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세이브 수확한 김택연, 마무리 투수 가능성은?…“불가피한 상황이라면”[스경x현장]

두산 김택연이 21일 잠실 SSG전 9회초 1사 1·2루 위기에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은 지난 21일 잠실 SSG전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아찔한 순간을 맞았다. 두산은 SSG 대체 선발 이건욱을 초반부터 난타하며 8회까지 8-2로 크게 앞섰다. 무난하게 이기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9회초 대위기가 찾아왔다. 멀티 이닝을 소화하던 박정수가 1사 1루에서 대타 강진성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최정에게 3점 홈런을 맞고 말았다.

3점 차로 쫓기게 된 두산은 이영하를 올려 경기를 매듭지으려고 했다. 그러나 이영하가 기예르모 에레디아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했고, 두산은 마무리 홍건희를 급히 올렸다.

하지만 홍건희도 한유섬과 고명준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실점했다. 2점 차로 좁혀진 1사 1·2루. 두산은 고졸 신인 김택연을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3안타를 친 김민식을 상대하게 된 김택연은 2B-0S의 불리한 카운트에도 가장 자신 있는 직구로 유격수 방면 땅볼을 유도, 병살타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22일 잠실 SSG전을 앞두고 “동점 주자까지 나가 빠르게 투수를 교체했다”며 “다시 생각도 하기 싫다”고 아찔했던 순간을 돌아봤다.

두산 김택연이 21일 잠실 SSG전 9회초 급하게 몸을 풀며 경기 상황을 살피고 있다. 두산 베어스 제공

최상의 시나리오는 이날 엔트리 말소가 예정된 박정수가 경기를 끝내는 것이었다. 다음 경기부터 김민규와 최준호가 연달아 선발 등판할 예정이던 두산은 만약을 대비해 불펜을 최대한 아끼려고 했다.

이 감독은 “결과론이지만 결국 영하, 건희, 택연이까지 투입한 점이 조금 아쉬운 부분”이라고 전했다. 전날 데뷔 첫 세이브를 기록한 김택연이 마무리 보직을 맡을 가능성에 대해선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어제처럼) 그렇게 되겠지만, 우리의 마무리 투수는 건희”라고 정리했다.

한편 두산은 정수빈(중견수)-이유찬(3루수)-강승호(2루수)-김재환(지명)-헨리 라모스(우익수)-김기연(포수)-전민재(유격수)-조수행(좌익수)로 이어지는 라인업을 짰다.

선발 투수는 김민규다.

이 감독은 “퓨처스(2군)리그에서 2경기 연속으로 잘 던졌다. 잘 던진 선수에겐 기회를 줘야 한다”며 “4~5이닝을 던져주면 좋지만, 경기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잠실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