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行’ 이대성, 당당했던 입단 ‘청문회’…“KOGAS로부터 진정성 있는 오퍼 없었어, 팬들에게 죄송하다” [MK인터뷰]

민준구 MK스포츠(kingmjg@maekyung.com) 2024. 5. 22.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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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한국가스공사로부터 진정성 있는 영입 제안은 없었다.”

이대성은 22일 KBL 센터에서 열린 서울 삼성 입단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대성은 2023-24시즌 시호스즈 미카와에서 활약한 후 2024 KBL FA에 공시 신청, 복귀를 알렸다. 이후 삼성과 계약 기간 2년, 보수 총액 6억원에 계약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그러나 다른 의미로 화려한 복귀가 됐다. 이대성은 2022-23시즌 종료 후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결별하는 과정에서 계약 미체결로 풀렸다. 최소 2년 이상의 해외 도전을 약속했으나 1년 만에 돌아오며 문제가 발생했다.

한국가스공사는 이대성이 1년 만에 KBL로 돌아오며 최대 11억원의 보상금을 잃게 됐다. 더불어 규정이 아닌 신뢰로 이어진 관계가 무너지면서 크게 실망한 상황이다.

팬들의 반응도 비판, 비난 일색이다. 결국 삼성과 이대성은 이례적으로 입단 기자회견을 준비했고 모든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 다음은 이대성과의 일문일답이다.

Q. 입단 소감.

지금까지 진행된 상황에 있어 이렇게 큰일이 되어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 한국가스공사, 그리고 팬들에게 죄송하다. 이런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사과드리고 싶다. 처음으로 입장을 밝히는 자리다. 지금껏 어떤 말씀을 드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또 삼성과 협상 과정에 있었기 때문에 바로 답을 드리지 못했고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 자리에서 질문을 주시면 나의 입장에 대해 말씀드릴 것이다. 이야기를 들어보신 뒤 이 상황에 대해 다시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

Q. 한국가스공사에서도 영입 제안을 했다고 들었다.

똑같은 상황을 놓고 각자의 해석 여지가 다를 수 있다. 나의 기준으로 보면 진정성 있는 제안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판단하고 느꼈을 때 한국가스공사의 진정성 있는 제안은 없었다.

Q. KBL 복귀 과정에서 한국가스공사로부터 진정성 있는 제안이 없었다는 건 맞는 말인가.

그건 나의 생각이다. FA가 된 후 한국가스공사 관계자에게 말씀드렸다. KBL 복귀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 상황에서 삼성의 제안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한국가스공사에 말씀드렸다. 한국가스공사도 인정하고 동의했다. 보상에 대한 부분도 대화를 나눴다. 지금까지 대화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부분은 구단 사이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보상을 요청하는 것까지가 나의 몫이다. 너무 당황스러운 건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지난 20일, 한국가스공사로부터 영입 제안이 왔다는 것이다. 그 의도는 잘 모르겠다. 나는 모든 상황을 알렸고 그동안 한국가스공사와도 대화를 많이 나눴다. 지금은 퍼즐을 맞추고 있는 상황이다.

Q. 한국가스공사는 이미 다음 시즌 플랜을 세웠고 그 과정에서 이대성을 영입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결국 KBL 복귀를 늦게 알린 것이 문제 아닌가.

그건 먼저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FA 공시 신청 전까지 가족, 지인과 상의할 정도로 고민이 많았다. 이 과정에서 미리 말씀드리지 못한 건 스스로 미숙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죄송하다고 거듭 말씀드렸다. 한국가스공사도 이해한다고 말했다.

Q. 해외 진출 과정에서 계약 미체결이 아닌 은퇴도 하나의 방법이었을 텐데.

1년 전 FA로 돌아가야 이야기가 된다. 해외 진출에 대해 많은 의미를 부여했던 시기였다. 처음 한국가스공사와 만났을 때 먼저 진심을 드러냈다. 그 부분에 있어 한국가스공사도 진심으로 존중해줬고 응원해줬다. 먼저 제안한 건 임의해지였다. 그동안 한국가스공사와 좋은 관계를 유지했고 팬들의 사랑을 받았고 나 역시 열심히 했기 때문에 건의했고 받아준다면 감사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가스공사는 선수 입장에서 부담이 클 수 있는 상황인 걸 인지했고 나의 입장을 존중해줬다. 임의해지가 아니더라도 꼭 나가고 싶다고 했고 한국가스공사는 계약 미체결, 그리고 타 구단들에 연락을 돌렸고 보도자료까지 내줬다. 그렇게 계약 미체결로 진행됐다.

Q. 최소 2년의 해외 진출을 약속했지만 1년 만에 돌아왔다. 한국가스공사가 서운하고 또 배신감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다.

그 부분이 가장 크다. 해외 진출에 대한 의지는 내가 가진 가치관, 기준에 가장 적합했고 모든 걸 걸게 됐다. 2022년 호주의 몇몇 팀이 영입 의사를 전했지만 제도적으로 걸려 있어 다음에 도전하기로 했다. 당시 호주 팀에서 내게 줄 수 있는 연봉은 1억원이었다. 그럼에도 가고 싶었고 그렇게 1년을 보냈다. 2023년부터 해외 진출을 다시 진행했으나 호주는 뜻대로 되지 않았다. 호주로의 도전을 이어가고 싶었지만 서로 사정이 맞지 않았다. 그렇게 일본에 가게 됐다. 오래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 왜 빨리 돌아왔냐고 한다면 그 부분에 있어 책임감을 안고 있다. KBL에서 제도를 이용해 해외로 간 첫 사례가 나다. 근데 생각하지 못한 변수에 부딪혔다. 우리 삶이 그렇지 않나. 내가 원하지 않는 상황에 부딪혔다. 그러다 보니 이런 상황까지 왔다. 정말 큰 책임감을 안고 있다. 한국가스공사, 그리고 팬들에게 죄송하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Q. KBL에 돌아왔지만 행선지는 한국가스공사가 아닌 삼성이었다.

선수로서 중요한 건 여러 가지가 있으나 1번으로 뛸 수 있는 기회가 삼성에 있기 때문에 결정하게 됐다. 한국가스공사는 새롭게 시작하는 팀이며 좋은 가드들이 있어 나랑 타이밍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고 또 이야기했다. 한국가스공사에서도 그걸 이해했다.

Q. 한국가스공사에 어떤 보상이 주어지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삼성의 공식 영입 제안은 언제 있었나.

보상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 그건 구단 간의 대화가 필요하다. 보상이 있기를 바란다. 한쪽의 피해가 생긴다는 건 불편하고 죄송스럽다. 진심이다. 다만 자세한 상황은 잘 모른다. 우선 협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런 이야기조차 아예 하지 않았다는 일방적인 주장이 있어 당황스럽다.

삼성은 공식적인 영입 제안을 미리 할 수 없었다. 김효범 감독과는 이전부터 친하다 보니 대화는 편하게 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아는 정도이기에 자연스러웠고 큰 문제는 없었다. 공식 영입 제안은 미카와와 협상이 끝났고 계약 해지가 된 시점이었다.

Q. 본인이 비판, 비난받는 건 결국 제도적 허점을 이용, KBL에 돌아왔기 때문이다.

그렇게 충분히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첫 사례이니까. 제도의 아쉬움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 지금 자리에서 조금 그렇지만 이렇게 해외로 나간 사례가 없다 보니 리스크가 있었고 또 한국가스공사에서도 도와줬다. 그건 분명 감사하다. 다만 보는 시선에 따라 해석의 여지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해외로 도전하는 선수는 5년의 리스크를 안고 떠나야 한다. 지금 제도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했는데 그건 내 권리가 아니었다. 나는 5년의 리스크를 안고 떠난 것이다. 서로 입장 차이가 있다 보니 어떻게 해석될지 모르겠으나 후배들의 앞길을 막은 건 아니다.

Q. 이번 일을 계기로 KBL, 그리고 구단들이 선수들의 해외 진출에 있어 소극적인 자세를 취할 수 있다.

주변에서 지인들이 여러 기사를 보여주고 또 대화도 나누고 있다. 구단이 대승적인 차원에서 해외로 보내줬다? 의견 차이가 있다고 본다. 은퇴, 임의해지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만약 이번 일로 후배들의 해외 진출 가능성이 줄어드는 쪽으로 제도가 바뀐다면 이 사태를 지켜보는 분들, 시스템 안에 있는 분들의 유권 해석이 굉장히 아쉬운 것 아닐까. 언론에서는 후배들의 앞을 막는다고 하고 또 해석은 보시는 분들이 하겠지만 과연 그게 맞는지는 모르겠다. 나는 아니라고 본다.

Q. 현재 상황을 보면 한국가스공사와 진정성 있는 대화가 없었다고 볼 수 있다.

타이밍의 아쉬움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의 의지, 생각에 따라 삼성에 보상을 요청했고 한국가스공사가 답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모든 책임은 내게 있다. 개인적으로도 마음이 아프다. 좋게 마무리되기를 바란다. 다만 그렇지 않아 아쉽다. 지금 상황은 매우 당황스럽다. 나는 나름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쪽의 의견이 일방적으로 많이 나온 상황이다. 내가 드러내지 않았으니까 당연하다. 그건 받아들이고 있다.

한국가스공사에는 나의 이적이 문제가 됐을 때 최대한 보상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다만 구단 간의 입장 차이가 있다 보니 조율이 쉽지는 않다. 그 부분에 있어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지만 한국가스공사가 원하는 방향으로 해결되기를 바란다.

Q. 한국가스공사와 진정성 있는 대화가 오간 것이 맞나.

상황에 대한 변수가 있어 미리 말씀드리지 못한 건 사실이다. FA 공시 신청 후 다음날 말씀드렸다. 플레이오프를 결정짓는 마지막 경기를 치렀고 KBL 복귀에 대한 생각 정리가 필요했다. 한국가스공사에 미리 알려야 했지만 마음이 불편한 부분도 있었다. 이 과정에서 세련되지 못했고 또 죄송했다. 삼성과 계약한 후 한국가스공사에 이야기하지 않은 건 이미 말씀드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미 한국가스공사에 KBL로 돌아가면 삼성으로 갈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그리고 미카와와 계약 해지한 후 KBL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삼성과 협상했다. 삼성과 계약한 것에 대해 직접 말하지 않은 걸 아쉬워할 수는 있다. 다만 그동안의 대화를 통해 삼성으로 갈 것이라는 메시지는 충분히 전달했다. 한국가스공사, 삼성과 조율하다가 이적한 것도 아니다. 죄송하다는 말은 이미 FA 공시 신청 때 드렸다. 내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 물론 한국가스공사가 이 상황에 대해 아쉽게 생각할 수 있다는 건 동의한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Q. (구단 관계자에게)삼성은 보상에 대해 어떻게 진행하고 있나.

현재로서는 한국가스공사와 의견을 나눈 적이 없다. 현 상황에 대해선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야 대화를 나눌 수 있지 않을까.

Q. 보상이 이뤄지지 않을 때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내가 책임질 수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다. 선수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저 보상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잘 되기를 바란다. 그게 나의 스탠스다. 다만 한쪽 입장만 계속 나와서 당황스럽다.

삼성 관계자_ 한국가스공사가 보상 없는 선수에게 보상을 요구할 수는 없다. 시작이 잘못됐다. 그 부분은 선수 입장에선 힘들 수밖에 없다. 구단 간 대화는 아직 되지 않고 있다.

Q. 사인 앤 트레이드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텐데.

FA 공시 신청 후 한국가스공사와 대화를 나눴을 때 사인 앤 트레이드가 된다면 좋겠지만 규정상 불가능하다고 들었다. 그렇기에 보상이나 다른 부분에 대해 언급한 것이다.

Q. 팬들에게 있어 이대성은 도전의 아이콘, 다만 1년 만에 복귀한 건 분명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분명 맞는 말씀이다. 나는 완벽한 사람이 아니다. 더 얻고 또 성취하려고 하는데 막상 나가봤더니 그렇지 않았다. 일본에서 1년 만에 돌아왔으니 지금 시점에선 분명 실패다. 다만 지금의 실패가 5년, 10년 뒤 어떻게 해설될지는 누구도 장담하기 힘들다. 호기롭게 외치고 이상을 꿈꾼 이대성이 실패했다는 것, 그건 받아들일 수 있다. 나는 지금의 이 에너지를 유지하고 또 변화하고 성장하는 것이 더 중요하고 또 느끼고 있다. 다만 지금 시점에서 팬분들의 반응은 분명 죄송하다는 말 외에 드릴 말씀이 없다.

Q. 삼성에서의 목표.

청문회 같은 느낌이어서 사실 당황스러웠다. 나의 입장은 한 번은 밝혀야 한다고 생각했고 대중도 알 권리 있다. 양쪽 의견을 다 들어야 해석될 수 있다. 그동안 비난을 많이 받았지만 그럴 부분이 많았던 것을 인정한다. 그래서 잘 생각해주시기를 바란다. 삼성에서 새로운 시작을 좋게 하지는 못하지만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겠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신사(서울)=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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