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 못 볼 것 같아요"…천재타자 포수 불가 선언, 사령탑은 왜 고집 꺾었나
[스포티비뉴스=대전, 김민경 기자] "포수 못 볼 것 같아요."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21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 앞서 김범석(20)이 더는 포수 마스크를 쓰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투수들과 좋은 호흡을 맞추기는 아직 수비가 부족하다고 판단해서다.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 디트릭 엔스에게 붙이는 것도 마음을 접었다. 켈리와 엔스가 시즌 초반 부진으로 생존을 위해 싸워야 하는 상황에서 김범석과 호흡을 맞추게 하는 게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 켈리는 10경기에서 1승6패, 56⅔이닝, 평균자책점 5.72, 엔스는 10경기에서 4승2패, 52이닝, 평균자책점 5.37로 고전하고 있다.
염 감독은 "외국인 투수들이 여유가 있으면 내가 밀어붙일 수가 있다. 원래 (김)범석이를 외국인 투수들과 다 밀어붙이려 했다. 어쨌든 외국인 투수들이 좋은 상황이 아니니까. 두 투수가 팀을 끌고 가는 상황이면 범석이를 써도 괜찮은데, 본인들도 지금 페이스가 좋지 않은데 포수까지 자기들이 신경 써서 경기를 하게 만드는 거니까. 내 고집대로 하는 것은 외국인 투수들에게 예의가 아닌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즌을 치르면서는 외국인 투수들을 살리는 게 범석이를 키우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그래서 내가 양보를 한 것이고, 생각을 바꾼 것이다. 외국인 투수들이 잘나갔더라면 (김범석을 포수로) 100% 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염 감독은 지난 13일 안방마님 박동원이 무릎 부상으로 부상자명단에 올랐을 때 대체자로 김범석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다. 김범석이 주전 포수로 나서고, 베테랑 허도환이 백업으로 대기하는 그림을 그렸다. 거포 유망주 김범석이 포수로도 1군에서 통할 가능성이 있는지 보고 싶었고, 또 1군에서 경험을 쌓아야 LG 안방의 미래를 성장시킬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었다.
염 감독은 박동원이 부상으로 이탈한 직후 "범석이에게는 엄청나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이다. 어차피 누군가를 써야 한다면 범석이를 쓰는 것이 팀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과감하게 써보려고 한다"며 "생각보다 송구도 나쁘지 않았다. 블로킹도 예상대로 좋았다. 포수가 빠르게 성장하는 조건 가운데 하나가 순발력인데, 대처하는 순발력을 높게 평가한다. 이번 기회에 범석이가 자리를 잡아주면 백업포수 뎁스도 두꺼워질 수 있다. 엔트리를 다른 쪽에 쓸 수 있는 조건도 만들어진다. 한 경기 한 경기 나갈수록 성장에 있어 큰 경험이고, 도움이 될 거로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하지만 20살 어린 선수들은 아직 투수들을 리드하기에는 경험이 너무도 부족했고, 외국인 투수들도 김범석을 리드할 여유가 없는 상황에 놓였다. 염 감독 본인의 표현을 빌려 고집을 꺾을 수밖에 없었다.
포수 육성 계획은 무산됐으나 '천재타자' 김범석은 계속해서 활용한다. 김범석은 올 시즌 27경기에서 타율 0.325(83타수 27안타), 5홈런, 19타점, OPS 0.928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김범석은 22일 대전 한화전에서 상대 선발투수 문동주에게 유일한 안타를 뺏은 타자이기도 했다. 김범석은 4회 2사 후 볼카운트 1-1에서 문동주의 3구째 투심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전 안타로 연결했다.
문동주는 김범석에게 안타를 내준 것과 관련해 "잘 치더라. 인정이다. (공은) 몸쪽으로 잘 들어갔다고 생각한다. 몸쪽으로 더 깊게 던지고 싶긴 했는데, 그래도 확실히 (김범석에게) 반했다. 잘 쳤다. 투심을 던졌는데 조금 밋밋하게 들어갔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염 감독은 김범석을 1루수 또는 지명타자로 기용하면서 최근 타격 슬럼프 조짐을 보이고 있는 김현수의 체력을 안배해 줄 생각이다.
염 감독은 21일 김현수에게 휴식을 주면서 "범석이가 컨디션이 나쁘지 않으니까. 범석이가 지금은 (김)현수보다 타격감이 낫다. 현수가 지금 약간 타격감이 떨어져 있어서 이럴 때는 빨리 쉬는 게 낫다. 현수가 슬럼프가 오기 전에 나타나는 증상이 있다. 2루 땅볼과 1루 땅볼이 많아지고 있다. 좋을 때는 좌익수 쪽 안타가 나오고, 중견수 쪽 장타가 나와야 하는데, 지금은 왼쪽 벽이 무너지면서 덮어 치고 있다"며 김현수가 타격 컨디션을 회복할 때까지 김범석에게 더 기회가 갈 것으로 바라봤다.
안방마님 박동원은 22일까지 퓨처스리그에서 실전 점검을 하고 1군 등록 가능 기간인 열흘을 채우면 23일 한화와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를 펼치는 대전으로 합류할 예정이다. 박동원이 돌아오기 전까지는 허도환이 안방을 책임진다. LG가 중위권 싸움을 펼치는 상황에서 포수 김범석을 이른 시일 안에 다시 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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