큼, 소상공인들이 지폐 홀로그램 등을 주의깊게 살펴봐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