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들은 수십억짜리 건물 매매, 서민들은 집 한 채도 못 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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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기업 직원 30대 최모씨는 최근 판교에서 강남으로 직장을 옮기며 연봉을 인상했다.
그나마 최씨처럼 이직이나 승진을 통해 매년 연봉을 올리는 직장인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직장인이나 자영업자들의 내집 마련은 요원하기만 하다.
최씨는 "이번 생에 내 집을 마련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라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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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같이 유명 연예인들이 수십억짜리 건물을 샀다는 뉴스 기사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불러일으키지만, 정작 서민들은 내집 마련도 힘든 것이 현실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집값 상승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주택공급 관련 정부 당국의 통계자료가 잘못된 사실이 드러났다. 19만호의 주택 공급 데이터가 누락된 것이다.
아직 어떤 이유에서 이런 공급 자료가 누락되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잘못된 통계 발표로 집값을 올려 서민들의 기회를 앗아갔다는 것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22일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와 민생경제연구소 등은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주택건설 실적을 누락한 것과 관련해 공익감사를 청구했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토부는 올해 1월 주택건설실적 통계에 오류가 있음을 발견하고도 곧바로 이를 정정하고 공표하지 않았다”며 감사원에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국토부는 주택공급 실적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데이터 누락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자체 점검 결과 지난해 주택 공급 통계에서 총 19만2330가구가 누락됐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분당(9만8000가구), 일산(6만9000가구)과 같은 대형 신도시 2∼3곳 규모에 달하는 실적이 누락된 것이다.
참여연대 등은 국토부가 누락 사실을 1월에 인지하고도 총선 이후에서야 이를 발표하게 된 경위를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현민 변호사는 지난달 국토교통부 장관이 기자간담회에서 잘못된 통계에 근거해 발언한 것을 언급하며 “내부 보고 체계에 문제가 있어 장관이 중대한 통계 누락 사실을 보고받지 못한 것인지, 의도적으로 잘못된 통계에 근거해 말한 것인지 감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광수 전 미래에셋 애널리스트는 “집이 부족하다고 하면 무주택자들이 불안하고 조급해져 내 집 마련을 서두르게 되고 (부동산) 가격을 상승시킨다. 명백히 피해자가 있는 것”이라며 “국민들의 피해에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주택공급 실적 19만여 호가 누락된 통계를 바탕으로 한 국토부의 대책은 재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재만 세종대 교수는 “국토부는 과소 집계된 통계를 근거로 수도권 신규 택지 발표, 3기 신도시 물량 확대 등을 담은 대규모 공급 대책을 두 차례 발표했는데, 이러한 대책이 오히려 공급 과잉을 초래할 가능성을 살펴보지 않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라고 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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