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으로 돌아온 이대성, “도의적인 책임감을 통감한다. 그리고 죄송하다”

손동환 2024. 5. 22.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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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성(190cm, G)이 자신의 심경을 전했다.

대구 한국가스공사에서 ‘국내 선수 득점 1위’와 ‘올스타 팬 투표 2위’라는 기록을 남겼던 이대성은 2022~2023시즌 종료 후 도전을 선택했다. 그래서 한국가스공사와 계약하지 않았다. 한국가스공사 사무국도 “한국 농구 발전을 위해, 상당히 의미 있고 가치 있는 도전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대성의 도전을 지지했다. 이대성을 ‘계약 미체결’ 신분으로 남긴 이유.

이대성은 원래 호주리그(NBL)를 생각했다. 그러나 이대성의 최종 행선지는 일본 B리그 미카와 시호스즈였다. 이대성은 “새로운 무대에서 농구를 경험하고 배울 수 있게 됐다. 너무 기대되고 설렌다”며 새로운 도전을 기뻐했다.

이대성은 일본에서도 경쟁력을 뽐냈다. ‘3&D’로 역할을 바꿨음에도, 퍼포먼스를 유지했다. 특히, 2023~2024 B리그 정규리그 최종전에서는 17점을 기록했다. 2점슛 성공률은 무려 약 88%(8/9). 또, 한국 선수 최초로 B리그 플레이오프에 나서기도 했다.

해외로 나갔던 이대성은 1년 만에 KBL로 돌아왔다. 서울 삼성과 ‘계약 기간 2년’에 ‘2024~2025 보수 총액 6억 원(연봉 : 4억 2천만 원, 인센티브 : 1억 8천만 원)’의 조건으로 계약했다.

표면만 놓고 보면, 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이대성은 2023년 FA(자유계약) 시장에서 ‘보상 선수’와 ‘보상금’ 모두 필요로 하는 FA였다. 하지만 ‘계약 미체결’ 신분이 된 후, 이대성은 ‘보상 선수’ 그리고 ‘보상금’ 없는 FA로 변모했다.

이대성의 장기 도전을 생각했던 한국가스공사는 이대성에 관한 어떤 보상도 받을 수 없다. 게다가 이대성을 ‘사인 앤 트레이드’ 역시 할 수 없다. 이대성이 ‘계약 미체결’ 신분이라, 2024년 12월 31일까지 트레이드할 수 없기 때문.

그런 이유로, 이대성은 논란에 휩싸였다. 그리고 22일 오후 KBL 교육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아래는 이대성과의 주요 일문일답이다.

인사 및 입단 소감
안녕하세요. 좋은 기회로 삼성에 입단할 수 있게 돼서, 너무 감사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선수 한 마디.
우선 이렇게 큰 일로 진행되게끔 만들어서,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 특히, 한국가스공사 사무국과 팬 분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많은 팬 분들에게도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다만, 지금까지는 협상을 하고 있었고, 협상 관련 여러 변수가 발생했다. 그래서 바로 말씀을 드리기 어려웠다. 일련의 상황들을 말씀드리기 어려웠다. 질문을 주시면, 제 입장을 말씀드리겠다. 우선 제 상황을 들어봐주시면 좋겠다.

한국가스공사에서 제안을 했음에도, 삼성을 선택한 이유는?
똑같은 사안이기는 하지만, 각자의 입장에 따라 해석이 다를 것 같다. 내 입장을 기준으로 하면, 진정성 있는 오퍼는 아니었다. 내가 판단하고 느꼈을 때는 분명 아니었다.

‘임의해지’와 ‘은퇴’라는 선택지도 있었다. 그런데 ‘계약 미체결’ 신분으로 결정됐다.
지난 해에 맞은 FA 때부터 말씀을 드리려고 한다. 많은 분들께서 알고 계시겠지만, 나는 그때 ‘해외 진출’이라는 가치에 정말 많은 걸 부여했다. 그리고 한국가스공사에서 나에게 제안을 주기 전에, 내 진심을 먼저 말씀드렸다. 구단에서는 ‘해외 진출’이라는 내 가치를 존중해주셨다. 진심으로 응원해주셨다.
나는 구단과 상의할 때 ‘임의 해지’를 생각했다. 그러나 ‘임의 해지’가 결정되면, 구단에서 ‘영입의향서’를 제시할 수 있다. 내가 ‘영입의향서’를 거부할 경우, KBL에서 5년 동안 뛸 수 없다. 구단에서는 “선수인 너가 많은 리스크를 안는다”라고 배려해주셨다. 그렇기 때문에, 나도 한국가스공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고,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그 다음에 ‘계약 미체결’ 이야기가 나왔다. 구단과 선수 모두에게 가장 좋은 제도라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해서, ‘계약 미체결’ 신분은 나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해외 진출’에 모든 게 꽂혀있었기 때문이다. 한국가스공사 덕분에, 감사한 마음으로 일련의 과정을 지날 수 있었다.

한국가스공사 구단이 배신감을 느꼈을 거고, 팬들도 그런 마음을 느꼈을 거다. 이대성 선수도 이를 알 것 같다.
앞서 말씀 드렸듯, ‘해외 진출’을 중요한 가치관으로 삼았다. ‘해외 진출’에 모든 걸 걸었다. 그리고 한국가스공사에서 FA되기 전에, 호주에서 영입 의사를 타진받았다. 그런데 제도적으로 걸려 있어서, 그때 갈 수 없었다. 그 후에도 호주를 중점으로 뒀지만, 호주로 가지 못했다.
그러다가 일본을 선택했다. 또, KBL에서 이런 제도로 처음 나간 사례가 나였다. 나도 믿음을 가지고 일본에 갔으나, 생각도 못한 변수가 너무 많았다. 원하지 않았던 일들에 무수히 부딪혔다.
그렇지만 공인으로서 “해외에 오래 있고 싶었다”는 말을 지키지 못했다. 책임감을 통감했고, 죄송하다는 말씀도 드리고 싶다. 그리고 내 선택 때문에, 한국가스공사가 피해를 볼 수 있다. 책임을 통감한다. 지금까지도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

1년 전과 지금의 차이점은? 그리고 서울 삼성에서 뛰는 의미는?
한국가스공사에서 뛰는 게 너무 감사했다. 행복했다. 그렇지만 당시에 우선 순위가 존재했다. 당시의 첫 번째 가치는 ‘해외 도전’이었다.
다만, 그 시작이 ‘포인트가드’였다. 해외에서도 ‘포인트가드’를 맡을 기회를 얻을 거라고 여겼다. 그렇지만 내가 주가 돼서 뭔가를 이루지 못했다. 인정을 받고 싶었는데, 현실은 스몰포워드였다. 그리고 여러 이유들 때문에, 마지막까지 고민했다.
또, 일본 B리그와 KBL의 타임 라인이 다르다. 만약 6월까지 선택을 할 수 있었다면, 더 세련되게 선택할 수 있었을 거다. 아쉬움의 여지도 적었을 거다. 또, 내가 첫 번째 사례이다 보니, 나조차도 당황스러웠다.
그때 삼성에서 ‘포인트가드’로서의 기회를 제공했다. 사무국장님과 김효범 감독님께서 제시해주신 농구 선수의 방향을 행복하게 여겼다. 감사하게 생각했다. 그래서 삼성행을 의미 있게 여겼고, 좋은 선택을 할 수 있었다.

“한국가스공사에서 진정성 있는 오퍼는 없었다”고 하셨다.
FA 등록 후에 한국가스공사 사무국장님에게 전화를 드렸다. 나와 관련된 사안을 말씀드렸다. 당시에 “일본과 한국 모두 배제할 수 없다. 양쪽 모두 루트를 열었기 때문에, 등록을 했다”라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국장님께 “한국으로 돌아가게 된다면, 삼성과 협의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씀드렸다. 그렇게 되면, 한국가스공사가 보상 관련해서 피해를 본다. 나도 도의적인 책임을 인정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가 나에게 “보상 관련된 것들을 삼성에 이야기해달라”고 했고, 나 역시 삼성에 보상 관련 내용을 요청드렸다.(삼성 관계자는 “이대성 선수가 언급한 보상 관련 내용을 한국가스공사 사무국으로부터 듣지 못했다”고 이야기했다)
보상 관련 내용을 이야기하던 와중에, 5월 20일에 한국가스공사로부터 오퍼를 받았다. 어떤 의중인지 알 수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자의적으로 “진정성 있는 오퍼는 아니었다”고 말씀드렸다.

전 소속 구단인 한국가스공사가 있는데도, 삼성에서 뛰고 싶다고 한 이유는?
앞서 말씀드렸듯, 포인트가드로 뛰고 싶었다. 그렇게 보면, 한국가스공사는 좋은 가드를 많이 갖췄다. 또, 새로 시작해야 하는 팀이다. 그래서 한국가스공사 국장님에게 “(합류하기) 어렵다”고 말씀드렸고, 한국가스공사 국장님도 이해를 해주셨다.

한국가스공사가 제도적으로는 보상을 받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대성 선수가 보상 관련 내용을 삼성에 이야기하고 있다.
요청을 말씀 드린 정도다. 그렇게 됐으면 하는 마음에, 말씀을 드렸다. 나로 인해, 피해가 생겨서... 그렇기 때문에, 삼성 사무국에 그런 내용을 말씀드렸다.

삼성은 언제 오퍼를 했나?
미카와와 계약을 해지하기 전까지, 공식적인 오퍼를 받지 않았다. 다만, 김효범 감독님과 이전부터 자연스럽게 의견을 나눴다.

결국은 ‘제도적 허점을 노렸다’는 결과가 나왔다. 반응이 안 좋을 수밖에 없다.
팬 분들의 그런 반응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말씀드렸듯, 내가 첫 번째 사례였다. 물론, 구단에서 도와주기는 했지만, 선수로서 모든 리스크를 안아야 했다.
또, 한국가스공사에 ‘임의 해지’라는 옵션을 건의 드렸지만, 구단에서는 “내부적인 논의 끝에 할 수 없다”고 존중을 해주셨다. 나도 구단도 ‘계약 미체결’을 좋은 방안으로 생각했던 이유다. 그랬기 때문에, ‘제도적 허점을 노렸다’는 건, 개인적으로 아니라고 생각한다.

일본으로 진출할 때, “해외 진출의 길이 더 넓게 열려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이번 일이 발생하면서, 선수들의 해외 진출이 제도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
물론, 구단에서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해주셨다. ‘임의 해지’ 관련 내용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구단의 입장이다. 해석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이번 일로 인해, 후배들의 해외 진출이 막힌다? 그렇게 되면, 시스템 안에 계신 분들의 유권해석이 아쉬울 것 같다. 또, 내가 후배들의 앞길을 왜 막겠는가? 그건 절대로 아니라고 본다. 물론, 이것도 내 의견일 뿐이다.

한국가스공사에서는 “다시 돌아와라”는 뉘앙스로 이야기했다.
한국가스공사도 나도 진심이었다. 서로를 존중했다. 그랬기 때문에, 이번 결정이 나에게 어려웠다. 그래서 한국가스공사에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았다. 또, 한국가스공사에서 “다시 돌아와달라”고 했고, 나 역시 “다시 돌아가겠다”고 이야기했다.
그렇기 때문에, 도의적인 책임감이 컸다. 한국가스공사 사무국과 팬들에게 너무 죄송했다. 그러나 지금 상황이 끝이 아니다.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더욱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해외 진출을 할 때, “경쟁을 원한다”고 하셨다. 한국가스공사에서도 경쟁을 할 수 있는 게 아닌가?
미카와에서 스몰포워드를 맡았다. 귀화선수 혹은 외국 선수를 막아야 했다. 그렇지 못하면, 팀 성적이 낮아질 수 있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버거웠다. 그래도 나름 최선을 다했다.
그러던 와중에, (삼성에서) 포인트가드로서의 기회를 제시해주셨다. 그래서 ‘포인트가드’로서의 기회를 더더욱 중요하게 여겼다. 사실 일본에서도 “포인트가드로서의 기회를 달라”고 타진했는데,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1번을 맡을 경우, 일본 선수들과 경쟁해야 해서다.
다만, 내부 경쟁을 말씀하시는 건, 아닌 것 같다. KBL에서도 허훈(수원 KT)과 김선형(서울 SK), 이정현(고양 소노) 등 타 팀 최고 가드들과 경쟁해야 한다. 그래서 여기에 대한 답을 드리기 어려울 것 같다.

삼성 유니폼을 입게 됐는데, 각오 한 마디.
청문회 같기는 했지만, 이런 입장을 한 번은 밝혀야 한다고 생각했다.(위 질문부터 마지막 질문 직전까지, 이대성은 날선 질문을 받아야 했다) 비난 받아야 하는 게 맞지만, 삼성에서 새로운 시작을 좋게 하지 못한다. 그렇지만 최선을 다하면서, 열심히 하겠다. 감사합니다.

사진 = 손동환 기자(본문 첫 번째 사진), KBL 제공(본문 2번째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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