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하지만 당황스러운 부분도 있다” 청문회로 변한 이대성의 삼성 입단 기자회견

논현/조영두 2024. 5. 22.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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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논현/조영두 기자] 이대성의 삼성 입단 기자회견이 청문회로 변했다.

22일 서울시 논현동 KBL센터 5층 교육장에서 이대성 삼성 입단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대성은 21일 서울 삼성과 계약 기간 2년, 보수 6억 원의 조건에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맺었다. 지난 시즌 일본 B.리그 진출 이후 1년 만에 다시 KBL로 돌아오게 됐다.

그러나 전 소속 구단이었던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이대성 사이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가스공사는 공개적으로 이대성을 비판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은 이대성의 삼성 입단 기자회견이었지만 분위기는 청문회와 같았다. 이대성은 가스공사와의 갈등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처음으로 밝혔다.

다음은 기자회견에서 나온 이대성과의 일문일답이다.

삼성 입단 소감?
좋은 기회로 삼성에서 뛸 수 있게 되어 감사하게 생각한다. 잘 부탁드린다. 일련의 진행된 상황에서 이렇게 큰 일이 되어서 죄송하다. 가스공사와 가스공사 팬들께 사과의 말씀드리고 싶다. 오늘(22일) 처음 입장을 밝히게 됐는데 지금까지 어떤 말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협상이나 여러 가지 상황들 때문에 말씀드리지 못해서 죄송하다.

가스공사에서도 오퍼가 온 걸로 아는데 삼성을 선택한 이유는?
똑같은 사안을 놓고 해석을 다르게 할 수 있다. 내 기준에서 진정성 있는 오퍼는 없었다. 가스공사는 어떻게 해석할지 모르겠지만 내가 판단하고 느낀 건 오퍼가 아니었다.

왜 가스공사에서 진정성 있는 오퍼가 없었다고 판단했는지?
전정성이 없다는 건 내 자의적인 해석이다. KBL에 FA 공시를 하고 가스공사 사무국에 말씀을 드렸다. 일본에서 협상을 하고 있지만 한국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했다. 한국으로 간다면 삼성과 계약하려 한다고 말했다. 가장 아쉬워하는 부분이 보상 문제다. 나도 가스공사가 피해를 본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보상에 대한 부분을 삼성에 요청했다. 양 측이 조율 될지는 모른다. 이런 대화가 오가는 중에 20일에 오퍼를 하셨다. 그 의도는 잘 모르겠다. 이런 상황에서 오퍼를 하니 당황스럽다. 그래서 진정성 있는 오퍼가 아니었다고 자의적으로 해석했다.

이미 삼성과 계약이 진행된 상황에서 가스공사가 오퍼를 넣은 건지?
맞다. 당연히 오퍼를 안 해야 됐는데 20일에 연락이 왔다. 이걸 어떻게 진정성 있는 오퍼로 보겠나. 나는 처음부터 모든 걸 말씀드리면서 보상에 대한 이야기를 해왔다. 모든 진실들은 드러날 거라 생각한다.

도의적으로 책임지고 가스공사에 보상을 하겠다고 삼성에 요청한 건지?
맞다. 가스공사 국장님과 삼성을 선택했을 때 문제되는 부분에 대해 보상을 요청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양 측 구단의 입장이 있기 때문에 조율이 쉽지 않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선수인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다. 그래도 원만하게 합의해서 가스공사가 바라는 방향으로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

임의해지나 은퇴가 아닌 계약 미체결로 해외에 나갔던 이유는?
작년 가스공사와 FA 협상 첫 만남부터 해외 진출에 대한 말씀을 드렸다. 그 부분을 가스공사에서 존중해주셨고 응원도 해주셨다. 나가는 방법에 대해서도 구단과 상의했다. 나는 임의해지를 말씀드렸다. 영입의향서를 받고 해외로 나갈 경우에는 5년 자격 정지가 되기 때문이다. 구단에서도 검토를 해본다고 하셨는데 어려울 것 같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래서 다음 단계로 진행이 됐다. 가스공사에서 보도자료를 보내셨고, 타 구단에도 연락을 하셨다. 덕분에 계약 미체결로 해외리그에 진출할 수 있었다.

1년 만에 해외 무대 도전을 마치고 돌아오게 됐는데?
사실 작년에 호주리그 진출을 타진했다. 전년도에 호주 몇 팀에서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제도적인 제약이 있었기 때문에 가지 못했다. 해외리그 진출을 선언한 후 호주에 모든 걸 맞춰서 진행했다. 정말 가고 싶었는데 결과적으로 안 됐다. 그래서 일본을 가게 됐다. 내가 했던 말과 달리 1년 만에 돌아오게 되어서 죄송하다. 그러나 KBL에서 내가 처음 진출한 사례다. 막상 나가보니 생각지도 못했던 변수가 너무 많았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가스공사가 피해를 보게 되어 너무 죄송스럽다.

일찍 KBL로 돌아오게 된 이유는?
내 농구인생은 포인트가드를 하기 위해 중앙대를 자퇴하고 나오면서 시작됐다. 나는 해외에서도 포인트가드로 뛰고 싶었다. 막상 일본에 가보니 스몰포워드로 뛰어야 했다. 그리고 일본은 내 선택지에 없었다. 그래서 일본에서 더 커리어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위험 부담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마지막까지 정말 고민이 많았다. 그러던 중 삼성이 포인트가드로서 기회를 주겠다고 이야기를 하셨다. 삼성의 제안이 좋았고, 구단과 김효범 감독님께서 지지를 해주셨다.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아서 삼성을 선택하게 됐다.

가스공사보다 삼성이 낫다고 생각한 이유는?
삼성의 포인트가드 자리가 비어있었다. 그래서 나를 고민하게 만들었다. 가스공사는 새롭게 시작하는 팀이었고, 가드 포지션에 좋은 선수들이 많았다. 나와는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당시에는 가스공사 국장님도 내 의견을 이해해주셨다.

국내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KBL FA 제도의 허점을 이용했다는 비판이 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러나 KBL에서 해외리그에 진출한 첫 사례였다. 제도적인 아쉬움을 이야기하긴 그렇지만 선수에게는 5년 자격 정지라는 위험 부담이 있다. 나는 그 위험 부담을 안고 해외에 나갔다. 내가 제도적인 이야기를 하는 건 맞지 않다. 어떻게 내가 후배들 앞길을 막을 수 있겠나.

이번 사태로 KBL 선수들의 해외 진출이 위축될 거라는 의견이 있는데?
대승적인 차원에서 나를 보내줬다는 말이 내 생각과는 다르다. 그건 전적으로 구단의 입장이다. 나 때문에 후배들의 앞길이 막힌다? 그건 유권해석이 아쉬운 게 아닐까 싶다. 이번 사례로 해외진출이 더 힘들어진다는 것도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대성의 도전 정신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는 팬들도 있다.
맞다. 나는 완벽한 사람이 아니다. 믿음을 갖고 해외로 나갔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일본에서의 커리어는 1년 만에 끝났기 때문에 실패다. 그러나 5년, 10년 뒤에는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현재 누군가 실패라고 한다면 받아들이겠다. 팬들이 그렇게 보신다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삼성에서의 각오 한 마디?
기자회견이 청문회가 됐다. 이런 상황에 너무 당황스럽다. 그래도 내 입장을 한번은 밝혀야 된다고 생각했다. 대중도 알 권리가 있다. 비난 받을 부분도 있지만 잘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 축하받으면서 삼성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진 못하지만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하겠다.

# 사진_조영두 기자, B.리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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