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때문?…금고 노린 故 구하라 ‘자택 절도사건’ 재점화

김나연 기자 2024. 5. 22.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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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고(故) 구하라. 사진=사진공동취재단



가수 고(故) 구하라가 ‘버닝썬 게이트’ 취재에 큰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의 ‘금고 절도사건’이 재조명되고 있다.

19일 ‘BBC 뉴스 코리아’는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버닝썬: K팝 스타들의 비밀 대화방을 폭로한 여성들의 이야기’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성폭행, 불법 촬영, 마약, 유명 연예인들과 경찰의 유착 관계 등이 드러났던 ‘버닝썬 게이트’에 연루된 그룹 빅뱅 출신 승리와 성폭행, 불법 촬영 및 유포에 감담한 밴드 FT아일랜드 출신 최종훈, 가수 정준영에 대한 이야기가 담겼다. 영상을 통해 고 구하라가 ‘버닝썬 게이트’ 취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것으로 밝혀진 가운데, 사후 그의 집에서 발생한 ‘금고 절도사건’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22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고 구하라의 자택 침입과 관련한 글이 다수 게재됐다.

지난 2020년 1월 14일 오전 12시 15분께 고 구하라의 청담동 자택에 한 남성이 침입해 개인금고만 훔쳐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자택 담을 넘어 집안으로 들어서는 모습은 고스란히 CCTV에 찍혔다. 신원 미상의 이 남성은 안경과 마스크를 쓰고 손에는 장갑을 끼고 있었다.

남성은 고 구하라의 집 비밀번호를 아는 듯이 현관 비밀번호를 눌렀지만 문이 열리지 않자 벽을 타고 2층 베란다를 통해 집으로 침입했다. 이후 집 내부 구조가 익숙한 듯 금고가 보관돼 있던 옷방으로 직행해 개인 금고만 훔쳐 달아났다. 이에 고 구하라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거나 누군가의 사주를 받은 제3의 인물일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됐다.

유튜브 ‘엠빅뉴스’ 갈리



특히 남성이 침입한 2층 베란다와 연결된 다용도실은 금고를 보관 중이던 옷방으로 이어져 외부인은 이 알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 따라서 금품을 노린 단순 절도가 아닐 수 있다는 의혹이 일었다.

이후 개인금고가 없어진 걸 알아챈 고 구하라의 친오빠인 구호인 씨는 절도사건으로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고 구하라의 개인 금고에는 값비싼 귀금속 외 재테크 관련 계약서, 과거에 사용했던 휴대전화가 보관돼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CCTV 영상을 분석한 전문가는 고 구하라의 개인 정보들이 든 휴대전화를 노렸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남성에 대해 “입은 옷에 야광 같은 게 번뜩이는데 전문가라면 저러지 않는다. 사람들 눈에 금방 띄기 때문이다. 범인이 빠르게 하려고 다른 거 손 안 대고 필요한 것만 가지고 바로 나오는 형태라고 보면 금고 속 무언가가 진짜 시급한 사람에 의한 절도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휴대전화는 요즘 사설에서도 포렌식이 된다. 옛날 사진, 동영상을 지웠다 해도 남는다. 구하라 씨의 세컨폰이라든가 아니면 다른 어떤 개인적으로 썼던 사적인 폰 같은 거라고 하면 그게 중요하다는 걸 아는 사람이 시킨 거다. ‘그걸 가져와라’ 이런 거다”라고 봤다.

그러나 이 사건은 미제 사건으로 남고 말았다. 경찰은 9개월 넘게 이어진 수사에도 CCTV 속 남성의 정체를 밝히지 못했다.

김나연 온라인기자 letter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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