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이닝 소화, 150이닝 목표에 대한 바람은 뜻대로 이뤄지지 않아…키움 하영민에게 휴식이 필요한걸까

김하진 기자 2024. 5. 22.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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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고척 NC전에 등판한 키움 하영민. 키움 히어로즈 제공



키움 하영민은 지난 2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NC과의 홈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5이닝도 소화하지 못하고 강판됐다.

3.2이닝 동안 1개의 홈런을 포함해 5안타 1볼넷을 내줘 4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팀은 3-5로 패해 패전 투수의 멍에를 썼다.

올시즌 3선발의 역할을 맡은 하영민이 점차 피로가 쌓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우려를 산다.

시즌 첫 승리를 올릴 때까지만해도 희망찼다.

키움 하영민(29)은 지난 3월30일 LG전에서 시즌 첫 성발승을 올린 후 야심찬 목표를 내세웠다. 하영민은 “선발 투수로서 최소 150이닝을 올리고 10승을 올리는 건 모두의 꿈 아니겠는가”라고 했다.

선발 투수가 150이닝을 올리려면 경기 당 5이닝 이상을 소화해야하고 시즌을 풀타임으로 뛰어야한다. 한 번도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30경기 정도 마운드에 올라야 목표를 이룬다.

지난 21일 고척 NC전에 선발 등판한 키움 하영민. 키움 히어로즈 제공



그동안 하영민은 불펜으로 마운드에 오른 시간이 더 길었다. 진흥고를 졸업한 뒤 201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4순위로 넥센(현 키움)에 지명된 하영민은 데뷔 첫 해에는 선발로 기회를 얻었지만 입지를 다지지 못했다. 2014시즌 13경기 3승5패 평균자책 7.22를 기록했다.

다음해부터는 중간 계투로 보직을 옮겼고 지난 시즌까지도 마운드의 허리를 도맡았다. 불펜 투수는 선발만큼 많은 이닝을 소화할 일이 없다. 한 경기 최다 이닝은 2.1이닝에 불과했다.

군입대한 시간을 제외하고 2015시즌부터 지난해까지 7시즌 동안 중간 계투로만 던졌던 투수가 선발로 전환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때문에 하영민은 홍원기 감독과 개인 상담을 한 이후에 스스로 선발로서의 준비를 열심히 했다. 많은 이닝을 소화하기 위해서 겨우내 많은 땀방울을 흘렸다.

개막 후 한달 정도까지는 하영민이 원하던 목표대로 순항하는 듯 했다. 6경기 3승1패 평균자책 5.34를 기록했다. 28.2이닝 18실점(17자책)으로 실점이 적지 않았지만 그래도 평균 5이닝은 꾸준히 소화해왔다.

그러나 5월 들어서 실점도 더 늘어났고 마운드에서 버티기 힘든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일 KT전에서 5이닝 5실점으로 시즌 4패째를 기록했다. 10일 한화전에서는 5이닝 3실점으로 무난한 투구를 선보였으나 21일 NC전에서는 다시 무너졌다.

계절이 봄에서 여름으로 접어들면서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더 커지는 기간이 다가왔다. 또한 풀타임 선발을 거의 해보지 않은 투수가 로테이션을 계속 지키기에는 체력적 한계가 적지 않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선발 투수들에게 차례로 휴식을 주고 싶어한다.

첫 주자는 외인 투수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였다. 지난 1일 엔트리에서 제외해 열흘간의 휴식을 줬다. 4월6일 왼쪽 내전근의 불편함을 느꼈기에 부상 방지를 위한다는 목적도 있었다.

홍원기 감독은 이후 아리엘 후라도, 하영민에게도 차례로 휴식을 줄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팀 사정이 받쳐주지 않는다. 현재 5선발 자리도 채우기 어려운 실정이기 때문이다. 4~5선발 자리에는 김인범, 이종민 등이 채워주고 있지만 휴식을 주기에는 여의치 않다. 김인범과 이종민이 선발의 기회를 받은지 얼마 되지 않았다. 또한 개막 전부터 선수들의 줄부상이 이어지면서 팀 전력도 완전하지 않다.

지난해까지만해도 관리가 가능했다. 에릭 요키시, 안우진, 최원태 등 선발진이 10개 구단 중에서도 남부럽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명이 빠지더라도 그 사이를 메울 수가 있었다. 그러나 안우진은 군입대했고 최원태는 LG로 트레이드되면서 선발진이 완전히 개편됐다. 올해에는 선발진을 꾸리는 것조차 힘겨웠기 때문에 여유를 부릴 수 없다.

하영민의 조기 강판이 계속 이어진다면 불펜진의 피로가 높아져 악순환이 이어진다. 키움 핵심 불펜 중 한 명인 김재웅은 6월 군입대를 앞두고 있어 불펜 재편도 필요하다. 하영민의 야심찬 목표를 향한 여정이 순탄치 않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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