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견의 늪' 이대성, '농희진' 노렸나? 가스공사 험담에 템퍼링 의혹까지 (종합)

권수연 기자 2024. 5. 22. 16:0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2일 삼성 입단 기자회견에 참가한 이대성ⓒ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차라리 어도어 민희진 대표가 열었던 기자회견처럼 시원하게 '깔 것'은 깠다면 좋았을까. 적어도 이 정도로 여론이 냉담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이대성의 서울 삼성썬더스 입단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앞서 삼성은 21일 공식 SNS를 통해 "삼성 썬더스 구단은 이대성 선수와 FA 계약을 체결했다"며 "계약기간은 2년, 보수는 6억원(연봉 4억2천만원, 인센티브 1억8천만원)"이라고 발표했다.

이대성의 삼성 입단 소식은 농구계에 큰 후폭풍을 불러왔다. 

일본 진출을 통해 해외 리그에 도전한지 고작 1년만에 돌아왔고, 원 소속구단인 한국가스공사가 아니라 서울 삼성으로 향했기 때문이었다. 

22일 삼성 입단 기자회견에 참가한 이대성ⓒ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지난 2022년 대구 한국가스공사로 트레이드 된 이대성은 22-23시즌을 마치고 해외 진출을 선언했다. FA 자격을 한번 더 얻게 된 그에게 가스공사는 해외 진출 배려 차원으로 계약을 맺지 않았다. 이후 FA 시장이 마감되며 이대성은 일본 프로농구 B.리그인 시호스즈 미카와와 1년 계약을 체결했다.

KBL 규정에 따르면 FA자격 선수가 국내 구단 중 한 곳 이상에서 영입 제안을 받았지만 이를 거부할 시 '입단 거부 선수'로 분류되며 5년 간 리그에서 뛸 수 없게 된다. 

가스공사는 이대성의 해외 진출을 위해 타 구단에게도 이대성에게 영입제안을 하지 않을 것을 부탁했다. 가스공사의 배려로 이대성은 '5년 입단 거부' 조항에 걸리지 않고 해외에 진출할 수 있었다. 가스공사 측은 이대성이 최소 2년 가량은 해외에서 뛸 것을 염두에 뒀다고 알려졌다.

사진= 서울 삼성썬더스 SNS

그러나 이대성은 지난 5월, 단 1년만에 국내로 돌아왔다. 5월 5일 KBL에 FA 공시를 등록했다는 소식에 이어 서울 삼성과의 계약 소식까지 들려오며 팬들은 아연실색했다.

계약 미체결 상태로 그를 떠나보냈던 가스공사는 보상금조차 받지 못하고 이대성이 타 구단으로 건너가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만일 이대성이 지난 해 국내 구단으로 이적했다면 가스공사는 보수의 200%(11억원)상당의 보상금 혹은 보상선수, 보상금(2억7천500만원) 묶음을 받을 수 있었다.

이에 농구판은 들끓었고 그의 SNS에 덧글이나 응원 등을 남긴 친분있는 선수, 감독들까지 분노한 농구팬들의 화살에 걸릴 정도로 사태가 커졌다.

22일 삼성 입단 기자회견에 참가한 이대성ⓒ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이대성은 22일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수습할 수 없는 발언'으로 줄을 세웠다.

가장 먼저 "가스공사의 영입 제안에도 왜 돌아가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해석하는 방식은 다르겠지만 내 기준에는 (가스공사의) 진정성 있는 영입 제안이 없었다고 생각한다"는 발언을 내놓았다.

본인이 (KBL 제도의) 허점을 노리고 들어왔다는 시선이 있다는 질문을 받자 그는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도 당연하다"며 "제가 첫 사례지 않느냐. KBL 제도에 대한 아쉬움을 말하긴 조금 그렇지만 임의해지 등의 제도가 있다. 그런데 5년의 리스크를 제가 안았다. 구단에서 도와줘서 감사하긴 한데, 아무튼 선수가 리스크를 안고 나간거다. 이건 보시기에 따라서 해석 여지가 있는거다. 선수가 5년의 리스크를 안아야하는 상황이 좀 그렇지 않느냐"는 입장을 전했다. 

이 때문에 여론 일각에서는 이대성의 이번 사태로 '후배들의 해외 진출 앞길이 막혔다'는 비판 또한 쇄도했다.

22일 삼성 입단 기자회견에 참가한 이대성ⓒ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이대성은 이에 대해서 "(가스공사가) 대승적 차원에서 해주셨다는 말에 있어 저는 이견의 여지가 있다"며 말을 가로막았다. 이어 "아무래도 임의해지같은 시스템이 있는데, (대승적 차원이라는 것은) 구단 입장이다. 그건 해석의 여지가 있다, 후배들의 앞길을 막는 쪽으로 제도가 만약 간다면 이 시스템 안에 있으신 분들의 해석이 아쉬운게 아닌가. 해외진출이 이 사례로 안 좋아진다니 그건 절대 아니다"라며 손사래를 쳤다. 

또한 가스공사의 '무일푼 보상'에 대해서도 삼성 측에 보상을 요청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이에 삼성 측은 "논의한 바는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또 하나의 요점은 '템퍼링' 의혹에 대한 갑론을박이다.

이대성과 시호스즈 미카와와의 계약해지 날짜는 지난 17일이다. 가스공사는 21일에 이대성에게 오퍼를 제시했고, 이대성은 가스공사의 오퍼에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며 거절했다.

아울러 가스공사 측은 KBS와의 인터뷰를 통해 "17일 이대성의 연락을 받고 20일 오전에 이대성에게 계약 조건을 제시했지만 이대성이 '이미 삼성과 계약했다'며 오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는 대답을 전했다. 이대성의 삼성 입단 계약까지는 약 사흘 가량의 텀이 존재했고, 이 기간 동안 이대성과 삼성이 '백짓장 상태'에서 빠르게 의견이 맞아 입단 개진을 했다면 사실상 규율적으로 문제 될 부분은 없다.

이대성은 지난 5일 KBL FA 신청을 한 뒤 7일 FA 공시가 이뤄졌다. 만약 미카와와의 계약해지 이전 삼성 측과 접촉이 이뤄졌다면 국내리그 무적(無跡), 해외 구단 소속 상태라도 '템퍼링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22일 삼성 입단 기자회견에 참가한 이대성ⓒ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한편 이대성은 기자회견을 마치며 "이번 해외 진출에 실패한 것을 인정한다'며 "이런 과정을 거치며 한 단계 성장하고 변해가고 있다고 느낀다. 팬들의 마음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죄송하게 생각한다"는 인사를 전했다. 

 

사진= MHN스포츠 DB

Copyright © MHN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